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일주일쯤 지났을까. 나와 강태현의 사이처럼 하늘도 우중충했다. 아니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맑았었는데..
역시 우산을 못 챙겨온 난 그저 내가 집 가기 전까지만 비가 내리지 않기를 빌고 또 빌 뿐이었다.
강태현이 갖고 왔겠지만 대판 싸운 이후로 말을 서로 한 번도 안해서 빌리기도 어색하다.
하지만, 역시 신은 내 편은 아닌 것 같다.
톡,
“ 어? 비 온다! ”
“ .. 망했다. ”
비는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자 후두둑 떨어졌고 점점 그 빗줄기가 굵어지는 듯 했다.
학교가 끝난 후 우산이 없었던 난 최수빈에게 빌리려 3반으로 향했다.
” 최수빈~ 우산 있어? “
” 너한테 줄 거 빼고 있어 “
” .. 나쁜놈 “
” 우산 또 안 챙겨왔어? “
” 아침엔 맑았잖아..! 그래서 안 들고 왔지 “
” 태현이는? 태현이도 없데? ”
“ .. 몰라 ”
“ ..? 싸웠냐? ”
“ .. 우산 안 줄거면 간다~ ”
결국 난 신발장 앞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고 학교에 학생이 모두 빠질 때까지도 비는 그칠 생각이 없어보였다. 강태현은 언제 또 간 것인지 신발장에서 보지도 못했다.
진짜 이렇게 끝인가 싶은 생각에 나도 모르게 우울해졌다.
스윽,
” .. 차갑네 “
그냥 맞고 갈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차가운 빗방울에 그냥 가만히 기다리기를 선택했다. 진짜.. 강태현 어떻게 홀랑 가버리냐..
그때,
스윽,

“ 집 안 가고 여기서 뭐해 ”
“ ..!! “
” 우산 안 챙겨왔어? “
” .. 나같이 덜렁대는 얘가 우산을 챙길거라고 생각하나.. ”
“ 그래. 그래서 이렇게 다시 왔다 “
” .. 나 아직 너 엄청 밉거든? “
” 일단 일어나. 바닥 차갑잖아 ”
스윽,
” .. 너도 밉고 니가 든 우산도 미워 ”
“ 알아. 니가 나 미워하고 있는거, 이 우산도 ”
“ … ”
“ .. 그때 화냈었던거 사과할게. 미안해 ”
“ .. 강태현 “
” 너도 알다시피 나 되게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도 잘 못해. 말도 예쁘게 못하고 공감도 못해. “
” … “
” 그래서 난 감정표현도 잘하고 애교도 많고 말도 예쁘게 해주고 공감도 잘하는 사람이 이해가 안 가 “
” … “
“ 근데 수학 문제도 안 풀리고 이해가 안 갈 수록 그 문제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되고 신경이 쓰이거든 ”
“ … “
” 난 그래서 니가 좋아. 이해가 가지 않아서 너에 대해 더 궁금해져, 신경도 쓰이고 “
"..!! "
“ 난 이렇게 차가운 나를 녹여줄 사람이 필요해. ”
“ … ”

“ 그러니까, 난 네가 꼭 필요하다고 “
“ … ”
뭐 이 날 이후로 우린 다시 잘 화해했다. 아직도 이때의 강태현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이과 감성적인 말들.. 그래도 뭐 강태현식 표현 방법 치고는 많이 달달했다.
현재,
“ 진짜 너네 생각보다 더 안 맞는구나..? ”
“ 그래? 난 이렇게 보면 둘이 잘 맞는 것 같은데? ”
“ 푸흐.. 우리? 뭐.. ”
스윽,
“ ..? 뭘 봐 ”
“ .. 하여튼 말하는 거 봐요. 저거 ”
비록 우린 짜장면,짬뽕 취향도 반대고
우유 취향도 반대고
수업 태도도 반대고
질투하는 성향도 반대고
무서워하는 것도 반대고
좋아했던 시기도 다르고
좋아했던 이유도 다르고
니가 굿모닝 할 때 난 굿나잇을 말하고
성격도 반대고 모든게 반대지만,
“ 뭐.. 서로 반대니까 더 끌리는거지. 그치? “

” 당연하지 “
난 색깔 조합 중 보색을 가장 좋아한다. 서로 정말 반대이기에 더 눈에 띄고 매력적인 거 아니겠어?
반대이기에 서로를 또 더 잘 알아볼 수 있고 그런거지
따뜻한 난 차가운 널 녹이고 꽃이 피게 만들어.
차가운 넌 따뜻한 날 시원하게 하고 편안하게 하지.
반대에 끌리는 이유는 나도 몰라
하지만,
1 + (-1) = 0 처럼 우린 반대이기에 함께일 때 완전할 수 있는거야.
마치 Blue Orangeade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