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가득한 방송부

06

"네...?"



"그 사람, 감정이 너무 잘 보여.
...그리고 그게 왜 이렇게 신경 쓰일까."



재현 선배의 눈빛이 흔들렸다.
숨을 고르더니, 조용히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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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이 기분을... 왜 너한테 말하고 싶을까."



내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선배가 지금 무슨 말을...



"선배, 그게 무슨—"


"하연아~~~!!! 어디 갔냐~~!!!"
도겸 선배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복도를 뚫고 달려왔다.



완벽한 타이밍에 또 등장한 우리의 도겸 선배^^;;



"야야, 빨리 와!! 미션 브리핑 시작한다!!"


나는 재현 선배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금방 갈게요!"







***






카메라와 조명이 이미 세팅되어 있었다.
다른 출연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태산 님은 내 자리 옆에 앉아있었다.



"다 왔나~? 오늘 미션 공개합니다~!"

도겸 선배가 원고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첫 데이트 브이로그 미션입니다!!! 두근두근 우학학~~"



출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태산 님이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오늘 우리 꽤 잘 맞을 것 같아요.. 기대되네요 ㅎㅎ"


나는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네, 잘 부탁드려욥..!"








***








카메라 감독이 우리에게 초점을 맞추며 물었다.

"하연 님, 태산 님, 촬영 준비됐어요?"



"ㄴ..넵!!"



태산 님과 나는 캠퍼스 근처 작은 카페로 향했다.
카메라맨이 뒤따랐다.



"음료 뭐 마실래요?"


"전 아... 아무거나 괜찮아요!"


"그럼 하연 님이 좋아할 만한 달달한 걸로."





어색해...

괜찮아. 이건 그냥 방송이야.
선배도 지켜보고 있을 테고... 응?

아니, 그게 왜 중요한데?





딴 생각을 하던 도중, 태산 님이 웃으며 내게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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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에 나 부담스럽다고 했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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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그게, 싫다는 게 아니라 그냥 어색해서요!"

나는 급하게 손사래쳤다.



"괜찮아요. 제가 빨리 친해지고 싶어서, 너무 급작스럽게 다가갔나봐요. 저도 모르게.."



"ㅇ..아니에요!! 오히려 많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해요오..."



"그럼 오늘도 편하게 대해줘요. 카메라 있다고 생각 말고."

태산 님이 어깨를 살포시 잡으며 말했다.





그 순간.

뒤쪽에서 재현 선배가 어깨 너머로 지켜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
선배 눈빛이 점점 복잡해졌다.


그리고 내 마음도.. 점점 복잡해져갔다.








***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려는 길에 태산 님이 나를 불렀다.



"하연 님,"


"네?"


"음.... 솔직히 말해도 돼요?"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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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방송이라서 신경 안 썼는데... 사실 진짜로 하연 님께 관심 있어요."


!!


"근데 하연 님 마음.. 재현... 님한테 가 있는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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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괜찮아요. 그치만 저도 촬영 때 숨기지 않을 거라는 거..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저도 진심이라 ㅎ 
그럼 다음 촬영 때 뵈어요."







***







소품을 반납하러 온 방송부 창고 앞, 재현 선배가 문 앞에 서 있었다.


"하연아."


"ㅅ...선배...?"




그는 한참 나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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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말했던 거... 기억나지?
내 마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