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연성 글입니다
ㄴ다정 연하공×재벌 연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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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 해서 얼마예요?"
"네?"
민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민규가 일하고 있는 곳은 명품만 취급하는 곳이었고, 눈앞의 남자가 계산을 해 달라며 내민 것들은 그 가게 내에서도 꽤 비싼 것 들이었기 때문이다.
"아, 이거도 같이 계산해 주세요"
계산대 앞에 진열되어 있던 시계 3개를 추가로 계산대에 올려놓은 남자는 같이 계산해 달라며 카드를 내밀었다. 일단 계산은 해 드리자,라는 생각으로 카드를 받아들고는 계산을 하기 위해 계산대의 물건들을 포스기에 입력하며 남자를 살폈다.
'젊어 보이는데... 대기업 직원인가? 아니, 직급 높은 것 같은데...'
민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눈앞의 남자가 캐주얼한 일상복을 입고 있음에도 옷이 꽤 비싸 귀티가 흘렀기 때문이고, 아까 언급한 것처럼 명품샵 안에서도 비싸다고 자부하는 상품들을 여러 개 샀기 때문이다.
"총 --만 원입니다. 할부해 드릴까요?"
"이거 체크 카드에요."
"아, 네..."
놀란 듯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민규를 보며 원우가 피식, 웃었다.
"일한 지 얼마 안 됐나 봐요? 나 나름 VIP인데."
"아, 죄송합니다."
"그렇게 사과할 필요는 없고...전원우에요,"
"네?"
알아듣지 못한 민규가 눈을 굴리며 당황스러워하자 원우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했다.
"전원우라고요, 내 이름.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 여기서 일할 거면 자주 볼 텐데, 이름 정도는 알면 좋을 것 같아서요. 나 이래 봬도 여기 직원 이름 다 알고 있거든."
"아.. 민규에요. 김민규."
"민규씨, 앞으로 잘 부탁해요"
"ㄴ.. 네..!"
그렇게 민규와 원우의 첫 만남이 지나갔다. 원우는 민규에게 관심을 가진 것인지 1주일에 한 번은 가게에 들렀고, 민규도 원우에게 호감이 가 2달 뒤 그들은 사귀고 있었다.
"민규야, 여기"
오늘도 민규가 학원을 마치는 시간에 맞춰 어김없이 원우가 찾아왔다. 그에 민규는 조금씩 뭔가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가 학원을 마치는 시간은 6~7시 정도였기에 평범한 직장인의 퇴근 시간이 6시라 가정했을 때, 원우가 항상 민규를 데리러 온다는 것은 민규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형 안 바쁜가...?'
이 의심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원우는 백수였다. 그저 잘나가는 대기업의 외동아들이고, 본인 명의의 건물이 몇 채나 있는, 흔히 말하는 돈 많은 백수일뿐.. (암튼 백수는 맞음) 아무튼 그랬다(?)
원우의 비밀 아닌 비밀은 한 달 정도 뒤 민규가 독감에 걸려 1주일 동안 본인이 지내는 고시원 밖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밝혀졌다. 집에만 박혀있는 민규가 걱정된 원우가, 민규가 사는 고시원으로 찾아왔다.
'아씨... 김민규만 아니었으면 이런데 올 일 없는데...'
고시원 근처 골목에 대충 차를 세워놓은 원우가 손에 든 봉지를 확인하며 걸음을 옮겼다. 봉지 안에는 민규에게 줄 죽과 감기약 등이 들어있었다. 살짝 짜증을 내며 걸음을 옮긴 원우가 민규의 방 앞에 섰다. 초인종을 누르려다 제대로 닫혀 있지 않은 것을 보고는 한숨을 쉬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민규야? 방에 있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눈에 보이는 탁자 위에 봉지를 올려놓고 나가려는데 앓는 소리가 들렸다.
".. 민규야...?"
날이 춥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불로 꽁꽁 싸매고 있어 보이지 않았던 민규가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원우가 주저앉아 민규의 이마를 슬쩍 쓸어보자 더운 느낌과 종시에 식은땀이 묻어 나왔다.
