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 말고 남자로서

15. 파토 난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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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 말고 남자로서
15. 바디워시

Produced by. PD














그렇게 석진이 회장직에 앉게 된 것도 
8개월이 흘렀을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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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여 오늘 들어온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부속실에 새로운 비서가 들어왔다. 윤아씨는 최이사님 비서로 발령나고 운전과 경호를 담당해주시던 윤비서님이 그만두시고 되게 어린 비서가 들어왔다.

“네. 잘해봐요.”

“녬.”

엄청.. 토끼를 닮았다.



“김비서님 근데 이 서류는 어떻게 해여?”

“한 번 복사 하셔서 파일에 정리해 두시고 회장님 드리면 최종 결제 해드릴겁니다. 결제 받아서 다시 그 부서에 가져다드리면 됩니다.”

“복사는 왜 하는거에여?”

“회장님께서는 꼭 서류를 2개씩은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쿤여.. 되게 완벽주의자신가봐여.”

“독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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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독종이란거지?”

“(히이익) 회장님 안녕하세요..”

“회장님이요.”

“내가 독종이라고 뒷담화라도 하는건가 김비서?”

“네. 독종 맞으시니까요. 콜 하시지 왜 나오셨어요?”

“전화도 안 받길래.”

“무음이었나봅니다. 죄송합니다.”

“..김비서 잠깐 들어와.”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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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지금 김비서님 뒷담 까다 걸린거야..? 오또카지 많이 혼나시려나.. 회장님 짱 마니 무서운데.. 오또케..’

머리 속이 난리 난 신입 아가비서..
하지만 이 두사람은..












“뒷담이 그렇게 재밌나봐.”

“몇 년 전부터 있던 말인데요 뭐. 크게 신경도 안 쓰시는 분이 왜 이러신대.”

“그냥. 신입은 좀 어때.”

“괜찮아요. 좀 귀엽기도 하고.”

“귀여워..?”

“엄청 어리던데요. 일은 더 시켜봐야죠.”

‘지금 귀엽다고 그런거야..?’

“아, 오늘 일정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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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 지금 다른 남자 보고 귀엽다고 하는거야? 심지어 어리다고? 나이 많다고 멕이는 건가(2살 연상) 나랑 4년 넘게 만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인데 나 뭐 잘못했나.. 어제 음식물 쓰레기 안 버려서 그런가 어제 내가 이불을 안 덮어줬나 오늘은 뭐 잘못한 거 없고.. 어제 또 뭐가 있지..?’

들을 정신 없이 머리 속 난리 난 비서님 애인 회장님


“회장님 들으셨어요?”

“어?”

“그래서 어떻게 하실거에요?”

“어 그렇게 해. 나가봐.”

“진짜요..? 안 들으신 건 아니죠..?”

“의심하는 건가 김비서?”

“..그럼 안 가시는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어.”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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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 내가 둘이 있을 때도 말 조심하라고..”

“너 나랑 데이트 안 갈거야?”

뭐?”

“오늘 퇴근하고 영화보기로 했잖아. 친구들 약속 다 거절 하고 데이트 하기로 했는데 안 간다고?”

“내가 언제 안 간다고..!”

“내가 퇴근하고 영화 보는 거 오늘 일정 많은데 티켓 취소 하냐고물어봤잖아. 근데 그렇게 하라며.”

“아니 그게 아니잖아.”

“뭔데 그럼 가기 싫은 거 아니고 뭔데!”


띠리리-


“이따가 다시 얘기 해.”

“허.”

“네. 서화 SH 김석진입니다.”





벌컥-



“김비서님..!!”


탁-


“지가 뭔데 지금 짜증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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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이이익) 괜찮으세여..?”

“아.. 괜찮습니다.”

“많이 혼나셨나여..”

“아뇨. 아니에요. 일 합시다.”

“녬.. (오또케..)”



그렇게 키보드 탁탁 두드리고 받아 온 서류 정리하고
회의 자료 복사까지 하니 벌써 점심시간이 됐다.


“정국씨는 식사 어떻게 하세요?”

“부속실 분들이랑 먹기로 했어여. 강부장님이 사주신다구 하셔서..”

“아~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김비서님은 안 가세여?”

그렇게 묻자 데스크 앞으로 걸어오는 정대리님

“김비서님은 회장님이랑 식사 하시잖아~ 처음 입사할 때 부터 회장님이랑 다니면서 밥 먹고 그랬어~“

“저 사내 식당에서 죽 먹을까해요. 속이 안 좋아서 소화제도 하나 사 먹고 오려구요.”

“어머 왜 속이 안 좋아 그럼 전복죽 사다줄까? 식당 죽 맛 없어..”

“괜찮아요. 어서 가세요. 어서.”

부속실 직원들이 우르르 나가고 데스크 자리에 스르륵 엎드리는 여주. 그냥 굶을 생각이다. 심지어 같이 사는 애인한테 데이트도 파토나고 밥 먹을 기분도 아니다.

똑똑-

“여주야 밥 먹으러 가자.”

“..싫어.”

“가면서 설명 할게. 응?”

“나 속이 안 좋단 말이야..”

“왜. 왜 속이 안 좋아. 약 사다줄까? 죽 먹으러 가자.”

“너때문이야..”

“오해야.. 너 말 못 들었어..”

“무슨 딴 생각을 했길래 맨날 듣던 보고도 못 듣고.”

“..다며..”

“어?”

“..엽다며..”

“똑바로 말 해. 안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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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씨가 귀엽다며… 그거 생각하느라 못 들었어..”

그 말이 민망한 듯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리는 석진. 그 말을 들은 여주는 잠시 상황 파악을 하다가 빵 터져버린다.

“질투해?”

“…응..”

그 말에 눈물까지 고여가며 웃다가 일어나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석진의 볼을 붙잡고 입술 두어번 쪽쪽 거리고 나서 환하게 웃는다

“나 배고파. 밥 먹으러 가자.”

그렇게 두 사람은 손 꼭 붙잡고 회사에서 나간다










[에필로그]

차 타고 가는 길


“상황도 모르고 화 부터 내서 미안해. 질투하는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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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해.. 부끄러워.. 내가 무슨 생각까지 했는데.. 어제 음식물 쓰레기 까지 생각했다니까..”

“귀여워 진짜ㅋㅋㅋ 자기 귀 빨개졌다.”

“응.. 밥 뭐 먹을래.”

귀를 만지작 거리며 말을 하는 석진
귀가 틀까 싶어 손을 내려 잡고 말하는 여주다

“끝나고 영화는 보러 가는거지?”

“응. 못 보면 집에 가서 다른거라도 보자.”

“좋아. 자주 질투 해줘.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