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 말고 남자로서
16. 바디워시
Produced by.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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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뭐해?”
“책 마저 읽으려고.”
“좀 이따가 장 보러갈건데 같이 가.”
“몇 시에 가는데?”
“한.. 6시? 그 책 다 읽고 가면 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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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저녁에 파스타 먹을까?”
“좋아.”
“그럼 고기부터 사자. 오늘 요리는 자기가 해줄거지?”
“응. 좋아.”
“그러면..”

“자기야 우리 바디워시 떨어졌지.”
고기를 이리저리 보던 여주를 귀엽다는 듯 보다가 저 멀리 보이는 생필품 코너에 눈이 간 석진. 얼마 전 광고에 꽃 향기 샤랄라 장면이 나오자 여주가 쓰면 좋을 거 같다고 했었다. 아, 참고로 석진은 향수보다 바디워시 향을 좋아한다.
“응. 바디워시 사야지. 고기는 이거 담고.”
“가자.”
석진이 카트에 살짝 기대 끌고 여주는 패딩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간다.
“이러니까 결혼한 거 같다.”
“이런 분위기 오랜만이긴 하지.”
“최근에 좀 바쁘긴 했잖아.”
“거기 아가씨! 이거 먹어보고 가요!”
“자기 저거 먹을래? 만두 먹고 싶다 했잖아.”
“만두.. 그럴까? 아냐.. 나 요즘 살도 찌구…”

“이모 3팩 주세요. 자기는 살 쪄도 이뻐.”
“하나만 사 하나만..!!”
“커플? 보기 좋네~ 선남선녀야 아주 우리 아들은 언제쯤 이런 아가씨 만나서 장가 가려나~ 호호호.”
“이쁘죠. 아무래도 놓치면 후회하겠죠?”
“그럼~ 이렇게 이쁘고 장도 깔끔하게 잘 보네~ 놓치면 총각 평생 후회해!”
“결혼이나 할까봐요.”
퍽-
“야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감사합니다~ 아 빨리 가자 바디워시 사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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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님 안녕하세여!”
“좋은 아침이에요 정국씨 뭐 해요?”
“아 이거 신제품 개발팀에서 올라온건데 로션이라구 저한테 써보라구 하셔가지구여 엄청 부드럽구 좋아여.”
“음.. 정국씨 다음에 혹시 그런 부탁 받으면 바로 거절하세요.”
“왜여..?”
“혹시 보고서 쓰라고 할 지도 몰라서.. 저도 당해봤거든요. 신제품이라고 써보라 해놓고 시험보고서 써서 올리라고.. 엄청 억울하고 분했어서..”
“그러쿠나.. 알겠습니다!”
그렇게 여주가 자켓을 벗고 자리에 탁 앉는데

“긍데여 비서님.. 혹시 향수 바꾸셨어여? 디따 짱 좋은 냄새 나는뎀..”
“아 바디워시 바꿔서.. 누가 ‘꼭’ 그걸 쓰라 하길래..”
“잘 어울려여!”
“고마워요.”
삐비빅-
호출벨이 울리고
“정국씨 어제 그 보고서 드리고 인터뷰 일정만 전해주세요.”
“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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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들어오세요.”

“오늘 일정은 설명해주시고 보고서는 주세요.”
“오늘 일정은 4시에 L사 인터뷰 하나 있으시고 2시간 정도 예상 중입니다.”
“그거밖에 없나요?”
“네!”
“보고서 주세요.”
“여기있습니다.”
앞으로 가서 보고서를 주는데

“저기 혹시 회장님두.. 바디워시 바꾸셨나여..?”
“아, 예.”
‘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
“안 가봅니까?”
“아녀아녀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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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신입콩떡정국의 머리가 복잡하다
“우연히 같은 바디워시를.. 근데 두 분이서 항상 출근두.. 아냐 그건 비서님이니까.. 근데 나능 호출 안 하시는데.. 뭐지 진짜..”
“정국씨 뭐해요?”
(꾹들짝)
“왜 그렇게 놀라요?”
“아니..안니에여..”
그때 정국의 눈에 들어오는..
왼손에 자리잡은 은색 반지
“쩌기.. 비서님..”
“네?”
“남자친구랑 맞추신거져..?”
“아 반지요? 이거 되게 오래 끼고 다녔는데.. 한 3년 됐나..”
“그러쿠나..”

‘잠깐.. 내가 저 반지를 어디서 봤는데 똑같은 디자인인데 흔한 디자인은 아니었는데 어디더라…’
“보고서 주세요.”

‘…????????????????????????????????’
“그러면.. 김비서님이랑.. 회장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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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아무래도 우리 들킨 거 같지?”
“응.. 그런 거 같애.”
곤란하고 혼란스러운 정구기 위에
귀여워 죽는 커플이 있다
우리 조연출 여러분 2022년도는
2021년도보다 더 행복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