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편집을 마친 영상 하나가 업로드됐다.
〈요리는 핑계고〉 3화
처음엔 평소랑 다를 것 없는 조회수였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자 댓글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댓글 1] 와 미쳤다... 상혁이 손으로 입술 닦아주는 거 실화냐
[댓글 2] 아니 이건 썸이 아니면 뭐냐고요
[댓글 3] 하연 상혁 케미 미쳤음 이거 떡상 각임 ㅠㅠㅠㅠㅠㅠ
[댓글 4] 하연 상혁 커플 민다 진짜 이거다 쌰갈 !!
알고리즘을 타고 둘의 케미는 퍼지기 시작했고
영상 조회수는 그대로 떡상했고, 동아리 단톡방은 난리가 났다.
편집실 안,
도겸은 아메리카노를 들이켜며 모니터를 빠르게 넘기고 있었다.
“야… 이 각도 진짜 잘 잡혔다.”
그 옆에서, 재현은 말없이 화면을 보고 있었다.
하연의 얼굴, 그리고 상혁의 손.
입술을 스치듯 닦아주던 장면을 도겸은 계속 돌려봤다.
재현의 손이 천천히 굳었다.
“…내 여친인데.”
아무도 못 들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
“내 여자친구인데.”
머리가 복잡해졌다.
프로그램은 잘 됐고 PD로선 좋은 일이다.
그런데....
'하연이가 유명해지면?
사람들 시선이 더 많아지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보게 되...........면....?'
괜히 가슴이 답답해졌다.
재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도겸아”
“응?”
“나 메기로 출연시키는 거지?”
“…뭐?”
“일정 언제야.”
도겸은 고개를 들고 재현을 봤다.
“야, 너 또 그 얘기냐?”
“작가팀한테 말했어?”
“명재현어어어어언”
도겸은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너 PD야.”
“알아.”
“PD가 어떻게 출연진이 되냐?"
“되게 해.”
“…안 돼 ㅎ”
재현은 한 박자도 안 쉬고 말했다.
“백 줄께”
“뭐?”
“백만 원”
“…?”
“내가 준다고.”
도겸의 눈썹이 올라갔다.
“그리고.”
재현은 말을 이었다.
“메기로 들어가서 다 휘젓고 다닐게.”
“….”
“이 프로그램, 더 떡상시켜줄게!!!!!!!”
도겸은 잠시 말이 없었다.
“…야.
.
.
.
우학학.....
도겸이 웃었다.
“너 진짜 미친 놈이다.”
도겸은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휴대폰을 들었다.
“수연아, 너 .. 대본 다 썼냐?”
전화하는 도겸을 바라보는 재현의 눈이 반짝였다.
“어어, .. 그 메기 하나 넣자. 내가 지금 니네 있는 곳으로 가서 좀 설명 할께"
전화를 끊은 도겸이 말했다.
“이번 주 촬영인데 괜찮냐?”
“못할 것도 없지 ㅎ”
재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
다음 주 촬영 날.
출연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있었다.
“오늘 메기남 들어온다며?”
“누구일까?”
“잘생긴 사람 온다던데 ㅋㅋㅋㅋ”
하연은 조용히 앞을 보며 생각했다.
'메기남… 누가 나올까나...
나 말고 다른 쪽으로 화제를 돌렸으면 좋겠는데...
에잇! 그 영상을 왤케 떡상을 해가지고....'
그때,
문이 열렸다.
조명이 한 번 더 밝아졌다.
“메기남 입장하겠습니다.”
하연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눈이 크게 뜨였다.
정갈하게 스타일링한 머리.
평소보다 훨씬 신경 쓴 셔츠.
여유 있는 표정까지
“…어?”
명재현이었다.
“안녕하세요.”
익숙한 목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려퍼졌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하연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어…?'
재현은 하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명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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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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