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새끼

나쁜새끼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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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새끼


w.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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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항상 느끼는거지만 너무 귀여우심 🥺❤️

















#19















“몰라. 초딩 때 좋아한 사람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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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나도 있었다에 한 표.”



“난 없었다에 오백표.”



“헐…”



“김태형, 너는 나중에 커서 뭐 할거야?”



“응? 갑자기?”



“그냥… 너 나중에 무슨 직업 가지고 싶은지 궁금해서.”



“몰라. 나는 잘하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딱히 없어.”










잘하는 거 있는데. 김태형이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거 있다. 누군가 본인을 좋아하게 만들기. 내가 18년을 살며 김태형만큼 사람을 홀리게 하는 능력이 좋은 사람을 못 봤다.











“음, 네가 잘하는 거 생각났는데. 이걸로 직업은 못 가지겠다.”



“? 뭔데ㅋㅋㅋㅋㅋ”



“네가 제일 잘 알텐데.”



“모르겠는데? 알려줘.”



“…사람 기분 좋게 만드는 거. 너 좋아하게 만드는거.
너 그거 제일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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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 말 처음 들어봐. 칭찬이지?”



“칭찬이지 그럼 뭐야.”



“너한테 이런 말 듣는 거 신기해서.”



“뭐래. 누가보면 내가 너한테 만날 욕만 한 줄.”



“맞는데.”



“…?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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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안 치고, 나 너한테 칭찬 거의 처음 들어봐.”











김태형이 눈을 두 번 깜빡이며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내적 칭찬과 환호는 많이 한 적 있어도 자존심 때문에 좋아한다는 걸 들키기 죽어도 싫어한 나는 김태형에게 모진 말만 했던 것 같다. 김태형은 그래도 나한테 엄청 잘해주는데, 나도 좀 잘해줄 걸 그랬나.











“큼… 김현수 선배랑은 데이트 안해?”



“너 요즘 김현수한테 관심 되게 많다.”



“그냥… 궁금하니까…”



“모르겠어. 은현수때처럼 확 끌리는 건 없네.”



“그러면서 또 연애할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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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도 모르지~”



“…….”











두 눈을 찡긋거리며 능글맞게 말하는 그 순간조차도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내 자신이 너무 어이없었다. 거의 인생의 반을 짝사랑 한 남자를 놓칠 위기에 있는데, 아무런 노력도 안하고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는 나 스스로에게 현타가 온 타이밍이기도 했다. 김태형에게 들이대는 여자들은, 몇 십번을 거절당하면서도 다시 김태형에게 다가가는데. 나는 김태형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좋은 카드에 있음에도 왜 시도 한 번 하지 않는걸까. 정말 갑자기, 8년간의 짝사랑 끝에 드는 의문이었다.










“태형아.”



“……?”



“너 생일날…. 나랑 하루종일 놀자.”



“…그래…!”



“뭐야 그 떨떠름하고 찝찝한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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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너 나한테 이름 불러준게 너무 당황스러워서.”



“뭐래.”



“그리고… 먼저 놀자고 한 것도 처음이잖아.
갑자기 왜 이래? 너 설마 어디 유학이라도 가?”



“아 뭐라는거야. 친구한테 놀자는 말 한 마디 못하냐.”



“아니면 혹시… 너 정국이랑 연애해?”



“아 뭐래 진짜! 내가 그 오빠랑 왜 사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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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또… 네가 연애해서 앞으로 나랑 못 놀아주니까 잘해주는 줄 알았지. 아니면 아닌거지 뭘 또 그리 정색을…”



“나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어.”



“누군데? 우리 학교야? 아님 다른 학교?”



“오래 좋아한 사람이야. 그래서 못 알려줘.”



“내가 아는 사람인가?”



“아 추리 작작하고! 이제 그만 가자, 집에.”



“그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루를 같이 보낼 수 있다는 건, 정말 축복 같은 일이었다. 김태형과 그 날 하루종일을 웃고 떠들며 또 다시 한 번 느꼈다. 나는 정말 김태형을 좋아한다. 김태형 나쁜 새끼인 거 내가 제일 잘 알고, 김태형이 나한테 이성으로서의 호감 정말 조금도 없다는 거 잘 아는데, 고백 정도는 해봐야겠다. 그래야 죽을 때까지 후회 안하고 마음 편히 살 수 있을것만 같았다. 자존심이고 뭐고, 김태형에게 내 약점을 드러내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그딴 거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그 모든 걸 이길만큼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건 사실이니까.











“야, 나 줄 거 있어.”



“쓰레기 주기만 해봐 아주.”



“나를 뭘로 보는거야 도대체… 눈 감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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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ㅋㅋㅋㅋ 반지라도 줄 기세네.”



“자, 이제 눈 떠.”



“뭐야 이게?”



“너는 눈이 없냐? 보면 볼라? 향수잖아,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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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니까… 네가 이걸 나한테 왜 줘?”



“수능 선물.”



“…?”



“아… 그냥… 수능 보느라 수고 했다고!”



“…푸흡.”



“뭐야, 내 선물 비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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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ㅋㅋㅋㅋ 웃겨서. 감동인데.”



“웃기면 웃긴거고 감동이면 감동인거지.
웃긴데 감동이야?”



“어, 너 이거 사는 모습 상상하니까 웃긴데 감동이야.”



“잘 쓰고 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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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고마워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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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아, 너 이번주 일요일에 뭐 해?”



“이번주? 집에서 그냥 놀 것 같은데.”



“그러면 약속 잡지마. 나랑 영화 보자.
우리 수능 끝난 날에 못 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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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러지 뭐.”



“나 그리고 그 때 할 말 있어.”



“그래? 뭔데?”



“이번주 일요일 되면 알려줄게.
그러니까 약속 펑크 내면 절대 안 돼! 중요한 말이야.”



“ㅋㅋㅋㅋㅋ알았어. 약속할게.”






















“야, 너 이번주 일요일에 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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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거 안하는ㄷ… 아, 나 약속 있어.”



“무슨 약속? 중요한거야?”



“응, 펑크 내면 안 돼.”



“왜. 무슨 약속인데.”



“현수랑 영화 보기로 했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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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중요한 할 말 있대. 그래서 못 뺄 것 같은데, 왜?”



“아니야,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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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모두들 즐추 보내세요 ☺️☺️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