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고 싶다... "
유난히 달이 예뻐서, 공기가 맑아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핑계로 너의
집에 무작정 찾아갔다 새벽인데도 일을 하고 있었던지 안경을 끼고 나
오는 너의 모습은 오늘따라 더욱 예뻤다
나를 보고 밖으로 나온 네가 술 냄새를 알아차렸는지 표정을 약간 찡
그리며 나를 부축해 소파에 앉혀주곤 꿀물이 든 컵을 쥐여준다 그래
넌 항상 이렇게 따뜻했었지
" 술은 왜 마셨어? "
" ..여주야 너는 내가 안 미워? "
" 안 미워. "
거짓말.
밉지 않을 리가 없었다 밉다 못해 원망스러웠어야 맞았다 내가 봐도
내가 이렇게 밉고 한심한데 네가 그렇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진심이라는 듯 나를 마주 보고 밉지 않다고 얘기하는 네 모습에 괜히
마음이 이상하게 울렁였다
" 미안해 내가 더 좋은 집안 여자이지 못해서 "
" ...나 이혼할거야. "
네가 이혼할 거라는 말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너에게 진작 뺨을 맞고 욕을 먹었어도 할 말이 없는 나를 오히려 이해
하고 안아주는 네게도 나를 사랑한다고 껍데기뿐인 결혼생활을 붙잡
고 아파하는 강혜라에게도 두 사람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이제
는 해야 했다
더 이상 이런 관계로는 안되는 일이었다
" 너무 무리하지 마 나 자기 아픈 거 싫어 "
" ...입 벌려. "
감히 네 입술을 탐했다
여전히 나를 먼저 생각하는 사랑스러운 너의 모습에 급하게 입술을 찾
아들었다 시작은 내가 했지만 자석의 N 극과 S 극이 끌리듯 서로가 서
로를 찾아들며 더 깊이 입술을 머금었다 역시 너는 나에게 그리고 우
리는 서로에게 거부할 수 없는 불가항력 같은 사랑이었고 존재였다
정신을 차리고 입술을 떼었을 땐 우린 이미 침대 위였고 입과 입 사이
에서 타액이 길게 늘어지고 있었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고 너는 누구보
다 예쁘게 미소 지으며 팔을 벌린다

" 내 옆에 있어줘. "
"....... "
" 네가 옆에 있어주면 나 싸울 수 있을 거 같아. "

제발 내 곁에서 사라지지 말아 줘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