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이는 그 이후 꿈을 꾼 듯 침대에서 일어났고 왠지 모르게 도깨비를 만났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왠지 할머니께서도 계실 것만 같아 문을 열고 나가보니 할머니께서 항상 앉아계시던 방석은 텅 빈 채 먼지만 쌓여있었다.
할머니께서 항상 몸에 지니고 있으라고 했던 작은 방울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왠 빨간 줄이 달린 은방울 하나만 주머니 속에 덩그러니 있었다. 왠지 이 은방울을 보니 가슴이 답답했다. 어제 분명 숲속으로 뛰어갔다가···· "언제 집으로 온 거지?" 왜 기억이 없는 걸까 어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지켜준다고 해놓고···· 벌써 1년이나 지났는데 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저씨가 알기나 해요?!"
"아잇 참 좀 진정하고 일단 우리 집부터 가자"
"네? 아저씨 집이요..?"
"난 도깨비라서 집 같은 건 없다~"
"그럼 누구 집이요? 설마 제 집이요?"
"그럼 집이 네 집밖에 더 있냐"
"아.. 안돼요!"
"왜지?"
"그게... 말 못해요,,"
사실 방울이의 집에는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그냥 누워계신다.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 방울이었지만 뭘 어쩌겠어 할머니의 사채를 치울 줄도 모르고 치우지도 못하는데 그런 사실을 들키기 싫었던 방울이는 태형이에게 대충 못 간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태형은 도깨비, 그 사실을 모를리 없다. 당연히 방울이를 데리러 오기 전 방울이 집에 할머니를 잘 묻어주었다. 때문에 태형은 막무가네로 방울이를 안고 방울이의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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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울이를 괴롭히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창문 밖으로 방울이가 떨어졌다는 사실에 벙쪄있었다. 그중 원래는 방울이랑 친했었지만 망울이가 왕따가 되자 도와주지도 못하고 남몰래 방울이를 마음에 품었던 정국이는 눈물을 흘렸고 결국 참다못해 반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야! 너희들 너무 심하지 않아? 방울이가 정말로 귀신을 보는지는 아무도 모르잖아!"
"허.. 야 넌 왜 이제 와서 지X이야!? 너도 같이 웃고 떠들면서 방관했잖아!"
"...."
그대로 정국은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최소한으로라도 저 아이들이 방울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길 바라며 용기를 내어 한 마디 해보았지만, 저 피도 눈물도 없는 아이들은 나의 말을 어이없다는 듯 받아쳤다. 솔직히 말해서 저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 하나 다르다면 웃고 떠들진 않았다는 것이다. 정국은 방관했다. 방울이를 도와줄 힘이 없었다. 라고 정국이는 생각하겠지 하지만 사실은 힘이 없던 것이 아니다. 방울이를 도와줄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정국은 방울이가 떨어진 장소로 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야 방울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다. 이미 누군가 발견해서 병원으로 갔나? 그렇다기엔 핏자국도 안보였고, 구급차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뭔가 이상했다. 방울이는 사고를 당하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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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집으로 돌아온 방울이는 할머니를 들킬까 봐 불안에 떨었다. 조마조마하며 태형과 걸어갔다. 그런데 할머니는 온데간데없고 바닥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방울이는 의문을 가진 채 태형에게 물어보았다. "할머니 어디갔어요..?" 태형은 할머니를 잘 묻어드렸다고 걱정 말라고 했다. 조금 마음이 안정되었다. 하지만 또 궁금한 게 있던 방울이는 다시 한번 태형에게 물었다. "그럼 할머니는 어디에 묻어드렸어요?" 그러자 태형은 능글맞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름 알려주면 알려줄게~"
"네? 그런게 어딨어요! 빨리 알려줘요!"
"너도 빨리 알려줘요~!"
방울이는 한숨을 쉬며 이름을 태형이에게 알려주었다. ' 한방울 ' 방울이의 이름을 들은 태형은 피식 웃으며 꼭 방울같이 생긴 애가 이름도 방울이라고 방울이를 놀려댔다. 방울이는 부끄러워 얼굴을 가렸다가 태형을 보고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음··· 나? 나는 김태형"
아니 그래서 할머니의 묘지는 언제 알려주는데? 태형이는 알려준다고 계속 어그로 끌어놓고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