청춘에 관하여

15.











급실을 먹고 매점을 간 현수와 지훈은 간식을 고르고 교실로 향했다. 역시나 진혁은 자리에 없었고 지훈은 살망한 채 조용히 간식을 먹었다. 그런 지훈의 모습을 보는 현수는 마음이 너무 불편해 진혁에게 연락을 했지만 진혁은 그냥 있으라고 난리였다. 






진혁이 밀당을 하기 시작한 날로부터 11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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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달리 자주 먼저 연락해주는 지훈의 모습에 진혁은 신기했다. 사람들이 이래서 밀당을 하는건가.. 누나말 듣길 잘한 것 같기도 한데 지훈이가 상처 받지 않았겠지.. 진혁은 침대 위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잡은 채 괴로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하..지훈이 보고싶다. 지훈이랑 밥 먹고 서점 가고싶고 다 하고싶다…‘


한편 지훈은 너무 대놓고 피하는 진혁의 행동에 상처를 받았다. 

‘내가 싫어졌나..내가 진혁이에게 뭐 잘못했나? 또 뭐가 문제지..?’




지훈은 손톱을 깨물며 불안해했다. 그렇게 오늘도 혼자 등교하는 지훈은 가는 도중 현수를 만났다. 현수는 혼자 등교하며 지훈에게 반갑게 인사하였다.


”지훈아~! 같이 가~“




현수는 자신의 큰 키로 지훈과 어깨동무를 하였다. 하지만 평소보다 기분이 안좋아보이는 지훈의 모습에 현수는 마음이 불편했다.


”야 지훈아, 기분이 왤케 안 좋ㅇ….”






현수는 지훈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지훈은 요즘에 진혁의 행동변화에 불안해 잠을 며칠동안 못 잔 사람 처럼 다크서클이 내려와있었다. 그 얼굴을 본 현수는 놀라 어깨동무를 풀고 지훈을 보며 말했다.


“ㅇ..야.. 너 괜찮냐..?”



지훈은 힘 없이 말했다.

“어..? 으..응…”



현수는 지훈의 상태를 보고 지훈몰래 진혁에게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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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을 받은 진혁은 마음이 아팠다. 자기때문에 지훈이 그 상태라니 어떡하지? 진혁은 교실에서 핸드폰만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내가 바라던 건 이게 아닌데.
진혁은 한숨을 푹푹 쉬며 책상에 엎드렸다.

‘…시발 지금이라도 그만 둬야되나.’

진혁은 너무 지훈과 며칠동안 떨어져 지냈더니 지훈이 보고싶지만 어색할 것 같아 볼 용기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고 현수와 지훈은 교실에 도착했다. 지훈과 진혁은 서로 눈이 마주쳤다. 진혁은 현수 말대로 많이 피곤해보이는 지훈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정말 나 때문에 지훈이가 저렇게 힘들어하는거라고..?’


한편 지훈은 아는 척을 하고싶었지만 진혁이 자신을 또 피할까봐 결국 인사는 못하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런 지훈의 옆에 있으니 진혁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애써 참으며 교실 창 밖만 바라볼 뿐이였다.


쉬는 시간이 되고 진혁은 자리에서 벗어났다. 지훈은 그저 말 없이 멍 때리며 있었고 현수는 그런 지훈의 모습을 보고 말라진 지훈을 뭐라도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지훈를 데리고 매점으로 향했다.


“지훈아, 먹을거 사줄테니깐 매점 가자.”

“ㅇ..어..”






-매점 안


매점은 늘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하다. 매점에 현수가 들어서자 여학생들은 모두 현수를 바라보며 감탄하고 먹을 것을 가지고 와 현수에게 들이밀었다.



“현수야..이거 먹을래??”

“야 아니야 현수는 단 거 안좋아해. 이거 먹어 현수야“



현수는 우르르 몰려드는 여자애들의 사이에서 다정하게 웃으며 거절한다.


”하하 애들아~ 마음은 너무 고마운데 지금은 받기가 좀 그렇네 ㅜㅜ 나중에 해줘 ㅎㅎ“




현수 주변에 여자애들이 몰렸을 때 지훈은 현수 뒤로 자연스럽게 나와있었다. 현수는 불편해보이는 지훈을 위해 여자애들을 거절하였다. 지훈은 그저 현수를 부러운 눈빛을 바라보았다. 저렇게 인기가 많고 사랑 받으면 어떤 기분일까.



”지훈아! 얼른 골라. 사줄게.“

”아..응..“




지훈은 초코우유 하나를 고르고 가려다 진혁이가 생각나 나도 돌아보았다. 

‘현수가 진혁이는 단 거 싫다고 했으니깐.. 아메리카노 줘야겠다…’





지훈은 아메리카노와 초코우유를 들고 현수에게 다가갔다.


”엥? 지훈이 아메리카노랑 초코우유는 무슨 조합이야?“


”어? 아 이거 진혁이 줄려고“

”에..?“

“…오늘은 진혁이 잡을거야.”





현수는 진혁을 생각하는 지훈의 모습이 답답했다. 

