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1주일 뒤
눈코 뜰 새 없이 여자 조직원은 사라졌다
저기 바다 한가운데에 있을지
어딘가 산에 묻혀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내가 아무리 말려봐도
“괜찮다니까 지민아..?굳이 그렇게 할 필요 없어.”
“아니.너한테 상처주고 내 조직을 더럽혔어.”
“내가 용서 못해.”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그렇게 평화로운 날들이 계속되었다
참 아름다웠고 우린 좋았다
*
"고양이 새끼."
“응?”
“이 사람들 맞아?”
“뭔데?”
지민이 보고 있는 모니터 속엔
그때와 다르게 많이 늙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사람들이 보였다
중년의 부부
날 버렸던 부모
“..이 사람들은 왜..?”
“또 무슨 일을 꾸미는거라면 그만 둬.. 더이상 다치지 않았으면 해..”
“걱정마.그냥,그때 왜 그랬는지 들어나보자.”

“훔쳐간 네 유년시절을.. 돌려내라고,화라도
한번 내봐야지.참으면 병 나.”
“이제 털어놓을 때도 됐어.”
“..내가 할 수 있을까..”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건 센 척하는 거 밖에 없는데..”
“더구나 네 앞에선 더 약해지는 거 같고..”
“약해지면 뭐 어때.”
“내가 지켜준다고 약속했잖아.”
“나 믿지?”
“응.”
“너 믿어.”
*
“아직이야?원래 이렇게 일처리가 늦었던가.”
“죄송합니다.다 제 불찰입니다.”
“알면 지금 당장 나가서 찾아봐.”
“아,조심히 모셔.하나라도 다치면 절대 안돼.”
“네 대표님.”
왜 이렇게까지 하는거냐고 물었다
난 정말 괜찮은데
잊고 살아도 상관 없는데
난
너만 있으면 되는데
“참을 필요 없다는 거 알려주고 싶어.”
“널200에 넘긴 사람들이야.”
“넌200만원 가치의 사람이 아니고 네 가치는 돈으로 할 수 없어.”
“…”
눈물이 흘렀다
이런 위로는 처음이라
잔잔히 내 귓가에 들리는 말들이
내 삼장에 천천히 스며든 위로가
차갑게 닫힌 내 문을 모두
녹여버렸다
“고마워.. 지민아..”

"나는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요."
(널 위해 난 모든 걸 할 수 있어.)
*
“경찰 불러!!당장!!”
“당신들 신고할거야!! 미팅 온 사람한테
이래도 되는거야?!”
지민의 사업장 중,대형호텔로 두 사람을 불렀다
건물 안에서 울리는 그들의 목소리
그 두 사람에게 다가가는 용식
“윗층에서 대표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오시는 길에 불편한 점이 있으셨다면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젠틀하게 물어오며 두 사람의 경계와 의심을 푼다
엘리베이터 안
세 사람이 대화를 나눈다
목적지는47층 라운지바
“이 호텔도 직접 경영하시는 건가요?”
“대표님께서 운영하시는 여러 사업장 중 하나입니다.”
“분위기도 인테리어도 고급지네요.”
“감사합니다.오늘 미팅 후 하루 묶고 가세요.스위트룸으로 체크인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왜 대표님께서는.. 제 작은 회사와..”
정말 작은 회사였다
수입 없이 세금만 내는 그런 회사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볼품없는 그런 회사였다
그런 회사에 투자를 하겠다며 손을 내밀었으니
혹할만도 의심할만도 하지
“대표님께서 두분을 꼭 만나뵙고싶어하셨습니다.”
“확실한 건 대표님께 물으셔야합니다.전 비서고,대표님의 속까지 들여다볼 순 없으니까요.”
*
47층 라운지바
깔끔한 정장 차림의 지민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여주의 부모
돈에 눈이 멀어 소중한 딸을 팔아넘긴
그런 파렴치한 사람들을
지민,아니‘제이’가 만나게됐다

“..그렇게 예쁜 아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