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지 않고 깎을 건데요?

2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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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달이 흘렀을까? 그 여자의 비위에 맞춰 살아주며, 서서히 그 6명과 여주를 잊어갔다.



아니, 잊기 위해 노력했다.



" 모두 박수~ 이번에도 쌍둥이가 전교 1, 2등을 차지 했단다. "



짝짝짝 -



지민과 세라는 당연한 듯이 씨익 웃어 보였다.



속닥속닥



" 잘난 척하는 거 존나 재수 없네. "



" 그러니까. 성적 말고 꼴등인 주제;; "



씨익



" 도대체 여기에 우리보다 잘난 애가 어디에 있다는 거야? "



세라는 반 아이들을 깔보듯이 흘겨 보더니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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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도 모르고 씨불거리는 꼴 하고는 "



" 아주 역겹지. "



" 허...? "



" 꼬우면 나보다 잘나 보던가. "



" 그래도 너보단 인성이 더럽진 않아ㅋ "



" 넌 입이 더럽잖아. "



" 너...!! "



" 적당히 하지? 매번 이기지도 못하면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지랄이야. "



지민의 말에 조용해졌다. 지민의 차갑고 무거운 눈빛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거다.



하교 시간이 되어 세라와 지민은 곧바로 차를 타고 샵으로 향했다. 저녁에 있을 연회에 참여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 연회장에 있는 그 누구들 보다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거 잊지 마. "



" 네, 알겠습니다. "



오랜 시간을 걸쳐 준비를 완료했다. 그리고 지민의 에스코트로 차를 탔고, 연회장으로 도착했다.



" 사고만 치지 마 "



" 여자나 꼬셔 오지 마. "



" 네가 할 말은 아닐 텐데? "



" 어쩌라고 "



" 어서 오십시오. 박지민 님, 박세라 님 이쪽으로 입장 부탁드립니다. "



세라와 지민은 가볍운 고갯짓을 해주고는 학생이라는 신분에 비해 아주 우아하게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 저길 보세요. 쌍둥이가 왔군요. "



" 분위기가 어째 많이 변했다고 하던데... 진짜였군. "



" 호오... 대단한 인재라죠? "



" 그럼 뭐합니까? 그 집안의 그 자식인 걸요. "



중얼중얼



" 뭐래, 저 노인네들이. "



" 무시해. "



" 알아 "



" 후우... "



세라와 지민은 구겨진 미간을 폈다. 이 바닥에선 이미지가 정말로 중요하니까 말이다.



" 우리 아들, 딸 왔구나? 이리 오렴. "



" 저희가 좀 늦었죠? 학교 끝나고 바로 오긴 했는데... "



" 아니란다. 제때 왔는 걸? "



" 너네구나? 요즘 그렇게 유명한 애들이 "



" 인사드리렴. 이 연회를 주최하신 SG그룹 회장님이시란다. 잘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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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



" 이 연회에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ㅎ "



" 한 번 만나보고 싶어서 이렇게 불렀다네. "



" 정말 감사드립니다. "



" 듣자 하니 지민 군이 아니라 세라 양이 후계자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 중이라 들었는데? "



" 아...ㅎ 맞습니다. "



"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나?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텐데. 이 바닥에서 버틴다는 게. "



" ..... " 지민



" 오빠는 다른 꿈이 있어요. 전 이게 제 꿈이고요. "



" 자신은 있고? "



" 자신이 없으면 시도도 하지 않아요. 저 정도면 못할 거 없다고 생각하고요. "



" 호오... "



" 전 제 자신을 보여줄 거예요. 저에게 맞는 곳으로 갈 거랍니다ㅎ "



" 역시 어려서 그런가 패기가 좋군. 좋은 자세야. "



" 후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 세라양은 혹시 골프 좀 치나? "



" 회장님의 실력에 비해 부끄러운 실력이긴 하지만 할 줄 압니다. "



" 조만간 사람을 보내겠네. 같이 하지 않겠나? "



씨익



" 영광입니다. "



" 조만간 보자꾸나. "



" 네ㅎ "



회장이 자리를 비우고 그 여자는 지민과 세라에게 다가왔다.



" 역시 우리 딸이야. 회장님께서 네가 맘에 드신 거 같구나ㅎ "



" 제가 누구 딸인데요. "



" 좋은 자세야. 엄마는 볼일 보러 갈 테니까 무슨 일 생기면 곧바로 전화해. "



" 네. "



" 제가 세라 옆에 딱 붙어 있을게요. "



" 그래, 지민아. "



여자가 연회장을 벗어나자 억지로 끌어올리고 있던 입꼬리를 내렸다.



" 너 아까한 얘기 진심이야? "



" 뭐가 "



" 아버지의 길을 걷겠다는 거 말야. "



" 응, 뭐 문제 있어? "



" 네가 정말 원하는 게 그게 아니라는 거 정도는 알아. "



" 뭐래, 이거야 말로 내가 원하는 거야. 내 손에 권력을 쥐는 것이 내가 정말 원하는 거라고. "



" 너 설마 나 때문에 일부러... "



" 착각하지 마. 난 단지 나 좋으라고 그런 거니까. "



눈치 한 번 빠르다. 꿈이 있는 지민을 위해 내가 후계자의 길을 걷기로 한 게 맞다. 엄연히 말하면 진짜 세라의 바람이었다. 자신의 오빠가 망가지길 않길 바라는 마음...



수근수근



" 그러고 보니 주 회장님께서 박 회장님네 자식들 말고도 불렀다지? "



" 그렇다 하네. 다들 대단한 인재들이라고 하더라고 "



" 다들 이 악물고 자식들을 관리하나 보군. "



" 이 바닥이 다 그렇지 않겠나? "



" 호오, 마침 저기에 오네요.



그 무서운 인재들이. "



저벅저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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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네들 돌아가는 눈깔 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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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 낮춰, 아직 우리는 저 노인네들을 이길 힘까지는 없는 거 알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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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삐리인 우리를 경계하는 것부터가 재밌긴 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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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 펴, 우린 오늘 노인네들 비위 맞춰주러 온 거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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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네 인상이나 피고 말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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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여길 온 진짜 이유나 잊지 마. "



그 대단한 인재들이 내가 아는 6명일 줄은 누가 알았을까



" 야... 박지민... "



" 왜 하필... "



" 귀찮게 됐어, 쟤네가 우릴 보고는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야. "



" 그러게... 전부 오랜만에 본다. "



" 박지민 정신 차려. 잊기로 했잖아... 예전의 기억 따위는 말이야. "



" 그게 쉽게 되지는 않는다는 거 너도 알잖아. "



" 그딴 표정은 집어치워. 살고 싶으면 배신 한 번 한 거 가지고 흔들리지 말란 말야. "



" ...넌 정말.. "



" 됐어, 차라리 쟤네를 마주치지 않는 게 좋겠어. "



세라는 지민의 손목을 붙잡고 휴게실 룸으로 끌고 갔다.



그런데



" 세라양, 지민군? 여기 인사들 나눠요. 주 회장님께서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어라 하십니다. "



아, 씨발



뭔가 제대로 귀찮아질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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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의 추억을 한순간에 잊어버리는 건 매우 힘든 일이겠죠?









손팅 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