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헉….”
재현의 집 앞,
둘은 거의 도망치듯 뛰어와 현관 앞에 멈춰 섰다.
하연은 숨을 몰아쉬며 벽에 등을 기댔다.
“선배… 우리 진짜 미친 거 같아요…”
“일단… 여기까진 아무도 안 따라왔겠지?”
재현도 숨을 고르며 현관 문을 열고, 중문을 열려고 했다.
그때 -
하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집에 누구 계신 거 아녜요?”
“…없을껄?”
“진짜요?”
“웅 엄마 아빠 여행 갔고....”
“….”
“왜?"
“아니… 그냥....”
둘은 현관 앞에서 멀뚱히 마주봤다.
조금 전까지 뛰느라 붉어진 얼굴,
헝클어진 숨,
그리고 묘하게 가까운 거리까지
재현이 먼저 한 걸음 다가왔다.
“… 서하연”
“…네?”
숨결이 닿을 듯 가까워졌다.
“아까 노래 듣고 다시 반했다고?”
“ㅈ... 지금… 그 얘기를 왜 꺼내요오...”
“또 반하게 해줄까?”
“…선배....”
입술이 점점 가까워졌다.
손끝이 닿고, 하연이 눈을 살짝 감으려는 순간...
“야 뭐 하냐?”
“…???”
둘은 동시에 얼어붙었다.
“어ㅓㄹ아러아ㅗ라오라어ㅏ 뭐야 누구야!!!!”
재현이 뒤를 홱 돌아봤다.
거실 쪽에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후드티에 반바지, 손에 과자 봉지를 들고 있는
“....형”
“…운학이 니가 ... 왜 ...”
재현의 남동생, 운학이었다.
운학은 둘을 번갈아 보더니 표정을 찌푸렸다.
“웩.”
“…뭐?!!?!?!?”
“집 문 앞에서 뭐해, 더러워...!!!”
“…아니 그게 ㅇ... 아니라”
운학은 하연을 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엏 처음보는 누나, 죄송해요.”
“네??”
“형이 좀… 역겨워서요.”
“야.”
“누나한테 그런 거 아니에요. 저 형한테 웩 한 거임.”
“야 너 일로 와.”
“싫어, 웩”
하연은 얼굴이 빨개져 그대로 재현의 방 쪽으로 도망쳤다.
“아아아아아 진짜 뭐야아아아….”
재현은 한숨을 쉬고 뒤따라 들어갔다.
방 안.
하연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남동생 있었잖아요!!!”
“몰랐어... 오늘 집에 있을 줄...”
“저 어떡해요….”
“뭘 어떡해.”
“저 방금… 거의… 현관에서….”
“키스하려던 거?”
“선배!!!”
재현은 웃음을 참았다.
“괜찮아.”
“안 괜찮거든요!”
“소개시켜줄게.”
“네?”
“어차피 볼 거 다 봤는데ㅋㅋㅋ
게다가 하연이 너가 누나라구~"
“…퓨휴휴..... 초대박 난감하다...”
재현은 손을 내밀었다.
“같이 나가자.”
거실,
운학은 여전히 과자를 먹고 있었다.
재현이 말했다.
“야, 인사해.”
하연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하하… 처음 인사하네?
저… 너희 형이랑 만나고 있는 서하연이라고 해...”
운학은 눈을 크게 뜨더니
갑자기 활짝 웃었다.
“누나가 그 서하연?”
“네?”
“형 요즘 맨날 휴대폰 보면서 씨익 웃는 이유가 이거였구나.”
“야아.. 너 !!!”
“누나, 저 아까 웩 한 건 진짜 형한테 한 거예요 ㅋㅋㅋ...
저희 형이랑 만나느라 힘드시죠?”
“명운학..”
“진짜 형 성격 개짜증나잖아요~ ”
“너 일로 와. 야잌”
“싫다니까어아아악!!!!!”
결국 재현이 쿠션을 집어 던졌고,
운학이 피해 다니며 웃었다.
“야 형, 연애 프로그램 나간 것도 진짜임?”
“… 그렇다 왜”
“와 진짜 대박이네.
어쩐지 애들이 다 니 형이냐고 물어보더라
아까도 뭐 올라왔던데? 목격썰 어쩌고”
운학은 갑자기 진지해졌다.
“근데 누나...”
“네?”
“지금 둘이 왜 이렇게 몰래 숨어서 연애하는 분위기에요?”
하연과 재현이 동시에 멈칫했다.
“…그게...”
하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원래는… 서로 다른 짝이 있어...
근데 오늘 코노에서 들켜서… SNS에 소문 났고….”
재현이 이를 갈았다.
“난리 났어.... 어카냐”
운학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래서 고민이야....
비밀연애로 계속 할 건지, 아닌지.”
운학은 과자를 내려놓았다.
“둘은 뭐 하고 싶은 건데?”
“…비밀로 하고 싶긴 한데, 유명해져서 숨기기도 좀 어렵고...”
“그게 문제네”
"웅..."
운학은 턱을 괴고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냥,”
“?”
“정식으로 데이트 짝꿍 바꿔달라고 하면 안돼?”
“…뭐?”
“아직 썸타는 사이인 척 하다가 최종 커플로 서로 고르면 되잖아.”
“….오호?”
“지금 연애 들키기 싫으면 그렇게 가고....”
"그렇게 간다...?"
“근데, 내 생각엔 이미 유명해져서 비밀연애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차라리 전략적으로 가.”
재현과 하연은 동시에 서로를 봤다.
“…그게 나으려나...?"
하연의 눈이 반짝였다.
“선배.”
"응?”
“도겸 선배, 찾아가자.”
"지금?"
"웅, 아마 좀 대본을 수정해주지 않을까 해서... 지금 바로 전화해봐!"
"웅"
"ㅎㅎ 운학아 고마워, 누나 고민 좀 해결된듯?!"
운학이 웃으며 외쳤다.
“누나 나중에 방송 나오면 나도 언급해줘! ㅋㅋㅋ”
“야 꺼져, 하연이한테 말 걸지마”
“싫은데? 하연 누나 화이팅!”
하연은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고마워... ㅎㅎ 나중에 보자!!! ”
문이 닫히고, 재현과 하연은 계단을 내려가며 동시에 숨을 내쉬었다.
“진짜 동생이 더 어른 같은데? ㅋㅋㅋ”
“…부정 못 하겠네... ㅎ 쟤가 어른스러운 면이 좀 있지”\
“선배.”
“응?”
“이번엔 말 안 하고 또 혼자 결정하면 진짜 가만 안 둬요.”
“…알겠습니다아”
둘은 눈을 마주쳤다.
이번엔 도망이 아니었다.
선택이었다.
“가자. 도겸 선배 잡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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