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너때문에

13 술자리 고백

*way 4 luv 들으면서 감상해주세용🐬

 

 


 

 

플리는 마이크를 단단히 잡은 채 눈을 떴다. 연습실 안, 모든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었다.

 

긴장으로 숨이 막힐 것 같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은호의 “도망치지말고, 끝까지.”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도망치지 않아. 오늘은… 반드시.’

 

 

“노래 시작하겠습니다.”

플리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노래를 시작했다.

 

 

“Way 4 Luv… way… 4… luv~”

 

이번엔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았다. 고음도, 가사도 또렷하게 이어졌다. 방 안이 점점 음악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연습실 밖 복도에서 예준이 다른 멤버들에게 말했다.

 

“플리~! 완전히 달라졌는데?? 어제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야!”

 

밤비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어제랑 표정부터 다르다니까. 완전 집중했나보네~ 이게 원래 플리 실력이지 ㅎㅎ”

 

하민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좋았어요, 플리 씨! 정말 노래 잘하시네요...!!”

 

“감사합니다아...ㅎㅎ”

 

예준도 웃으며 말했다.

“플리, 오늘 딱 너의 실력을 보여줬구나 ㅎㅎ 수고했어”

 

플리는 마음속에 작은 불씨가 켜지는 것 같았다.

 

 


 

 

연습이 끝나고, 플리는 기타를 정리하는 하민에게 다가갔다.

“선배… 저… 어제 일 때문에 정말 죄송했어요.”

 

“괜찮아. 어제는 플리 씨도 당황했을 거고, 상원이도… 너무 경솔했어요. 오늘 너무 잘하셨으니, 그걸로 충분해요 ㅎㅎ”

 

플리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해요... 그리구 말 편하게 하셔도 돼요!!"

 

"ㄱ...그럴까? ㅎㅎ 나도 그럼 편하게 플리라고 부를께ㅎㅎ"

 

"넵! ㅎㅎ 공연까지 잘 부탁드립니닷!"

 

 


 

 

연습실을 나서며, 은호가 플리 옆으로 다가왔다.

 

“봐, 되잖아. 결국엔 네가 해냈네ㅎ"

 

“선배 덕분이에요. 어제… 정말 고마웠어요.”

 

“뭐, 그 정도는 해줘야지.”

은호는 그렇게 말하며, 플리의 머리를 또 푸드덕— 하고 헝클어놨다.

 

"아악, 선배에~!! 고데기 다해놓은 건데ㅠㅠ"

 

"ㅋㅋㅋㅋ 어쩌라구~"

 

"네에~???>!>!!>!!@?"

 

여름밤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플리는 별빛처럼 반짝이는 공기를 들이마시며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성공적인 2차 연습이 끝나고, 고돌대 밴드부와 양고대 밴드부 VIBE는 서로의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친목 저녁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예준이 잔을 들어 말했다.

 

 

“자, 오늘 수고 많았어요! 앞으로 무대도 멋지게 해봅시다! 건배!!!

 

“건배!”

 

술잔이 부딪히고, 조금씩 웃음소리가 늘어갔다. 밤비가 플리를 놀리듯 말했다.

“플리~ 오늘 완전 잘했어! 너 이제 VIBE에서도 완전 인정받더라?"

 

“아니에요… 그냥 최선을 다한 거예요오…ㅎㅎ”

 

“야, 그만 좀 놀려. 플리 긴장 풀렸는데 또 얼어붙겠네.”

 

그때, 상원이 잔을 벌컥벌컥 비우더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갑자기 테이블을 ‘탁!’ 치며 말했다.

“야, 플리! 너… 너 내가 봐준 줄 알아? 쒸… 내가 너 때문에… 고돌대를 몇 번이나 온 건데!!”

 

모두 순간 멈췄다.

 

하민이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야, 너 오늘까지 딱 두 번 왔거든? 무슨 소리야..?^^ 제발 조용히 ㅈ...”

 

“두 번? …그래, 두 번… 하지만 난… 그 전에 몇 번이나 이 학교 앞을 서성였다구!!”

 

플리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서성였다고요?”

 

“나… 너한테 사과하려고 그랬어. 그날 연습실에서 내가 넘무 심하게 말했잖아하... 근데… 네가 너무 잘해주니까, 괜히 말도 못 하고… 결국 오늘까지 이렇게…!”

 

플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상원은 술기운에 말이 꼬이면서도,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나… 나 사실… 너 좋아하는 것 같다고오…!! 네가 너무 신경 쓰여서… 자꾸…!!”

 

하민이 급히 상원의 입을 틀어막았다.

“야, 진짜 그만해라?! 너 지금 많이 취했다. 밖으로 나가자,”

 

상원은 발버둥치며 고개를 돌려, 플리를 향해 애타게 소리쳤다.

“플리… 너… 나 진짜야… 나, 너…!!! 으브브븝!!!”

 

그러자 하민은 더 세게 상원의 입을 막고는 예의 상 웃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다들~^^ㅠ 얘 좀 데리고 나갈게. 플리, 너 놀라지 마. 얘 원래 저래!”

 

하민은 상원을 질질 끌고 밖으로 나갔다. 문이 ‘쾅!’ 하고 닫히자, 테이블에는 이상한 정적과 피식 웃음기가 번졌다.

플리는 멍하니 문을 바라보다가, 작게 피식 웃음을 흘렸다.

 

‘뭐야… 저 사람.... 나한테 말 막하더니...ㅋㅋ 갑자기 나 좋대에...;;;'

 

밤비가 웃으며 말했다.

“야, 플리이~ 너 인기 많다??? 상원이가 너 좋아해서 온 거였네ㅋㅋㅋ 그렇게 뭐라하더니 미운 정 들었나봨ㅋㅋㅋ”

 

“아니에요오... 그냥 술김에 한 말일 거예요ㅋㅋ 으윽 짜증나!! 고백 취소하라그래요오!!!"

 

예준은 플리를 말없이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예준은 잔을 내려놓으며 속으로 다짐했다.

‘플리를 좋아하는 놈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 …이거, 경계해야겠는데.’

 

그 옆에서 은호도 무심히 잔을 기울이며 시선을 떨궜다.

‘더는 늦으면 안 될 것 같네’

 

 


 

 

삼일 뒤, 플리는 연습을 마치고 예준, 밤비와 함께 학교 복도를 돌아다니며 VIBE 밴드팀과의 무대를 홍보했다. 포스터를 붙이고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플리는 긴장했지만 웃었다.

 

“여기 붙이면 잘 보일 것 같아요. 이쪽도 붙일게요!”

 

밤비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플리, 네 얼굴이 포스터보다 눈에 띌걸? 학생들 다 너만 본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오…”

예준은 피식 웃으며, 플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ㅋㅋㅋ 나도 인정~ 모두 플리만 볼 듯?”

 

플리는 작게 웃었다.

“장난치지 마시구요오... -_- 선배가 말해주셨잖아요. 이 기회… 절대 놓치지 않구.. 잘 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그때, 한 남자가 플리 옆으로 다가왔다.

 

“거기 학생.”

 

플리는 고개를 돌려, 낯선 남자를 바라보았다.

 

“…네? 저요?”

 

남자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

 

“맞아요. 할 얘기가 있는데, 잠깐만 시간 내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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