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악-!!
순식간이었다 카페로 들어선 혜라가 다짜고짜 여주의 뺨을 때렸고 얼
마나 세게 친 건지 여주의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가며 몸까지 살짝 휘
청였다 붉게 변한 오른쪽 뺨을 어루만진 여주가 갑작스런 행패에 가까
운 혜라의 행동에도 괜찮다는 듯 다시 혜라를 바라봤다
이미 어제 일로 혜라가 왜 이토록 화난 얼굴을 하고 저를 찾아왔는지
짐작을 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어쩌면 이럴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해 왔기 때문일까 이 상황이 크게 놀랍거나 맞은 게 아프지는 않았다
" 어제 무슨 짓 했어, 무슨 짓을 했길래 이혼 얘기가 나와 ! ! "
" 내가 한 게 아니에요 오빠가 한 거지. "
애초부터 여주의 대답을 들을 생각이 없었던 건지 막 소리를 치는
혜라의 모습에 여주가 단호히 대답했다 그러자 이미 화가 날 때로 나
있던 그녀가 또 다시 손을 올렸고 맞기 전에 팔을 잡아낸 여주는 카페
밖으로 혜라를 몰아냈다
그래 지금 이건 오로지 석진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 선택은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미쳐가고 있는 우리를 위한
그의 최선이었다는 것을 여주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자신은
석진에게 힘이, 기댈 곳이 되어주고 싶었다

" 나 때문이라 생각 말아요 처음부터 잘못된 결혼이었으니까. "
" 너 때문이야...너만 없었으면... "
" 가세요 영업방해로 신고하기 전에. "
그래 처음부터 잘못된 결혼이었다
사랑이 아니라 목적을 위해서 사랑은 존재 여부도 모른 채로 올린 한
결혼이었으니 언제든 뭐 때문이든 탈이 안 나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닌
가 내 잘못이라곤 그저 그 사람을 당신보다 먼저 더 많이 사랑했다는
거 그거 하나였다 그래 그거뿐이었어.
" 그럼 나도 신고할 건가. "
"......... "
일 순간 여주에게 적막이 찾아왔다
석진의 친부였다 오래전 제게 찾아와 석진과 절대 안 된다고 혜라까지
며느리라 소개하며 저를 까내렸던 그 얼굴을 잊을 리가 없었다 어딘
가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까지 석진과 닮은 그 모습으로 다시 나
타난 그가 또 소리 없이 다가와 심장을 찢어놓는다

"어리석은 것."
"그렇게 타일렀거늘 불륜녀라도 되니까 좋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