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어느 비오는 날이었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 유일한 소리는 젖은 포장도로에 젖은 운동화가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뿐이었다.

"...선우야, 나 또 아이돌 오디션 떨어졌어."
JL은 가방을 떨어뜨리고 벤치에 앉았다. 어깨는 축 늘어졌고, 비 때문에 앞머리가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선우는 고개를 돌리며 이미 자신을 가다듬었다.
"이제 몇 번째예요?"
"다섯... 아니, 여섯? 더 이상 모르겠어요."
"그럼 이제 멈출 때가 됐나 봐요."
JL의 머리가 깜짝 놀랐다.
"무엇?"
"솔직히 말해서, 정말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내 말은... 난 당신이 그렇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공기가 탁해졌다.
자엘은 천천히 일어나서 선우를 직접 바라보았다.
"당신은 뭘 알아요?"
"난 네 친구야. 적어도 현실은 볼 수 있잖아.
세상에는 정말 재능 있는 아이돌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현실은 단지 당신이 스스로 만든 상자일 뿐입니다.
저는 평생 이걸 꿈꿔왔어요...
그리고 만약 당신이 내게 그것도 없다고 말한다면, 내게 남은 건 뭐죠?"
쿵.
JL이 선우의 어깨를 밀었다. 세게 밀진 않았다. 허공에 뭔가가 떠오를 만큼만.
그 순간, 그들 사이에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유리처럼 깨졌습니다.
"...JL, 도대체 뭐야—"

"미안해, 선우야. 하지만 난 너처럼 살 수 없어. 그냥... 그럴 수 없어."
JL은 돌아서 비에 젖은 들판을 가로질러 달렸다.
"JL!! 어디 가세요?! 야!!!"
.
.
.
이튿날,
JL이 가방 하나만 들고 집을 나갔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선우는 학교에 남아서 옆의 빈 자리를 바라보았다.
'JL, 어디 갔어?'
비는 그치지 않았다.
***
3년 후
퇴근 후 지하철에서
선우는 유튜브를 스크롤하면서 구겨진 셔츠 칼라를 게으르게 고치고 있었다.

그곳에 그가 있었습니다. JL은 이제 세계적인 아이돌이 되어 눈부신 조명과 귀청이 터질 듯한 환호 속에서 무대를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자신감 넘치고, 빛나고, 거의 비현실적이죠.
하지만 선우에게는 그는 여전히 그 비오는 날의 소년처럼 보였다.
머리카락이 떨어지고, 목소리가 떨리며 "그냥 한 번 해보고 싶어..."라고 말합니다.
'당신은 내가 틀렸다는 걸 증명했어요.
정말 성공했군요, JL.
내가 바보였나 봐. 난... 네가 자랑스러워.'
선우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앱을 닫으려는데—
알림이 뜨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