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작곡과 민선배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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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띠링, 띠링. 도대체 몇 번을 울리는 건지. 처음에는 무시하고 깊은 잠에 빠졌었는데 어느샌가 또 다시 들리는 알림 소리에 힘겨운 듯 겨우 눈을 떴다. 으응… 도대체 몇 시야..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손을 조금씩 움직여 폰의 형태를 찾은 나는 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미친?!”
순간적으로 내 눈을 의심했다. 나는 분명 오늘 오전 11시부터 강의가 있는데 현재 시각은 오후 12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아, 이렇게 내 인생은 쫑나는 건가 싶었고 이런 적은 처음이라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아니, 어제 맥주 몇 캔 마시고 잤다고 이렇게 깊게 잠들 수가 있는 거야?
“아아악!! 내 학점… 안 돼..”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지른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곧장 화장실로 직행했다 고등학생 때 썼던 10분 안에 씻기 권법(?)을 사용해 약 15분 안에 씻고 옷까지 갈아입은 나였고 머리를 말릴 새도 없이 책과 노트북을 가방에 쓸어담았다. 핸드폰도 챙긴 뒤, 집에서 학교까지 죽어라 달리기 시작했다.
“하아, 하… 시, 시간이…!”
학교에 도착해 숨을 고르며 시간을 확인하니 이미 한 강의가 끝난 시간이었고 무단 지각으로 신명나게 까였을 내 학점을 생각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렇게 학교 앞에서 그러고 몇 분을 있었을까, 폰에서 카톡 알림이 울렸다.





민선배 덕분에 내 학점을 지켰다는 소식에 감사한 마음에 점심을 사려고 선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씻고 나와서 다행일 망정이지 모자 푹 눌러쓰고 술냄새 풍기면서 왔으면… 그대로 차도로 뛰어들었을 거였다. 감기만 하고 대충 물기를 털어내긴 했는데 머리에서 물이 조금씩 떨어졌고 옷이 점점 축축해 지기 시작했다. 때마침 내 시야에 들어온 민선배가 반가워 손을 흔들었다.
“네가 애냐? 뭘 손까지 흔들고 그래.”
“손 한 번 흔들었다고 되게 뭐라 그러시네…”
“그니까 어제 나 잔다고 했을 때 따라 잤으면 좀 좋았냐고.”
“그러게요, 저는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걸까요ㅠㅠ 아무래도 죽어야 할 것 같죠?”
“그렇게 극단적일 필요는 없고.”
“ㅋㅋㅋㅋㅋㅋ 선배, 점심 뭐 드실래요?”
“글ㅆ, 너 머리는 왜 그러냐.”
“아, 머리는 급하게 감고 나왔는데 말릴 시간이 없었거든요. 젖은 머리로 죽어라 달렸죠, 뭐.”
“집이 어딘데?”
“그때 그 편의점 근처요.”
“뭐야, 생각보다 가깝네?”
“그렇죠? 아, 선배 그럼 저희 집으로 가실래요??”
“뭐?”
“저 머리도 말릴 겸, 제가 요리를 또 기가 막히게 하거든요~”
생각해 보니까 그리 멀지 않은 우리 집이었고 이대로 다니다가는 내 등과 윗옷이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흠뻑 젖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제안한 우리집 행이었는데… 민선배의 표정이 점점 굳었다. 음? 나 또 뭔가 잘못했구나! 이제는 민선배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선배,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죄송해요. 일단 빌겠습니다.”
“지랄하네.”
“… 선배 화난 거 아니에요?”
“도대체 화가 왜 나는 거냐.”
“선배 표정이 그렇길래…”
“아니, 넌 무슨 여자애가 그렇게 개방적이야.”
“엥? 저 완전 보수적인데요?!”
“보수적인 애가 아무나 집으로 불쑥불쑥 들여?”
“에이, 선배가 어떻게 아무나예요~ 선배랑 좀 친해졌으니까 그러는 거죠!”
“점심은 됐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서 머리나 말려라.”
“그래도!”
“씁, 정 그러면 좀이따 오후 수업 끝나고 저녁을 사던가.”
“오케이! 선배, 좀이따 또 봐요~!”
선배한테 저녁을 사기로 합의를 보고 우리는 각자 집으로 흩어졌고 나는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드라이기를 꺼내 머리를 말렸다. 따뜻한 바람이 머리를 스치니 왠지 모르게 잠이 쏟아지는 것만 같았고 머리를 다 말린 나는 알람을 맞춰놓고 바로 침대로 풀썩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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