’얼씨구? 둘이 가지가지 한다 참..“






현수는 그냥 넘어가자는 생각으로 알겠다며 같이 계산해주었다. 둘은 매점에서 나와 교실로 향하던 중 진혁이 뒤에서 몰래 쫓아오다 여자애들한테 걸렸다.


“어머 진혁아, 여기서 뭐해?“

”ㅇ..어..?아니..“





지훈은 진혁의 이름이 들리자 바로 고개를 돌렸다. 진혁은 여자애들에게 쉿 하라며 짜증을 내고 있었다.

”어? 진혁아..“


”아…“






진혁은 지훈과 현수가 자신을 쳐다보자 당황해 얼굴이 붉어진 채로 도망갔다. 지훈은 도망가는 진혁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진혁에게 뛰어갔다.


”야..! 김진혁.!!!!“




진혁는 지훈의 부름에도 뒤도 안돌아보고 계속 달렸다. 체력적으로 많이 딸린 지훈은 뛰다 너무 힘들었지만 진혁을 잡을려고 계속 뛰었다. 그러다 지훈은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쾅-!




뒤에서 큰 소리가 나자 진혁은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지훈이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본 진혁은 망설임도 없이 지훈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옷에 구멍이나 무릎에서 피가 나는 지훈에게 소리를 높여 말한다.



“이 바보야!! 무작정 뛰어서 따라오면 어떡해? 너 다쳤잖아!”





지훈은 진혁의 소리침에 놀랐지만 그래도 드디어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웃으며 말했다.



”ㅎㅎ..드디어 잡았다“

”허..? 웃어 지금?“

”응..ㅎㅎ“

”아 그리고 이거.“





지훈은 아까 현수와 매점가서 산 아메리카노를 진혁에게 건넸다. 진혁은 아메리카노를 받고 당황하며 말한다.


”뭐야..?“


”너 마시라고 사왔어 ㅎㅎ..“







진혁은 지훈에게 커피를 받고 가슴이 저릿했다. 자신이 그렇게 피해다녔는데 넌 나 계속 생각해주는구나. 진혁은 순수하게 웃는 지후의 모습을 보니 그동안 자신이 해온 행동에 대학 후회감이 몰려왔다. 살이 좀 빠지고 눈 밑에 그늘이 져진 지훈이 힘 없이 웃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진혁은 그런 지훈을 안아서 보건실로 갈려고 한다. 갑작스러운 진혁의 행동에 지훈은 당황했다.

“야..! 너 뭐해..”

“가만히 있어. 너 다쳤잖아.”

“…”


오랜만에 같이 있어서일까. 지훈은 진혁과 같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준이 좋아 실실 웃으며 진혁의 품에 안긴 채 보건실로 향했다.

보건실에 도착한 진혁과 지훈은 선생님께 치료를 받았다. 지훈이 교실로 돌아갈려고 하자 진혁은 지훈을 다시 앉히며 보건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지훈이 며칠동안 잠을 못자서요. 힘들어하는데 여기서 좀만 재우고 가도 될까요?

”그래, 너 알아서 해라.“




진혁은 지훈의 손목을 잡고 침대로 데려가 눕혔다. 그리고 이불도 덮어주고 아무 말도 없이 지훈의 옆에 앉았다. 



”…저기 진혁아.“

”…“

”야 김진혁….“

”…왜“

”나 또 피할거야?“

”어..?“





진혁은 고개를 들어 지훈을 얼굴을 바라보았다. 지훈의 표정은 불안해하는 표정이였다. 그 모습을 본 진혁은 생각했다.


‘나 그동안 지훈이에게 상처줬구나.“



지훈의 표정을 보니 마음이 아파져오는 진혁은 죄책감에 지훈을 바라보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떨군 채 말했다.



”….미안해“

”응?“

”….그동안 너 피해다녀서 미안해.“

“….그럼 왜..”

“응..?”




지훈은 입술을 꽉 깨문 채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진혁은 지훈의 행동에 당황했다.

“왜 그래 지훈아..?”



지훈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가 싫어져서..피한거..아니야..?”


“뭐?”




진혁은 지훈의 눈물과 말에 순간 멈칫했다. 

’내가 지금 이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


진혁은 지훈을 안아주며 말했다.


”너 안 싫어해. 싫어서 피한 거 아니야.“


지훈은 울며 진혁의 어깨를 주먹으로 때리며 말한다.

”이 바보야.. 그럼 왜..흐윽..왜 나를…피한건데..흐..“



지훈은 진혁의 품 속에서 서럽게 울었고 진혁은 지훈을 그저 말 없이 안기만 하였다. 그리고 진혁은 지훈에게 같은 말만 반복할 뿐이였다.



”미안해 지훈아..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


그렇게 한참동안 지훈을 달랬다. 지훈은 그동안 잠을 제대로 자질 못해 바로 잠에 들었다. 진혁은 눈물로 눈가가 붉어진 채 잠이 든 지훈의 모습을 바라보며 지훈의 손을 만지작 거렸다.



“…내가 이래서 밀당이 싫은거야.”



한참을 지훈의 옆을 지키던 진혁은 지훈이 일어날 때까지 옆에서 지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살이 빠진 지훈의 모습에 진혁은 생각했다.


“오늘 밥이나 해서 먹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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