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남자 생각보다 자상하고 따뜻하다. 차가운 내 손을 잡고 싱긋 웃어준다. 내 심장은 아이스크림이 녹듯 살살 녹고 있었고 무엇보다 이 사람이 내 최애란 점이 놀라웠다.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니 있으니 불편한 것인지 물어본다.
"... 아니.. 부끄러워요"

"여주씨, 볼수록 매력적인 스타일이네요."
"네... 네에...?"
여주가 눈이 커지며 태형을 바라보았다. 태형은 밤이라며 조용히 해야한다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고 태형과 잡지 않고 있는 손으로 틀어 입을 막았다. 태형이 여주의 집 앞까지 바래다 주었다. 마지막에 사람 하나 죽이는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건 덤.
***
"흐아아암..."
기지개를 시원하게 피며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11시까지인 카페에 가기위해 느긋하게 챙기기 시작한다. 다 챙기고 나니 10시 2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였다. 여주는 토스트에 잼을 바르고는 입에 물었다. 달달한 딸기잼이 발린 토스트를 곱씹으며 태형의 생각을 하는 여주.
".. 잠만 내가 왜 그 사람을 생각해... 그냥 내 옆집... 아니면 내 최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정신차려..."
여주가 끈적해진 손을 씻고 제 뺨을 약하게 두 번 때린 뒤 아무도 없는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라는 말을 남긴 체 문고리를 열고 밀었다. 집에는 쓸쓸한 공기만이 멤돌며 제 주인을 기다렸다.
***
"오늘도 좋은 하루에요!"
여주가 웃으며 들어오자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시는 카페 식구들. 덕분에 든든하다니까? 라며 중얼거리고는 앞치마를 메고 점심타임 준비를 하였다. 이 카페 사장 사촌인 윤기오빠와 오늘도 시시콜콜한 농담들과 일상을 얘기한다.

"진짜 요즘 밖에 너무 덥다."
"그러게요... 덕분에 손님들이 파도처럼 밀려오죠ㅋㅋ"
"사실 나는 내가 왜 여기서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헉ㅋㅋㅋ 회사 취직 안하셔요?"
"사실 회사 들어가기 싫어서 여기서 하는거 같네"
"네...?"
"아빠가 회사 안 올거면 현이형이나 도와줘래"
"아, 그래서 카페에서 일 하시는거에요...?"
"응 그랬던 거 같아"
"....? 정확하지 않은거잖아요!"
"푸흡ㅋㅋㅋㅋ 진정해 이제 손님들 올 시간이니까"
".. 알았어요, 오늘도 화이팅해요 오빠!"
여주가 윤기에게 웃어주고는 카운터 앞에 섰다. 진상손님들만 빼면 완벽한 일터이다. 따스한 직원들, 우리들 덕에 기분좋게 즐기다 가시는 손님들 까지. 최고다 말 그대로.
"엇, 저번주에 초코칩 프라페 먹으신 분이시죠?"
"헉.. 기억하세요?"
"아 되게 토끼같이 생기셔서 기억하고 있어요ㅋㅋㅋ"
"칭.. 찬이죠?"
"그럼요! 오늘도 초코칩 프라페에요?"
"네"
"진동벨 울리면 가지러 와주세요!"
수입도 좋았고 그냥 포근했다. 손님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들도 나의 힘이 되었다. 11시부터 3시. 점심타임에만 하는 것 치고는 돈을 꽤 받으니 기분도 좋았고 알바 나오는 것도 즐거웠다.
"여주야, 그냥 정직원으로 일할래?"
"... 진짜요???"
솔직히 너무나도 좋은 제안이였다. 나는 좋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윤기오빠도 오빠 특유의 입동굴을 지어주었다. 사장님도 협의 한거냐고 묻자 사장님이 나오셔서 말했다.
"내 허락이 있어야 윤기도 뭘 할 수 있지ㅋㅋ 내가 제안한거야"
".. 헙... 사장님..."
내가 글썽이며 말하자 시간이 됐다며 가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신다. 이런 따뜻한 곳이 나의 직장이라니... 카페 로망이 이런걸까 싶었다.
"근데 수영언니는 왜 안 왔어요?"
"걔 남친생기고 대타 자주 쓰더라"
"어우 부럽네요"
"너도 곧 생길 것 같던데?"
"네...?"
"어제 공원에 같이 걷던 사람"
"아..."
나는 단번에 태형씨인걸 알고 볼이 붉어지는걸 느꼈다. 나 지금 이성적으로 좋아하는거야...? 진짜 제대로 미쳤네 윤여주..
"응원할게ㅋㅋㅋㅋ"
"아아 그러지마요..."
윤기오빠가 계속 놀리길래 괘씸해서 꿀밤을 살살 한 대 때리고는 입을 삐죽 내밀고 카페를 나왔다. 윤기오빠는 내 이름을 부르더니 잘가라고 해맑게 인사한다. 그 인사에 바로 사르르 녹는 나도 한심했지만 너무 행복했으니 신경쓰지 않았다.

민윤기, 29살
자신 사람들에게는 따뜻하고 웃음이 많은 사람. 여주를 그저 친한 동생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강 혁, 31세
카페의 사장이며 포근한 이미지이다. 직원들이 왜 선하냐고 눌어본다면 이 사람과 말을 해볼 것. 그리고 놀랍게도(?) 유부남이다.

박수영, 25세
여주의 친한 언니. 요즘엔 남친 만나느라 얼굴을 잘 안비춰준다. 그래도 듬직하고 털털한 언니이다.
(중요한 인물들만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