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TALK

불륜TALK|06. 불륜녀답게 쌉쌀하고 달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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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식- "

대체 내가 무슨 좋은 꼴을 보겠다고 당신 와이프가 사서 보내 준 드레

스까지 입고 꾸역꾸역 여길 왔을까 우린 서로를 너무 잘 아는 게 문제

였다 그래서 당신이 날 두고 결혼한다고 했을 때에도 그냥 그렇게 속

없이 보냈고 지금도, 



" 저희 남편이에요 인사해 여보. "



나는 당신을 그냥 보낸 채로 보고만 있어야 했다

열린 파티장 문 틈새로 본 팔짱을 낀 체 함께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정말로 잘 어울려서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마음을 얻었는데도 아무것

도 가지지 못한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꽤 아프네.




그냥 돌아서서 파티장을 빠져나왔다 밖엔 어느새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방에 작은 접이식 우산이 있었지만 오늘은 그냥 맞

고 갈까 하는 생각을 하며 빗소리에 잠겨있을 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 벌써 가요? 석진 씨한테 가보지도 않고 "


" 더 있을 필요가 없을 거 같아서요. "



자기 와이프 참 대단해 이런 식으로 날 비참한 기분이 들게 만들고 말

이야 혜라의 물음에 간결히 답하고 빗속으로 들어가려는데 나를 붙잡

아 세운 그 여자가 지갑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을 꺼내 내 주머니

에 넣으며 기어이 핀트가 나가게 만든다



" 이제 알았죠 석진 씨 내 남자예요, 이건 내가 불렀으니 차비해요 "


" 하- 이제보니 내가 선택을 잘못했네. "



무슨 소리죠 그게?

그냥 가려고 했는데 안 그럴 거라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 호텔방 하나

를 잡아 키를 받았다 그리고 뒤쫓아 온 당신 와이프에게 보란 듯이 

폰을 들어 당신에게 연락을 보냈다


그래 어차피 난 이미 불륜녀야 

이미 불륜녀인데 무서울 게 뭐야 당신도 나도 저 여자도 미친 마당에

나는 더 못할 게 없어 당신 마음만 내 곁에 오래 잡아 둘 수 있다면 

뭐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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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남자 나 보러 온다네요. "



시작은 네가 한 거야

난 분명 그냥 끝낼 기회를 줬어 그걸 찬 건 너고 나 원망하지 마

나 원래 불륜녀잖아 이게 나답게 그 사람을 사랑하는 법일 뿐이었다

그 사람은 늘 그렇게 내게 달려올 터였다




















" 흐으..빨리이.. "

" 하아..여주야 왜 이렇게 예뻐. "



둘 사이의 공기가 매우 뜨겁다 밖은 벌써 어둠이 내려앉아 새벽을 향

해 가고 있었지만 둘의 온도는 식을 줄을 몰랐다 누가 먼저였는지도 

모르게 입을 맞추고 서로를 갈구하고 탐했을 뿐 단지 그것뿐이었다



이럴 거면 우리가 헤어진 게 맞긴 한 걸까 아니 애초에 헤어지고 말고

할 사이이긴 했을까 자꾸만 진득하게 나를 괴롭혀오는 당신의 손에 

몸을 맡기면 이제는 그런 생각도 필요치 않아진다



" ...으응..흐..날 사랑해? "


" 사랑해. "



어느 날이 좋던 날 당신에게 물었었다

나를 사랑하냐고 그때도 지금도 당신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를 

사랑한다고 대답했었다 그리고 당신의 그것은 내게 있어 거부할 수 

없는 불가항력 같은 것이었다



여태껏 변한 적 없는 당신의 마음은 또 다시 날 흔들고 당신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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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 사랑해 석진 오빠. "





















괜찮아. 당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