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지 않고 깎을 건데요?

2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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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 여자도... 엄마라고?_



















" 뭐 하니, 이리 와서 앉지 않고 "



" 네, 어머니. "



세라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 네 오빠는 어디 갔니. "



" 과외 받는 중이에요. "



" 그렇구나. 오늘은 학교에서 아무 일 없었느냐? "



" 새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 "



" 갑작스레 전학을 가게 된 거 치고는 잘 적응하고 있나 보구나. "



" 그럼요. "



"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하던데. "



" ...저를 무시하는 애가 있더라고요. "



" 이겼겠지? "



씨익



" 당연하죠. 다시는 고개를 빳빳하게 들 수 없도록 만들어 놨는걸요. "



여자는 마음에 든다는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



" 우리 집안이 어떠한 집안인데, 우리는 무시를 당할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을 무시를 해야 되는 사람들이란다. "



" 옳은 말씀이세요. "



"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쉬어라. 저녁은 네가 좋아하는 거로 준비해 놓으라고 일러두마. "



" 감사해요. "



세라는 싱긋 웃어보이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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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 후우... "



세라는 입꼬리는 내려갔다. 눈 웃음 짓던 눈동자는 차게 식었다. 세라는 덜 정리된 이삿짐을 풀어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발견한 건



" 이건... "



사진, 사진이었다. 김여주와 그 7명들과 함께 찍었던 사진이었다.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사진이있다.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세라는 유심히 사진을 쳐다봤다. 모두가 해맑게 웃고 있었다. 죽도록 미워했던 이들이, 지금은... 어쩌면 아주 조금은 보고 싶을지도 모른다.



혼자 구석에 서있던 나의 모습은 쓸쓸했다. 나 혼자 다른 공간에 있는 것만 같았다. 난 여탯것 이런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봤던 걸까.



어차피 이제 볼 일도 없을 텐데...



세라는 사진을 서랍 속에 넣었다. 아주 깊은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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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야, 오늘 스케줄 어떻게 돼? "



하루종일 우울해 보였던 오빠가 드디어 내게 말을 걸었다.



" 오늘 스케줄 하나 있는 거 취소됐어. 왜? "



" 오늘... 그날이잖아. "



" ..... "



그날? 그게 무슨 날인데?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세라의 표정에 지민은 당황한 듯 물었다.



" 너마저 잊으면 안되는 거 알잖아.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



흔들리는 동공으로 내 어깨를 붙잡았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에 나는 난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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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불쌍한 엄마... 우리라도 기억하고 있어야 되잖아... "



전혀 알 수가 없는 말을 내뱉는 지민에 세라는 답답할 뿐이다. 도대체 그 여자가 뭘...



" 오늘 학교 끝나고 가자. "



띠링 -



{ 선택지 }



1.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엄마는 지금 집에 있잖아.



2. 알겠어.




뭘 골라야 될지 고민을 하던 찰나,



2번



내 의지와 상관없이 멋대로 2번이 골라졌다. 어디선가 들려온 목소리... 그 목소리는 세라의 목소리였다.



역시...



진짜 세라의 영혼이 있는 거였어.



조금은 혼란스러워진 세라는 생각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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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마치고 지민을 따라 어딘가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저번부터 가자는 곳이... 여기였어?



여기는 다름이 아닌 납골당이었다.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엄마라는 사람을 보러 가자고 해놓고 도착한 곳은 납골당이었다.



" 엄마, 저희 왔어요. "



멈칫



" 아... "



세라의 동공이 흔들렸다. 강예슬이라는 석자가 적혀 있었고, 거기엔 유골이 담긴 새하얀 병과 꽃... 그리고 사진, 작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사진 속에는 온화하게 웃고 계시는, 해바라기를 연상케하는 아리따운 여성분께서 앉아 계셨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먹먹해지고 따뜻해졌다.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 너무 오랜만에 왔죠? 죄송해요. "



" ...도대체 왜.. "



세라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멈추지 않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모르겠다. 자꾸만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다. 이 감정이 나를 슬프게 만드는 것 같다. 도대체 저 여자가 누군데...



" 세라야... 또 울면 어떡해. 웃는 모습만 보여드리기로 했잖아... "



" 가여운 우리 엄마... 너무 보고 싶어요, 엄마... "



또, 또...! 멋대로 입이 움직였다.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자꾸 사진에 있는 여자를 엄마라고 칭하며 서글프게 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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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저희 잘 지내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울보 아니랄까 봐 오늘도 이렇게 세라가 우네요. "



" 엄마만 보면 이렇게 울어선... 그만 좀 울어야 될 텐데 말이죠...ㅎ "



지민이 울음을 꾹꾹 참아가는 게 느껴졌다. 미소를 짓고 있는 입술을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 엄마는 잘 지내고 있어요? 잘 지내야 될 텐데... "



지민은 몇 마디 하더니, 세라에게 할 말이 있으면 하라고 했다.



복잡한 감정과 아무것도 모르겠는 이 상황에 내가 무슨 자격으로 말을 하겠나 싶었지만, 진짜 세라의 외침에 난 입을 열 수 밖에 없었다.



" 엄마, 보고 싶어요.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꾹 참을게요. 그리고 아빠는 우리가 지킬 테니까 걱정 말아요. "



올리기 힘든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띠리리링 - !



" 여보세요? "



" 당장 집으로 들어와. "



" ..... "



" 대답 "



" 네 "



뚝 -



" 그 여자구나. "



" 응... 이제 가자. "



" ...그래. "



세라는 사진 속의 여자를 눈에 담고선 등을 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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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



" 다녀왔습... "



짝 - !



지민의 고개가 힘없이 돌아갔다.



" 네가 또다시 나를 열받게 하는구나;; "



" ..... "



" 너희의 엄마는 나야, 그 파렴치한 여자가 아니고!! "



" 그게 무슨...!! "



" 맞아요. 저희의 엄마는 지금 여기에 계시죠. "



세라는 지민을 제지했다. 괜히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



" 후우... 박지민. 네 여동생과 비교 당하기 싫으면 행동거지를 똑바로 하는 게 좋을 거다. "



" ..... "



" 대답;; "



" 네... "



" 들어가서 쉬세요. "



" 그래. "



여자가 방으로 들어가자 세라가 한숨을 쉬었다.



" 괜히 저 여자를 화나게 만들지 마. 피곤해지는 건 우리인 거 알면서 왜 그래? "



" 너야말로 왜 그래? 엄마에 관한 얘기를 제일 예민해한 건 너면서... 어째서 엄마를 잊어버릴 것 같이 행동하는 건데. "



" 하아... 그렇지 않아. "



난 지금 아는 게 없으니까, 섣불리 입을 열기가 어려웠다. 도대체 그 여자와 무슨 관계인 거냐고...



" 기일 마저는 잊으면 안되는 거잖아. "



" 잊지 않았어. "



" ...그래. "



지민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더니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난 또 하나의 퍼즐을 조각을 맞춰야 했다.









____




오늘 드디어 시험이 끝이 났습니다!! 앞으로 다시 글을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시험은 말아먹었지만...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손팅 없을 시 다음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