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오렌지에이드

세 잔

다들 그렇게 생각하더라? 내가 질투가 많고 강태현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뭐 평소 내가 강태현에게 애교도 많이 부리고 치근덕대다 보니까 그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질투가 많은 건 강태현이다.

우리가 만나기 전, 중학생이던 때 체육시간이었다.


“ 아니 왜 수행평가를 농구로 보냐고.. 피지컬 차이 반영해줄 것도 아니면서 ”


여자애들 사이에서도 키가 작은 난 수행평가가 농구라는 소리에 일찌감찌 포기를 했었다.

타고난 피지컬은 내가 커버를 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혼자서 멀뚱히 농구대 앞에 서서 넣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괜히 또 안 하고 놀고 있으면 체육쌤이 태도 점수 깎아버린다고 협박을 하니까


그때,

스윽,


“ 이렇게 잡아야지 ”

“ 어..? ”

“ 잡는 폼이 잘못 됐잖아. 그러니까 안 들어가지 ”

“ 아니.. 어 ”


이때까지도 난 내가 강태현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잘생긴 얼굴이 가까이 들어오니 설렜구나 라고 생각했을 뿐

강태현은 어릴 때 키즈모델을 했을 정도로 이미 완성된 얼굴이었다. 그래서 입학 초에 인기도 많았지.

물론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온 나로써는 이해가 안 갔지만

아무튼 그렇게 강태현이 내 한참 잘못된 폼을 지적하고 있었을 때,


“ 강태현 니는 일로 오고 키 큰 수빈이 니가 여주 좀 도와줘라 “

“ 예..? “


유일하게 반에서 대화를 섞어보지 못한 남자애를 키가 크다는 이유로 내게 1:1 코칭을 맡기셨다.

강태현과 하지 못하게 된 슬픔보다 어색한 친구와 단 둘이 연습을 하게 되어 뻘쭘해진 마음이 더 불편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사회성 만땅 I 김여주, 바로 철판을 깐 후 그 친구에게 다가갔다. 이참에 새로 친해지는거지


” 안녕..! 너 혹시 키가 몇이야? “

” 나 186 “

” 뭐 먹고 컸는지 물어봐도 돼..? “

” 그냥 다 “

” .. 나도 다 먹었는데 왜 이럴까 “

” 글쎄 “


나중에 친해지고 물어보니 최수빈은 극강의 I 라서 이때 내가 싫어서 대답을 이따위로 한 것이 아니라 무슨 말을 해야할 지 고민하다가 저렇게 나온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최수빈과는 정말 이질적인 모습이다.

그렇게 최수빈과 서로 어색하게 공을 주고 받으며 슛 연습을 했다.


스윽,

퉁,


“ 아..!! 아깝다.. ”

“ 그거..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 ”

“ 어..? ”

“ 그.. 손을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

“ 이렇게? ”

“ 아니.. 그것도 아닌데 ”

“ 이..렇게? “

” 아.. 음 “


그때,

스윽,


” 이렇게. “

” 아.. 어쩐지 폼이 어정쩡하더라 ”

“ 농구 많이 어려워? ”

“ 응.. 나 다른 구기 종목들은 진짜 잘하는데 ”

“ .. 연습하는 거 보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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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많이 늘 것 같아, 진짜로 “

“ ㅎㅎ 진짜? ”


난 수빈이와 계속 이야기하며 농구 연습을 했고 체육시간은 그렇게 끝났다.

반으로 올라와 다음 수업을 준비했고 난 필기를 수정하기 위해 화이트를 빌리러 강태현 자리로 갔다.


” 강텬, 나 화이트 좀 빌려줘 “

” .. 아까 걔한테 빌려 “

” 걔면.. 수빈이? 너 없어? ”

“ .. 응 ”

“ 웬일이야 니가 필기구를 두고 오고? ”

“ 몰라. ”

“ 치.. 새침하기는 ”


강태현은 화가난 듯 보였었다. 결국 화이트는 다른 여자애에게 빌렸고 강태현의 무표정은 하교시간까지 지속되었다.

아니 나를 볼때 무표정이 되는 것이 하교시간까지 지속되었다. 진짜 이때는 강태현이 질투라는 것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결국 참다 못해 나도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 너 나한테 뭐 화난 거 있어? ”

“ .. 아니 ”

“ 근데 왜 나만 보면 무표정이야? 막 화난 것처럼 굴고 ”

“ … ”

“ 내가 잘못을 한 게 있으면 평소처럼 얘기를 해 “

“ … ”

“ 평소엔 잘 말했잖아 근데 오늘은 왜 이러냐고 ”

“ .. 잖아 ”

“ 뭐? “

“ 니가.. ”

"..?"

” 농구할 때 걔한테 웃어준 게 짜증나게 자꾸 생각나잖아 “

“ ..!! “


이때 진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천하의 강태현이 나에게 질투를..? 이건 진짜 하늘이 두쪽이 나고 땅이 갈라져도 다신 없을 일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 그래서 그렇게 무표정이었던 거야? “

” 이씨.. 그러게 누가 그렇게 웃어주래? ”

“ 허.. 그럼 뭐 무표정으로 싸가지 없이 대하냐? ”

“ .. 차라리 그러던지! ”

“ 뭐? 야! ”


강태현은 창피한 건지 양쪽 귀가 다 빨개져선 후다닥 도망가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이땐 좀 귀여웠다.

아무튼 이렇게 강태현이 질투가 많다. 물론 이런 모습은 요즘도 볼 수 있다.


“ 강텬 나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 ”

“ 안돼, 나 이거 오늘 끝내야 해 ”

“ 흐음~ 그래? 그럼 난 수빈이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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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니가 걔랑 왜 가? 나랑 가야지 “

” 너 바쁘다며 “

” 내가 언제? 나 안 바빠 “

“ 설마~ 지금 천하의 강태현이 질투를? “

” .. 너 진짜 “

” 그럼 나는 수빈이 말고 내 남자친구 태현이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야겠네~ ”

“ .. ㅎ 진짜 “

” 얼른 갑시다~ “


아무튼 이렇게 질투를 하면 한도 없이 귀여워지는 강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