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 말고 남자로서
13. 이게 아닌데
Produced. by PD
“동거..”
“만난지 오래됐어.. 말은 제대로 못했지만.. 거의 4년..”
“오래 만나셨는데 동거는 좀 아니지 않나요.”

(긴장)
“빨리 결혼을 하시지..”
“야 너 미쳤어?!”
“4년이나 만났다며!! 그동안 누나가 찍 소리 없이 잘 만나는 거 보면 좋은 사람이구만!!”
“사람을 잘 보시네요.”
아.. 이게 아닌데..
싶은 여주다.
“저희 누나 잘 부탁드려요.”
“네. 걱정마세요. 형님.”
“야 누가 벌써 형님이야.”
“누나 그래서 결혼 안 할거야?”
“….”

“자주 연락 해요. 형님.”
“하.. 이게 아닌데…”
*
“엄마 병원을 그쪽으로 옮겨주신다고요..?”
“네. 얼마 전에 미국 학회에서 인정받은 실력있는 의사입니다. 걱정하지마세요.”
“그.. 엄마 증세가.. 생각보다 좋은 게 아니라서.. 누나도 알다시피 3기시고.. 지켜보기만 하는 상황이라..”
금방 나을 수 없는 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망설이고 이 또한 부담이 될까 더 망설이는 태형
“태형아. 한번 해 보자. 엄마 거기 있는 것도 몇 년인데 나아질 기미가 없잖아.. 기회 있을 때 잡자. 응?”
“..그래. 내가 엄마한테는 잘 말해둘게.”
*
10시 반
태형이 가고 두 사람이 쇼파에 앉아 티비를 본다.
멍 때리 듯 보는 여주와 채널을 돌이는 석진.
그때 전화가 울린다.
“전화 와. 사장님이신데?”
“아버지가?”
“받아봐. 무슨 일 있으신 거 아니야?”
조금 망설이다 전화를 받는 석진
달칵-
“여보세요.”
“니가 드디어 미쳤구나!”
“그게 무슨 소리세요. 밤 늦게 전화하셔서 무턱대고 이렇게 소리지르는 분이셨습니까.”
전화를 받자마자 무턱대고 욕을 하는 아버지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답하는 석진. 그에 당혹감과 약간의 분노가 섞여있다.
“김비서랑 교제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게다가.. 둘이 동거를 한다지?”

“또, 사람을 붙이셨습니까.”
“사진이 찍혔다. 처신을 어떻게 하길래 한낱 기자한테 이런 사진이 찍혀?!”
기자에게 사진이 찍혔단다. 이 사실이 알려져도 자신은 얼굴이 많이 알려졌을 뿐 아니라 입을 막을 권위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피해를 볼 사람은 여주 였다.
기사라도 나면 ‘신데렐라’ 타이틀 뿐 아니라 일이 아니라 연애를 하고 있다며 마무리된 도용사건을 운운할 수 있다.
무조건 기사화는 막아야했다.
“기사화는 제가 막겠습니다. 제가 무슨 수를 써서..”
“당장 집으로 와라. 김비서도 데리고.”
“아버지.”
“지금 오지 않으면.. 내가 기사화 추진 할거다.”
뚝-
“왜..? 무슨 일 있으시대..?”
“여주야..”
“왜 그래..”
“여주야…”
*
짜악-
“김비서는.”
“여기가 어디 좋은 곳이라고 데려옵니까. 데려왔으면 이렇게 손지검이라도 하시게요?”
“못난 놈. 처신을 똑바로 했어야지. S그룹 손녀랑 만났으면 이렇게 골치 아픈 일 하나 없을텐데. 돈도, 뒷배도 없는데다가 부모 한 쪽은 없고 한 쪽은 거의 죽을 때가 됐다는 애를 만나?!”
“아버지!”
“시끄럽다. 기사는 터트릴거니까 그리 알아.”
“기사를 터트리면.. 제 사람이 다치고 아버지가 그리 전전긍긍하는 서화에도 타격이 있을거라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너한테 피해는 안 가게 하마. 그럼 서화에도 피해는 없겠지. 모두.. 김비서가 잘못한거다.”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짓을 하세요.”
“이게 뭐가 잔인하다는 거야. 이 바닥에서 사람 하나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게 얼마나 흔한 일인데. 아마 고개도 못 들고 다닐거다.”
“그렇게 기사 내기만 하세요. 저도 안 참습니다.”
“네 놈이 무슨 힘이 있어 나를 어쩌겠다 그러냐.”
“묻어야죠. 아버지가, 어머니께 그랬던 것 처럼”
“해봐라. 네 놈이 사랑한다는 그 애인이 눈 앞에서 처참히 찢겨 죽어가는 모습을 선물할테니. 네가 이렇게
나올 줄 알고 미리 시켜놨으니 지금 쯤 애들은 가고 있을거다.
*
속도를 내며 집으로 향했고 가는 길
급하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석진.
뚜르르-
달칵-
“어 형.”
“윤기야. 부탁 하나만 하자. 지금 우리 집으로 좀 가줘.”
“갑자기? 이 밤에 왜.”
“무조건 아무도 못 들어가게 해야해.”
“형 무슨 일인데.”

“여주가 혼자 집에 있어.”
“어?”
“둘 사진이 찍혔고 아버지가 집으로 부르셨어. 아버지 쪽 사람들이 여주를 어떻게 할지 몰라. 지금 가는 길이야. 부탁할게.”
“형.”
“어.”

“걱정하지말고 와. 그쪽 일은 아버지보다 내가 더 잘 아니까. 우리 애들 데리고 출발 할게.”
뚝-
“대표님. 무슨 일이라도..”
“장비 챙겨라. 갈 데가 있어.”
“네?”
“아버지가 많이 늙으셨나보다. 둘째 아들이 무슨 일 하는지 잊으셨나봐. 가자.”
Agt_D
민윤기. 그가 세운 회사.
여러 사업에 손을 뻗어 이 사업 저 사업하며
돈을 굴리고 자금만 해도 수백 수천억이다.
경찰과 공조할 부분은 공조하고
내뺄 부분은 내빼며 활동하는 회사.
조직이 더 편한 말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