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지 않고 깎을 건데요?

2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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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래야 돼?


지쳐_






















" 주위가 조용한 걸 보니 아직 괜찮은 거 같은데... "



" 그래서 무작정 산을 타기만 할 생각이야? "



" 다른 방법이 없어. 이곳에 계속 숨어 있는다고 들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걸. "



" 그건 그렇긴 하지. 여기서 우리가 버텨봐야 얼마나 버틸 수 있겠어? "



" 그럼 일단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 숨어 있을까? 그게 좀 안전하지 않겠어? "



" 역시 그러는ㄱ... "



툭, 투둑 -



" ...? "



" 어...? "



쏴아아 - !



" 아, 씨발. "



비가 쏟아져 내렸다. 독 안에 든 쥐 마냥,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



" 하필...!! "



세라의 표정은 굳어져 갔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지금, 모든 게 짜증 난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거지 같은 상황에서 내가 살아가야 해? 내가 아무리 죄를 지었어도... 이건 아니잖아.



까득 -



세라는 손톱을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 세라야...!! "



" 되는 게 하나도 없어... "



복잡한 머릿속이 터져버릴 것 같다. 아니, 차라리 터져버렸으면 좋겠다. 지금 내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애초에 흔들리지 말았어야 했다. 이 게임은 날 기만하는 거로밖에 보이지 않아... 내게 행복이라는 말로 유혹을 했고, 난 바보같이 그 유혹에 넘어간 거야.



물론 처음에는 쓰게만 했던 사탕이 달게 느껴지지 않았지. 하지만 난 살았고, 썼던 사탕이 덜 쓴 거 같다고 느낀 내가 바보였던 거였다.



하...ㅋㅋ, 죽을 걸.



그냥 죽을 걸 그랬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를 모르겠다. 그냥... 그냥 박세라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아가며, 하루하루를 괴롭게 보내는 게 훨씬 낫다고 느껴진다.



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몸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행복 따위는 바라지 않았다. 그건 진짜 행복이 아니니까.



애초에 난 살아갈 가치도 없는 존재였는 걸.



" 박지민 "



" 세라야... "



지민은 세라의 손을 꽉 붙잡았다.



"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밖에 기회가 없는 거 같아. "



" 무슨...? "



세라는 말했다. 지민이 절대 듣고 싶지 않았던 그 소리를 말이다.



" 내가 죽을 수 있는 기회가... "



쿵 -



지민의 동공은 빠르게 흔들렸다.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진 것만 같았다. 지금 세라의 눈동자는 그때와 같았다. 자신을 죽여 달라며 애원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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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마, 제발 그런 말 좀 하지 마... "



" 처음이자 마지막일 내 소원이야. 이 지옥에서 날 꺼내 줘.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안 그래? "



" 내가 다 미안해. 미안해 미치겠으니까... 제발 너마저 그러지 마... "



" 나마저 그러지 말라니, 그게 무슨... "



" 엄마도... 너도 잃버리면... 난 이제 살아갈 수가 없어... "



세라는 의아한 표정으로 지민을 쳐다봤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었다. 엄마...? 그 악독한 그 여자를 잃어? 도대체 무슨...



" 윽... "



세라는 갑자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 잡았다. 지민은 놀라 세라의 안색을 살폈고, 세라는 무언가 기억이 날까 말까 거리는 머릿속을 답답해 했다.



" 뭐야... "



띠링 -



[ 엄마의 기억 1을 기억해 내겠습니까? ]



{ 선택지 }




1. 기억해 낸다. ( 새로운 스테이지가 추가 된다. )



2. 기억해 내지 않는다. ( 아이템을 얻는다. )



아이템...?



멈칫했다. 이때까지 단 한 번도 아이템을 준 적이 없었다. 애초에 이 게임에는 아이템 따위는 없는 줄 알았다.



어쩔까... 새로운 스테이지가 추가? 아이템? 솔직히 아이템이 끌리기는 했다. 어서 끝내버리고 싶은 이 삶에서 새로운 스테이지가 추가된다는 건 너무나 피곤한 일이다. 애초에 그 기억을 안다고 해서 딱히 뭐가 달라지기는 할까 싶은 걸?



아이템은 얻으면 내게 도움이 될 터... 난 뭘 선택해야 되는 걸까.



" 세라야...? "



" 빨리 끝내려면 2번이 좋겠지. "



세라는 2번을 택했다.



[ 아이템은 랜덤으로 선택됐니다. ]



쓸데없는 거만 아니면 좋겠는데 말이지...



띠링 -



{ 만병통치약 }



 이게 무슨...;;



세라의 표정은 굳어졌다. 죽음을 바라는 소녀에겐 만병통치약 따위는 가장 쓸데없는 아이템이다.



" ㅋㅋㅋㅋ... 진짜 좆같네. "



앞머리를 쓸어 넘기는 세라는 지민을 올려다 봤다.



" 있잖아, 나도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건가 싶어. 못 죽어서 미친 년 같잖아, 지금. "



" 앞으로 내가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게. 그러니까 제발 버텨줘... "



" 버텨달라... 하ㅋ 난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나 싶네? 가끔은 네가 내 가족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



" 피가 섞인 사이가 아니었다면... 그냥 빨리 끝내버렸을 텐데. "



" 난 좋아. 네가 내 가족인 게. "



지민의 목소리는 크게 떨렸다. 표정은 곧장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꾸역꾸역 미소를 지으려 하는 게 보였다.



미소를 지었지만, 입가가 파르르 떨리잖아.



" ...부질 없다. 이제 이러는 것도 "



세라는 지민을 뒤로한 채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 벽에 기대어 앉았다.



동굴 안에선 빗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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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링 -



" 무슨 일이야? " 태형



" 별장이 습격 당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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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발... 지민이랑 세라는;;? "



" 그게... "



" 빨리 말 해. "



" 뭐야, 김태형 왜 그래? " 호석



" 사라졌다고 합니다. "



태형의 동공이 흔들렸고,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 5명은 곧장 기사를 불렀다.



" 저희 쪽에서 사람을 보내두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그 분께서 지민님과 세라님을 찾기 위해 움직인 것 같습니다. "



" 그 망할 아줌마;; 당장 우리가 그쪽으로 갈테니까, 너네도 빨리 둘을 찾아. "



" 네, 도련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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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자가 움직였지? "


" 응... "



" 하, 그럼 그렇지. "



6명은 빠르게 별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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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셨습니까...! "



" 찾았어...!? "



" CCTV를 확인해 본 결과 두 분은 도망을 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산속 어딘가에 숨어 계신 것 같은데... "



" 수색팀에서 뭐래? 찾았데? "



" 아뇨... 지금 그분의 사람들도 두 분을 찾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찾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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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여. 우리는 세라랑 지민이만 찾으면 돼. 그걸 방해하는 놈들은 죽여버려. 그게 아무리 그 여자의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야. "



" ...! 알겠습니다...!! "



" 각자 2명씩 흩어져서 찾자. 날씨가 이래서 지금 산은 위험해. 조심해서 움직여. " 남준



" 무슨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



정국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갈수록 거세지는 비는 6명의 속을 더욱더 타들어가게 만들기 좋았다.



제발 무사만이라도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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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버티시옵소서... 사이다가 나올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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