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건 절대 없단걸 알면서도 끝낼수도 없어
세븐틴_독;fear중
"안돼, 왜 하필..."
앞에서 달려오던 트럭때문에 급하게 핸들을 옆으로 틀며 지훈을 보호한 승철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그럴 리 없어.. 형...!!"
뒷자리에 앉아 덜 다쳤던 순영이 지훈을 끌고 차에서 빠져나갔다.
"순영아, 승, 승철이형..구해..구해야 돼.."
옆에 있던 순영이 뛰쳐나가려는 지훈을 잡아 챘다.
"너 미쳤어? 지금 가면 너까지 죽ㅇ.."
그 때 차가 폭발했다. 지훈이 달려가려 하자 순영이 붙잡았고, 사고가 나자마자 주변 사람이 신고를 해주었기에 때맞춰 구급차가 도착했다.
"형..승철이형... 제발..."
승철이 구급차에 실리자 지훈도 따라 타며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 자신을 보호하려다 제 애인이 사경을 헤메는 것이 충격이었겠지,
자신을 구하려 하지 않았다면 같이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내가 없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훈은 간단한 치료만 받은 뒤 10시간이 넘는 승철의 수술시간을 수술실 앞에서 물 한모금 마시지 않은 채 지키고 있었다. 그에 걱정된 순영이 지훈을 설득했지만 하면 할수록 지훈은 더욱더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승철이형이 깨어나서 너 이러고 있는거 보면 참 좋아 하겠다? 이지훈, 정신 차려"
"...."
얼마 뒤에는 지훈의 동생인 찬과 석민도 왔다. 그들은 지훈에게 제대로 치료를 받으라고 했지만 그는 다 치료를 받았다며-간단한 응급처치만 받았다-치료를 거부했다.
"형,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건데...지훈이형..."
"..너네 먼저 가, 난 괜찮으니ㄲ.."
"뭐가, 뭐가 괜찮다는건데..!! 형 미쳤어? 이렇게 치료도 안받고 밥도 안먹으면 형이 죽는다고, 그걸 몰라서 이래?"
결국 감정이 격해진 석민이었다. 찬이 옆에서 말려봤지만 이미 역부족이었다.
"이러다가 형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우린 어떡하라는건데. 가족이라곤 우리 세명밖에 없는데 우리 버릴꺼냐고!"
"형, 형..그만..."
"도대...도대체 왜 이러는건데...형.."
잠깐의 침묵 후 지훈이 입을 열려는 찰나 수술실에서 초록색 가운을 입은 의사가 나왔다.
"ㅅ..선생님, 수술....수술 어떻게 됐어요..?"
의사에게 들려온 소식은 절망적이었다.
"...오늘 밤을 넘기시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내상을 너무 크게 입으셔서 수술로 전부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였고, 최선을 다 했지만.."
"네..? 아니잖아요, 선생님..선생님, 제발.."
지훈의 간절한 외침에도 의사는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다시 수술실로 들어갔다. 다시 이동식 침대에 실려나오는 승철을 울며 따라가던 지훈은 결국 쓰러져버렸고 석민에게 업혀 응급실로 갔다.
탈진과 일시적인 충격이 겹쳐 쓰러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착잡해진 순영과 찬, 석민은 영양제와 수액을 맞고 있는 지훈의 곁에 잠시 다 같이 있다가 승철이 잠시 깨어났다는 소식에 석민과 순영이 승철의 병실로 올라갔다.
"형, 좀 괜찮아?"
"으응., 지훈이는..?"
"아..지훈이 밑에 병실에서 수액 맞고 있어. 형 그렇게 되고 나서 쓰러져서..."
"그렇,구나.."
승철이 호흡기를 찬 채 말을 하며 숨쉬기 어려워 하자 석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침대를 젖혀 그를 앉혀주었다.
"종이랑, 펜좀 갖다 줘. 지훈이 왔을 때 잠들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순영이 급히 펜과 종이 몇장을 가져와 승철의 앞에 놓아주었다. 승철이 지훈에게 편지를 쓰고나서 다시 잠들어버리자 석민은 착잡한 듯 한숨을 내쉬었고 순영은 간이침대에 누워 잠들어버렸다.
몇시간이 지났을까, 석민도 승철에게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지훈이 깨어나 찬과 승철의 병실로 올라왔을 때 승철이 잠시 눈을 떴다.
"형..! 나 누군지 알아 보겠ㅇ..형!!!"
마지막으로 제 사랑하는 애인과 동생들을 눈에 담고 싶었던 것인지 곧바로 그의 눈이 다시 감겼고 그에게 연결된 기계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나며 승철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계의 소음과 지훈의 절규에 석민과 순영 또한 깨어났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지훈과 그를 달래고 있는 찬, 순영을 대신해 석민이 의료진 호출 버튼을 눌렀다.
의료진들이 다급하게 뛰어들어왔고 지훈은 석민과 순영에게 붙잡혀 끌려나가면서도 승철에게 가려고 울며 발버둥쳤다.
"이러면 승철이형 살 수 있어도 못살아...형, 정신 차려..!"
"안돼..제발..권순영 이석민 이거 놔... 내가..내가 갈거야..."
"니가 가서 뭐 어쩔건데? 이러는거 오히려 방해만 된다니까!"
"아니야, 내가 가면 승철이형 힘내서 일어날거야, 나 놔두고 어디 안간다고 했다고...그니까.."
"형 미쳤어? 이러는거 방해만 된다니까? 형 가면 안된다고!!"
"안에 있는 사람, 지금 목숨 위험한 사람 니 애인인거 잘 알겠는데...니가 죽고 못사는 승철이형인거 잘 알고 있는데..."
"알면 이거 놓으라고, 제발.."
지훈과 순영, 석민의 실랑이-일방적인 지훈의 반항-가 계속되고 있을 때 쯤 안에서 분주한 소리가 멈추며 삐-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안에서 가만히 승철의 상태를 지켜보던 찬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비틀거리며 나오자 세 사람은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다.
"찬아, 찬아...왜, 왜그래..."
"형, 어떡해..? 승철형, 승철이 형이.."
"아니지..? 장난이지..? 장난일거야, 그럴 리 없어..."
"죽었, 죽었대...형...어, 어떡해...흐으..."
찬도 승철에게 적지않은 의지를 했던지라 충격이 컸던 탓인지 소식을 전하자마자 주저앉으며 울음을 터트렸다. 지훈은 믿지 못하는 것인지, 믿고싶지 않은 것인지, 아니라는 말만 멍하니 반복하다 다른 사람이 붙잡기도 전에 승철의 병실로 뛰어 들어갔다.
지훈은 의료진들이 승철의 얼굴에 하얀 천을 덮으려는것을 막고는 손을 떨며 창백한 그의 얼굴을 매만졌다. 그러다가는 결국 울며 그를 원망하기시작했다.
"형.. 나 놔두고 어디 안간다면서...? 왜 눈 안떠... 지금 장난치는거지..? 하나도 재미 없어, 제발..."
"...2020년 3월 27일 오전 09시 32분 최승철씨 사망하셨습니다."
결국 의료진중 한명이 사망 선고를 하고 나서야 그가 죽었다는 것을 인지한 지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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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가사와 Fearless의 가사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생각나서 쓴 글입니다! 이번 편은 승철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훈이를 볼 수 있었죠,
다음편은 뭘까요?
독에는 '영원한건 절대 없단걸 알면서도 끝낼 수 없어' 라는 가사가 있어 그 가사에 맞춰 썼죠? Fearless에서는 어떤 가사에 맞춰 썼을까요?((이미 다 써놓음
예상 쉬울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