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어제 엄마 말 들을걸......'
어제 엄마가 너 그러다 감기 걸린다며 따뜻하게 입고 자라고 했는데
잘 때 옷 많이 입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민소매 입고 잤다가
목이 나가버렸다...... 사실 전부터 목이 따끔거리긴 했는데......
역시 엄마 말 들어서 나쁠 거 하나 없다고 진작 들을 걸 그랬다.
하지만 후회한들 뭐하리. 나는 오늘도 일을 하러 가야했고
목이 나간 상태로 손님들을 맞아야 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어린이 손님들이나 젊은 세대분들이 많은
디즈니 스토어 라는 것!!
꿈과 희망과 거짓말들이 난무하는 그곳에서
안 통하는 말이 무엇있겠나! 나는
조그만 엘사 노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써서
열심히 스토어를 정리하며 일했다.
[말을 못해요! 바다의 마녀 우르슬라가 내 목소리를
뺏어갔어요! 그래도 무슨 일이든 도와드릴 수 있어요!]
참고로 우르슬라는 인어공주에서 나오는 악역이다.
그 바다마녀 맞다. 인어공주의 다리를 주고 목소리를 뺏어간 그 마녀.
설마 인어공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그 사람은 정말 독서량이 일상 수준보다 현저히 낮은 거니까
부끄러운 줄 알고 책을 더 읽기로 약속 ٩꒰。•◡•。꒱۶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 말이 쓰여진 노트를 목에 걸고 다녔는데,
어느 꼬마아가씨 손님이 와서 내게 말을 걸었다.
"언니...... 우르슬라가 언니 목소리 뺏어갔어요...?"
귀엽게도 이 쪼꼬미께서는 이 말을 곧이곧이 믿고 나를
안타까워 했다.
사실 너무 귀여워서 심쿵했지만 애써 표정을 감추고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쪼꼬미가 그 자그마한 손으로 내 손을
잡고 가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남자란 남자에게 다 물어봤다.
"이 언니의 진실한 사랑이 되어주실래요?"
처음엔 다들 어리둥절하다가 내 노트를 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다들 미안하지만 그럴 수 없다며 미소 지었고,
꼬마아가씨의 얼굴에 점점 슬픔이 물들기 시작했다.
아, 남성분들이 고개를 저은 이유는 간단했다.
주말이라 가족끼리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아내가 있는
분들이었다는 것. 쪼꼬미가 실망을 거듭할 때마다 그냥
매니저님한테 부탁할까 싶었다. 그리고 일도 슬슬 해야했고...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여기엔 진실한 사랑이 없으니 나중에
스스로 내 사랑을 찾아보겠다며 말하려던 차였다.
"언니의 진실한 사랑이 되어주실래요?"
"응?"
남자가 내 노트를 보곤 설핏 웃음지었다.

"아, ㅎㅎ 그럴까요?"
으잉? 이걸 받는다고?
남자의 말에 꼬마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진짜요?! 고마워요! 언니 꼭 목소리를 되찾으세요!"
기쁘게 떠나는 쪼꼬미 손님에게 고맙다며 양손을 흔들어보이곤
제 앞에 놓인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노트에 하고 싶은 말을 적어 그에게 보여줬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20대에 혼자 오는 남성 고객분은 흔하지 않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나는 다시 일로 복귀할 참이었다.
그때 그 남자가 나를 잡아세우며 말했다.

"진실한 사랑 되겠다고 한 거, 진심인데.
번호 좀 줄래요, 인어공주님?"
늦은 이유
할 일이 너무 많음 시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