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쁜새끼
w. 라면
베스트 댓글

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
“야, 너 왜 전화를 안 받냐?”

“아, 무음이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와준거야?”
“학교 끝나고 너 약속 있어?”
“없어. 여친도 없는데 약속은 무슨…”
“그럼 나랑 영화보러 가자.”
"?"
“전정국이랑 셋이.”

“…좀 뜬금없는 조합이긴 한데, 그래.”
“끝나고 교문에서 봐! 나 네것도 예매한다?”
“응ㅋㅋㅋ 내가 끝나자마자 연락할게.”
김태형을 바라볼 때 생기는 빠른 눈치가 왜 그날에는 그렇게도 없었는지. 김태형과 이야기하는 그 짧은 순간에도
뒤에서 수군거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난 그때까지만해도 알지 못했다.
•
•
•

“오빠, 오빠랑 김태형 같은 반 아니야?”
“어, 맞아.”
“…? 왜 같이 안내려왔어.”

“화장실 다녀온대. 7교시부터 참았댄다.”
“아, 티엠아이…”
“ㅋㅋㅋㅋㅋ 곧 올거야.”
5시 2분에 내려간다며 카톡을 보내온 김태형은,
5시 30분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았다.
영화 시작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에서 김태형은 연락 자체가 되지 않았고, 정국 오빠는 영화관에 먼저 가서 기다리자며 나를 보챘다.
“뭔 일 생긴 거 아니야?”
“급똥인가보지. 그리고 걔 핸드폰 무음이잖아.”
“아, 씨…”
“일단 먼저 가있자. 표 너무 아깝잖아.”
“걱정되는데.”
“…별 일 없을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연락 기다릴래. 영화 다음에 보면 어때.”
“…….”
•
•
•
30분 전-
“은현수 오늘도 학교 안나왔대?”
“어. 그래서 말 존X 많이 돌고 있잖아 지금.”
화장실에서 나와 1층으로 빠르게 내려가던 태형에게 “은현수”라는 단어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완전히 잊어버리자고 다짐한 태형이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소리나는 방향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김여주 걔가 김태형이랑 잤다는데.”
“…? 미친. 너 어떻게 알았는데.”
“내 친구가 김태형이랑 김여주 아침에 같은 집에서 나오는 거 봄. 그걸 본 은현수랑 김태형이랑 X나 싸웠대.”
“김여주 걘 그런 얼굴로 김태형을 꼬시네ㅋㅋ”
“은현수만 X나 불쌍함. 김태형은 뭐 그런 애한테 넘어가냐. 지 여친이 여기도, 여기도 더 뒤지는데.”
“ㅋㅋㅋㅋㅋㅋ아 미친 새끼야ㅋㅋㅋㅋㅋ”
“김태형 그 새끼는 X나 부럽다~ 좀 반반하게 생겼다고 은현수랑 다 해봤을 거 아니ㅇ,”
퍽-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도저히 화를 참지 못한 태형이 주먹을 휘둘러 버렸고, 그곳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 아이들은 너 미쳤냐며 강하게 소리쳤지만, 지금 태형의 눈에는 뵈는 게 하나도 없었다. 자신이 며칠 전까지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 현재 가장 아끼는 사람이 별 것도 아닌 놈들에게 그딴 말이나 듣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났다.
“야 이 미친새끼야! X발 니 돌았냐? 어?”

“미친 건 너네지. 더럽고 역겨워.”
“X나 지는 정의로운 척. 친구랍시고 할 거 다 한 주제에.”
“마음대로 생각해. 니들 수준은 X발 딱 그정도인가보지.”
태형이 가방을 챙기고 나오자 그제서야 여러 명에게 맞은 것이 생각 난 듯 고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한숨을 깊게 쉬었다. 김여주한테는 뭐라고 설명해야할 지, 시간은 또 왜 이렇게 많이 지난건지. 태형은 화났을 여주를 생각하며 빠르게 1층으로 내려갔다.
“…어…”
5시 45분 영화라고 했는데. 6시가 다 되어가는 지금도 교문 앞에 서 있는 여주를 본 태형이었다. 꼴이 말이 아닐텐데, 이 상처들은 뭐라고 변명해야 여주가 믿을까. 별 의미 없는 생각들을 하며 여주에게 터벅 터벅 다가가는데,
“야, 김태형…!”
여주가 태형을 발견한 듯 정국과 함께 뛰어왔다. 아, 아직 괜찮은 변명을 생각 못했는데.
“지금 너 몇 시인줄 알ㅇ…”
“…….”
“야. 너 얼굴 왜 이래?”

“…사정이 좀 있어서. 별 거 아니야. 보지마.”
“사정은 무슨 사정…! 너 누가 때렸어? 어?
너 이렇게 만든 사람 누구야.”
/
김태형을 절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보통 그 정도로 부정하기는 쉽지 않았으니까.
나에게도 분명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주는 나에게 계속해서 사인을 보내고 있었는데. 왜 이것조차도 알아내지 못한걸까.
영화 시간이 지나도 김태형을 기다리겠다는 말에,
지난 몇 달간 믿었던 여주의 말을 살짝 의심하기 시작했다.
보통 친구라면, 카톡 몇 번 남기고 영화관에 갔을텐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나랑 둘이 있는 게 많이 어색한가, 라는 말도 안돼는
희망에 부푼 생각을 가지고 여주가 하자는대로 했다.
그런데,
“야, 김태형…!”
김태형을 보자마자 바뀌는 여주의 표정에,
아무리 바보인 나라도 확신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단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저 표정, 간절함.
좋아하는 게 아니고서야,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여주의 행동이었다.
왜 여태껏 몰랐을까.
미친듯이 태형이를 걱정하는 여주를 보며
정말로 김태형 너는,
참 바보라는 생각을 했다.
여주는 너를 이렇게나 좋아하고 있는데.
/✍🏻/
나쁜새끼는 아마 20부작일듯 싶어요!
(전개에 따라 1-2화 늦춰질 순 있지만…)
너무 오랜만이죠 ㅠㅠ
나쁜새끼가 너무 안써져서 쉴 때 쓰려고
새작을 냈었는데, 갑자기 순위권에 올라가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그 작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ㅠㅠ
글태기 극복하고 왔으니 다시 열심히 쓸게요✍🏻🤙🏻
기다려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