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_

그렇게 한 동안 울며 열분을 토한 여주를 뒤로한 채 왕자는 자신이 여기 더 있어봤자 여주가 더 안쓰러워 벌을 내리지 못할거라고 생각하고 뛰쳐나가.

왕자는 여주가 했던 말을 곰곰이 생각해봤지.

여주의 말 중 틀린 말은 단 하나도 없었어.

자신이 그렇게 여주를 벌레보듯이 대한게 잘못이였고,

자신이 사랑하는 자를 자신이 죽인거라고.

그렇게 만년필을 돌려가며 생각한 왕자의 눈물에서는 결국 투명한 액체가 흐르기 시작했어.


왕자는 신하들을 불러 이렇게 얘기했어.

“당장 옥에 수감된 박여주를 석방하라.”

신하들은 고개를 조아리며 긍정의 대답을 내놓았지.


왕자는 곧바로 벨리타의 유일한 강인 포보스 강에 몸을 던졌어.



자신이 갑자기 석방이라는 말에 여주는 의아했지만 축 쳐진 채로 궁의 감옥에서 벗어났어.

왕실 바로 앞에 있던 포보스 강은 왠지 모르게 검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비릿한 냄새가 났었어.

순찰을 돌던 기사단들은 그걸 발견하고 북을 울리라고 명했지.

왕국에 북을 울리는 경우는 비상사태를 알리려는 의도야.

북소리와 함께 울리는 목소리 _

“왕자님께서 승하하셨다!”

여주는 그 말을 듣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지.

’방금 전까지 멀쩡해보였던 왕자가 왜 죽어?‘
이제 자신에게 남은 사람은 정말 없다고 느낀 여주는 울지 않았어.

울어봤자 이렇게 나약한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도, 그런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도, 내가 탓할 사람도 없는걸 알아버렸기 때문이야.

그런 여주는 자신이 매일같이 어렸을 때부터 가꾸던 작은 정원으로 향했어.

그 곳에는 붉은 장미가 유리 안에 위치해있었지.

그 장미의 향을 맡은 여주는 기분 좋은 듯 옅게 미소를 띄운 뒤 왕자가 묻혀있는 곳으로 향했어.

왕자가 묻혀있는 곳을 본 여주는 작게 이야기 했어.

“철 없는, 어리고 나약하기만 내가 왕자님을 죽였어요. 왕족 시해범은 결국 왕자님이 아니셨네요. 살인자는 나였네요.”

그런 말을 남긴 여주는 가져온 장미 가시에 고의적으로 자신의 손을 두어번 찔러 붉은 장미에 검붉은 혈을 발라.


그리고 장미를 놓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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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내 손주. 어땠니?”

“그 둘이 너무 안쓰러운 것 같아요. 그런데 할머니, 그 장미는 어떻게 됐어요?”

“과거 벨리타 왕국이였던 한 지역에 가장 높은 산에 아직도 그 장미는 시들지 않았다고 한단다.”

“우와 정말요? 한 번 나중에 보러가요!”

“허허, 좋단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

아주 진실된 이야기지.

친구 사이도 아니였는데

누군가 마음을 열었어.

예상치 못하게.

단지 작은 변화였어.

정말 조금의 변화였지.

약간 두려워했었어.

누구도 준비돼 있지 않았었지.
언제나 변함없어.

언제나 놀랍지.

아주 옛날 이야기,

시처럼 오래된 노래,

아름다움과 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