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너때문에

16 불행은 언제나 있다

“그 계획은......”

 


 

"계획은...?"



 

"뮤직 스팟 공연은 월요일, 콜라보 공연은 금요일에 하기로 했죠?

그럼 월요일 무대에서 ‘미완성’ 곡을 선보이고… 금요일 콜라보에서 그 완성본을 터뜨리는 거예요.”


밤비가 눈을 크게 뜨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

 

 

“뭐? 일부러 미완성 버전을?”


“네...!”


"근데... 우리가 미공개 노래가 있나...?"


"사실 제가... 음악 만드는 걸 취미로 즐겨서, 몇 개 자작곡이 있거든요...!"


은호가 놀라며 말했다.

"뭐?? 플리.... 너...."


"ㄴ...네...?"


 

"작곡 능력까지 있었냐? 짜식 진짜 재주가 많구나!!"


은호는 플리의 머리를 푸다닥 흩트러놓았다.

그러자 예준이 옆에서 은근슬쩍 째려보는 게 느껴졌지만, 은호는 그대로 플리 옆에 가까이 앉았다.


"그럼 VIBE 팀은 어쩌고? 콜라보 예매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잖아"


“일단 미공개 곡을 1절까지만 들려주다가 2절에서 갑자기 정전 시킬 거에요.

그리고

사람들이 놀라는 순간—”


"순간?!"


"그때 VIBE 무대가 빔프로젝터로 틀어질거에요!!"


"오오??"


“뮤직 스팟 공연은 고돌대 밴드부 단독으로 치르니까 조건도 충족되고, 동시에 VIBE는 다른 공간에서 실시간 방송으로 참여하는 거예요. 인스타랑 틱톡으로 동시에 중계하면 엄청 화제가 될 거예요!”


은호가 드럼 스틱을 돌리며 묻는다.

“그럼 고돌대 밴드부랑 VIBE가 같이 공연을 한다는 거야?


"음.. 그건 아직 정해지진 않았는데, 같은 노래를 번갈아가면서 부르면 좋을 것 같아요!”


"번갈아가면서라..."


"제 머리로 생각한 건, 생방송 대결이거든요...!!"


"어떤 대결인데?"


"관객들은 이미 깜짝 이벤트에 혹 했을거구… 대결은 방송 시청자 수 내기!”


"우와 내기 좋은데?"


“진 팀은 금요일 콜라보 무대에서 벌칙을 수행하는 거죠ㅋㅋㅋ 헤헤”


밤비가 박수를 탁 치며 외쳤다.

“야, 이거 대박인데? 홍보도 되고, 관객들도 두 번 올 이유가 충분하고!”


은호는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싸하네. 단, 뮤직 스팟 담당자한테는 ‘고돌대 단독 공연’이라고만 해야겠지.”


“어차피 무대 위에는 우리뿐이니까... 플리가 머리 잘 썼네 ㅎㅎ"


예준도 플리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그러자 은호도 똑같이 예준을 째려봤다.

 

 

그렇지만 예준도 똑같이 굴하지 않곤, 은호를 똑바로 쳐다보며 플리 옆에 찰싹 붙어 앉았다.


 

'.... ㅇ ... 왜 이러는 거야 이 냥반들....'


"어... 어쨌든!!!!!"


플리는 양 팔로 두 사람을 멀리 밀고는 말했다.

"일단 VIBE 팀에도 설명해야하니까, 짧게 미팅 잡으시죠!"











다음 날, 고돌대 밴드부는 VIBE 팀에게 이 계획을 설명했다.

하민이 차분히 말문을 열었다.


“정리하자면, 고돌대가 뮤직 스팟 무대에 서고, VIBE는 다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거네? 결국 두 팀이 합작으로 공연을 만드는 거지.”


 

"네 맞습니다!!"


플리는 하민에게 입모양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선배 고마워요. 덕분에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어요'


하민도 귀엽다는듯 가볍게 웃으며 입모양으로 작게 말했다

'별 것도 아닌데 뭐'


그런데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때, VIBE의 보컬 주박하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결국, 우리 VIBE는 고돌대 들러리 서주는 거 아니에요? 우리 이름값 이용만 하고?”


“응? 박하야, 그게 아니라—”


“아니라고요? 관객은 고돌대 공연장에만 몰리겠죠. 우리는 빔프로젝터 속에 갇혀서 ‘배경 영상’이나 되는 거잖아요.”


"엏 박하 님, 그건 아니구...."


"우리도 나름 유명 밴드예요. 근데 왜 우리가 굳이 이런 서브 역할을 해야 합니까?"


순간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예준이 말을 꺼내려 했지만, 박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의자를 밀쳤다.


“죄송하지만, 전 이딴 계획 못 받아들입니다.”


쾅!!! -


의자가 뒤로 넘어지며, 박하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박하 님!”


플리는 급히 따라나갔다.

“잠깐만요, 얘기 좀 들어주세요!”


“... 니 얘기, 듣고 싶지 않아! 비켜”


플리는 용기를 내어 박하의 팔목을 붙잡았다.

“제발, 한 번만—”


"아, 싫다니깐?!!?!"


탁-


박하는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

.

.


그 순간.


“ㅇ...어 ..? 꺄악!!”


 

 

플리의 몸이 휘청이며 계단 아래로 미끄러졌다.


“…어… 어?”

 

.

.

.

.

.

.

 

 

다음 화에 계속 >>

댓글과 응원 부탁해용 ♥️

( 우리 플리 .. 많이 다치치는 마렴 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