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규야, 너 이거 좋아한다며 먹어!”
“범규야, 이거 네 생각나서 사 왔어!”
“범규야, 이거 • • •”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김여주는 계속해서 최범규에게 호의를 베풀었고, 최범규는 김여주의 호의를 무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여주는 매 쉬는시간마다 최범규의 반으로 출석 도장을 찍으러 오는 것도 모자라 아침의 일은 전혀 담아두지 않은 사람처럼 웃는 얼굴로 범규를 바라보았다.

“나랑 잠깐 얘기 좀 해.”
“헐, 범규가 나한테 먼저 말 걸어줬어..!”
“장난 치지 말고 따라 나와”
꽤나 분위기를 잡고 말하는 범규에 괜히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범규의 뒤를 따라갔다. 범규를 따라 도착한 곳은 구석에 위치한 아이들의 왕래가 잘 없는 계단이었다.
“할 말이 뭔데? 설마... 고백 같은 거 하려고...? 잠깐만 나 아직 준비ㄱ,”
“적당히 좀 하지? 일부러 그러는 건가?”
“무슨 말이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난 네가 싫어. 이유는 없는데 그냥 너만 보면 짜증부터 올라 와.”
“이 말을 하는 이유가 뭐야? 나 상처주려는 게 목적인거야? 그렇다면 잘못 짚었어. 네가 까칠하게 굴어도 난 너한테 계속 다가갈거야. 네가 굉장히 마음에 들거든.”
“난 네가 싫다고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지금 이 상황으로 인해 더 싫어졌어.”
서서히 얼굴이 굳어지던 범규는 완전히 얼굴을 굳히고는 자리를 떠버렸다.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여주의 얼굴도 잠깐 굳었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 금방 미소를 찾고는 아무 일도 없단 듯이 반으로 돌아갔다.
“다음 쉬는 시간에 또 보러 가야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