'이렇게 아프면 말을 하지,'
괜히 심술이 나 민규를 슬쩍 흘겨본 원우가 이마를 대충 닦아준 뒤 약과 같이 산 쿨 패드를 민규에게 붙여주었다. 갑자기 드는 서늘한 느낌에 민규가 깨어나 원우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원우형?"
"깼네?"
퇴근하고 찾아왔나 보다, 싶던 민규가 생각보다 밝은 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벌써 퇴근시간 지났나?'
"지금, 몇 시야?"
"지금? 음.. 2시 반"
".. 지금 회사에 있을 시간 아니야?"
"아.. 몰랐어? 나 백수야,"
"어?"
"회사 안 다닌다고, 나 백수야"
당황해 아무 말도 못 하는 민규에게 원우가 옆에 있던 봉지를 내밀었다.
"약 사 왔어, 먹어"
"아, 응, 고마워.."
감기약과 해열제 등 약 3개를 한꺼번에 삼킨 민규가 일어나려다 원우의 만류에 다시 누웠다. 괜찮다고 하는 민규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퍼부은 뒤 사온 죽을 먹으라 하고는 방을 나서는 원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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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이 다 나은 뒤, 민규는 원우를 피해 다녔다. 처음에는 연락을 피하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그 상황이 지속되자 원우는 민규가 학원을 마치는 시간에 맞춰 차로 데리러 갔지만, 민규는 그를 무시하고는 차가 들어오지 못하는 골목길로 빙 둘러 갔다.
이유는 단순했다. 본인과 원우가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민규는 원우를 피해 다녔다. 원우는 대기업 외동아들이었고, 민규는 평범한, 아니, 평범보다는 조금 부족하게 사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나 마냥 원우를 피하기에는 이미 그는 원우를 너무 좋아했다. 원우를 생각할 때마다 보고 싶어 했고, 그런 민규에게 가장 친한 친구인 D가 그럴 바에는 원우를 만나라 했지만 민규는 듣지 않았다.
그에 안달이 난 것은 원우였다. 제 애인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본인 입장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피해 다니니, 어느 누가 짜증이 안 나겠는가? 게다가 원우는 어릴 때부터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가졌었기 때문에 거의 유일하게 가지지 못한 민규에게 더 집착하게 되었다. 술을 먹기에는 매일 민규를 데리러 가야 했기 때문에, 원우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선택한 것은 담배였다. 매번 민규가 학원을 마치기 10분 정도 전쯤에 도착해 기다리는 시간 동안 한대씩 담배를 폈다. 그 후에 차에서 민규를 기다리다가 결국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이 한 달 정도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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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민규가 학원을 일찍 마친 날이었다. 우연히도 민규가 고시원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 원우가 벽에 기대어 휴대폰을 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나름에는 민규에게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였겠지만, 어쨌든 들켰다. 그에 놀란 원우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땅에 떨어뜨리고 발로 밟아 껐다. 자신의 모습에 민규가 실망할 거라 생각한 원우가 변명을 하려 입을 열 때였다.
"민ㄱ.."
"와, 형"
"어?"
"저 진짜 반했어요."
"???"
"진짜, 다시 반했어요."
당황한 원우가 멍하게 서있자 민규가 그를 끌어안았다. 그에는 민규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흔히 말하는 남친룩을 입은 원우에게, 말하자면 한눈에 반한 거랄까? 그렇게 해서 민규와 원우는 다시 만나게 되었다. 알콩달콩 사귀는 둘에 죽어 나가는 건 주변인들이었다. 학원을 마칠 때마다 원우가 데리러 오니 민규와 가장 친한 D는 둘의 꿀 떨어짐에 닭살이 돋을 정도란다. 아무튼... 그렇게 1년 정도 사귄 뒤에는 원우의 집에서 동거도 하고, 민규와 원우는 알콩달콩 행복하게 깨 볶으며 잘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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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형"
"왜"
"형은 형이 언제가 제일 예쁜지 알아요?"
"나야 모르지"
"가르쳐 줄까요?"
"응"
"내 밑에서 울ㄸ.."
"닥쳐"
"아 왜요ㅠㅠ 오늘 한 번만 하자ㅠㅠ"
"닥치고 꺼져"
"아 형ㅠㅠㅠ"
네.. 음.. 민규가 너무 애원해서 결국 한판 뛰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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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왜 이따구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