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각 - 또각 -
슬슬 해가 져가고 있을 저녁 시간.
한 여성이 명쾌한 구두소리를 내며 큰 건물 앞에 와 우뚝- 멈춰선다.
서울에 위치한 빅힛 엔터테인먼트
뚫어지게 쳐다만 보던 여성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내뱉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
"안녕하세요."
"아,네 어..안녕하세요.."
어색한 공기가 맴도는 사무실 안, 두 남녀가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마주보며 앉아있다.
어색함을 못이기고 여주가 먼저 인사를 건네자 역시나 어색함에 괜히 손가락만 만지작 거리던 정국이 다급히 대답한다.
그러니까 이곳은 빅힛 엔터테이먼트 건물 안에 있는 수많은 사무실 중 한 곳.
그리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여자는 일반인. 반대로 다급히 대답하던 남자는 이곳에 없으면 안되는 귀하신 연예인
"이번에 촬영하신다는 드라마가 멜로 연기죠?"
"네..그쵸.."
이 두 남녀는 계약연애를 위해 만났다.
정국은 유명한 배우다..멜로 드라마 대본은 손도 안대던, 그리고 지금 2년동안 손 한번 댄적 없는 멜로 연기를 다시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그렇다면 여주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무엇 때문에 이곳에 있는 것일까
"정국씨가 고민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뭐 물론 고민이 안되는 것도 말이 안되긴 하죠ㅎ"
"네..긴장도 되고 여러가지 걱정도 들어서요. 여주씨는 이 제안이 부담스럽지는 않으셨어요..?"
"아.., 부담스러우셨구나?"
".........."
살풋 웃음 지은 여주가 차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이 제안이 정국씨한테 충분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별다른 걱정은 굳이 안하셔도 될거 같아요."
"......."
"전 정국씨를 도우러 온거에요. 그리고...연예인 정국과 인간 전정국은 뭐가 다르며 같을까, 어떤 사람일까 뭐 이런게 궁굼하기도 하고요."
어색함과 부담감을 보이는 정국에 여주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안심하라는듯 말했다.

"근데...계약연애라지만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요?
정국의 말에 차잔 모서리 부분을 만지고 있던 여주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정국에게로 시선을 고정한다.
"그 감정을 깨닫고 느꼈으니 정국씨는 멜로 연기를 다시 할 수 있겠죠."
"그거 말고 이별이요. 여주씨와 제가 사랑을 해도 결국 이별을..한다면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한다면은 이 아니라 해야죠."
"이별은 아프잖아요."
"정국씨"
자꾸만 바닥에 시선을 두고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정국에 슬슬 답답해 오던 여주가 정국의 이름을 불러 자신을 보게 한뒤 말을 이었다.
"정국씨 목적은 멜로 연기를 다시 하는거 아닌가요?"
"맞아요. 근데..."
"배우 맞네요. 여러 경우도 생각하시고 또 되게 감성적이시고"
"커흡 읍..콜록 콜록 - ...네?"
뜬금없는 여주의 말에 차를 마시다 사례가 걸린 정국이 연신 콜록이며 숙였던 고개를 들어 당황한 표정으로 여주를 응시했다.
그런 정국이 귀여운건지 작게 웃음을 흘린 여주가 휴지를 뽑아 흘린 차를 닦는다.
"우리는 이별을 앞두고 있는 계약연애 를 하는거에요. 정국씨의 목적을 위해서"
"......."
"그리고 진짜 사랑이 올까요? 저는 가짜사랑은 알아도 진짜사랑은 또 뭔지 잘 몰라서요. 진짜든 가짜든 우리의 끝은 이별밖에 없어요."
"........"
"그러니 그런 걱정은 굳이 하지 말아요."
이별을 약속한 두 사람의 연애는 오늘부터 해서 1일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