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작곡과 민선배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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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민윤기 선배랑 친해지겠다고 다짐하고 선포한지도 벌써 몇 주가 흘렀다. 솔직히 민선배랑 친해지고 싶다고 난리를 쳐대긴 하는데.. 뭔 대학생이 이렇게 바쁜 거냐고. 민선배가 바쁘다고 쳐내는 것도 약간 이유가 되지만, 난 분명 1학년인데… 왜 이렇게 바쁜 걸까. 민선배한테 연락할 새도 없이 하루가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후… 이게 정녕 1학년이 맞는 걸까?”
“레알… 진심 죽을 것 같아.”
“아니, 무슨 뭘 할 시간이 없어.”
“대학생 되면 편해질 거라던 인간들 싹 다 죽여버리고 싶네.”
“격하게 인정한다… 그나저나 민선배는 뭐하고 계실까?”
“… 병이네, 병이야. 넌 무슨 하루도 빠짐없이 그렇게 민윤기 선배 얘기를 하냐?”
“요즘 바빠서 연락도 못 했단 말이야…”
“에휴, 그래서 진전은 있고?”
“있었으면 민선배가 먼저 연락을 하는 기적같은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
“집에나 가자. 조심히 잘 들어가~“
“엉, 너도.”
오늘도 학교 도서관에서 밤 늦게까지 친구와 함께 밀린 과제들을 하나하나 다 정리했다. 도서관 밖으로 나오자 어두컴컴한 하늘과 쌀쌀한 공기가 우리를 반겼다. 학교를 벗어나면서 서로 신세한탄 비슷한 걸 하면서 나오는데 요즘 학교 생활보다 자꾸 생각나는 게 민선배라 나도 모르게 입에서 민선배가 튀어나왔다.
그런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친구였고 나 역시 허탈한 웃음을 보이며 내심 민선배가 먼저 연락을 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친구랑 헤어지고 쌀쌀한 듯 약간 추운 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치… 오랜만에 연락했는데 겨우 듣는 말이 후배냐!”
대학생의 힘듦을 격하게 공감하며 지내다가 정말 오랜만에 연락한 거였는데 서운한 느낌이라도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와 달리 민선배는 참 한결 같았다. 중간중간 욱하는 포인트들에 결국 입술을 삐죽이며 채팅방을 나온 나였다. 아, 몰라. 오랜만에 술이나 한 잔 해야지~!
오랜만에 알코올을 몸에 수혈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언제 또 다 마신 건지… 텅텅 빈 냉장고였다. 하긴… 집에서 과제를 할 때마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캔맥주를 따 마셨으니 그럴만도 하지. 나는 고개를 한두 번 끄덕이고 겉옷을 걸친 뒤 지갑을 챙겨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쓰읍- 어떤 애기를 마셔볼까~ 이거? 저거? 아, 고민돼…”
편의점을 들어오자마자 술이 가득 놓여있는 곳으로 가 어떤 걸 마실지 고르기 시작했다. 잔뜩 진열되어있는 술들을 보니 저절로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하, 뭘 고민해. 돈도 있는데 그냥 마시고 싶은 거 다 사면 되지! 그렇게 맥주를 하나 둘 쓸어담고 있었을 때, 옆에서 하얀 손이 불쑥 나타나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술 쳐 먹고 지랄하지 말고 끊어, 미친놈아.”
“어…? 선배??”
맥주를 담는 걸 멈춘채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누군가와 전화를 하며 성질을 부리는 민윤기 선배가 보였다. 나는 깜짝 놀라 두 눈을 크게 떴고 민선배도 날 본 건지 약간 당황했다. 전화를 끊은 민선배는 잠깐 멈칫하고는 그대로 손을 뻗어 사려던 맥주 한 캔을 집었다.
“네가 왜 여기서 나오냐.”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인데요…? 선배가 왜 여기서 나와요?”
“손에 안 보여?”
“아… 선배도 한 잔 하려고.. 근데 이 근처 사세요?”
“아니, 친구 놈이 불러서 잠깐 나왔다.”
“그렇구나…”
“그나저나 너는 무슨 술을 종류별로 쓸어담고 있냐?”
“하하, 모른 척 지나가 주시겠어요? 제가 원래 술을 보면 눈이 좀 돌아서.”
“이왕 만난 거 앞에서 한 잔 같이 할래?”
“헐, 대박. 선배 지금 저한테 먼저 술 마시자고 한 거예요??”
“싫으면 말고.”
“에이~ 누가 싫대요! 얼른 계산하고 나갈게요!!”
선배 말로는 친구가 불러서 잠깐 왔다가 집에 가는 길에 들린 거라는데 나는 이런 게 운명인가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 더 놀라운 건 먼저 한 잔 같이 하자고 제안한 민선배였고 그렇게 편의점에서 만나 술을 계산하고 편의점 밖 테이블에서 민선배와 캔맥주를 땄다.
치익- 소리만 들어도 속이 시원해지는 캔을 따는 소리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나는 캔맥주를 따서 바로 마시려는 민선배를 안 된다며 붙잡고 실실 웃으며 건배를 하자고 손을 뻗었다.

“건배는 무슨…”
“아아- 한 번만 해주세요. 이런 게 또 감성이잖아요!”
“얼어죽을 감성. 자, 됐지?”
민선배는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지만 나는 그 눈빛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손을 뻗었다. 그러자 민선배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하는 수 없이 입으로 가져가려던 맥주 캔을 내 캔에 부딪혔고 그 다음 우리는 맥주를 마셨다. 꿀꺽꿀꺽 술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고 날씨도 쌀쌀하니, 크으- 소리와 함께 캔을 내려놓은 나는 몸이 추워 몸을 한 번 떨었다.
“춥냐?”
“조금? 선배는 안 추워요?”
“딱히.”
“치… 선배는 무슨 맨날 딱히 이래요.”
“내 맘이지.”
“그렇긴 하죠… 근데 선배, 그거 알아요?”
“뭐.”
“저 아까 선배한테 좀 서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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