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단편 모음 - 내가 보고 싶은 모먼트

[윤기] 우리는 정말, 헤어졌나봐.


노래에 사연을 더한 조각글








What Do I Call You - 태연



난 말이야, 너가 이렇게 잘 지낼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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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가예?"




왜냐면 난 잘 못 지냈거든.




민윤기. 나도 너의 이름을 부를까 싶었어. 그런데, 우린 이미 헤어진

사이잖아. 헤어진 사이인데, 이름은 우리 사이에 농축된 기억들만

불러일으킬 뿐이라, 어색한 사이에 또다시 끈이 묶이는 것 뿐이라,

이름은 부르지 못했어.




과연 어떻게 부르는 게 정답일까.

어쩌면 애칭도, 이름도 아닌, 부르지 않는 게 정답이지 않을까.






낯선 사람들처럼 - AJ 미첼



그래서 너를 바라보는 시선을 서둘러 거둬 너를 스쳐 지나갔지.

나는 너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주고 받을 용기 따윈 없으니까.

나를 쳐다보는 너와 네가 풍기는 담배 냄새를 지나치며

속으로 빌었어.




제발, 아는 척하지 말아줘.

우리는 이제 남이잖아.

그러니까 서로 낯선 사람인 것처럼,

나는 내 발끝만 보고 걸을테니,

날 붙잡아 세우지 말아줘.




나를 너의 전여친으로 대하지 말고,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인 것처럼 대해줘.





한강의 밤 - 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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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했는데 벌써 밤이야. 너랑 헤어지게 될 줄 정말

몰랐어서, 그랬어서 더 충격이 컸던 것 같애. 방에만 넋 나간

사람처럼 있다가, 바람 쐬러 잠깐 한강에 나왔어.




맥주 한 캔 들고, 한강에서 말없이 맥주만 목으로 넘겼어.




모르겠어. 그냥, 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란 걸 알아. 상황이

미묘하게 늘 틀어졌을 뿐. 그래도 잘 넘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넌 아니었나봐. 내가 한 건 그냥, 침묵이었나봐.




"씨발......"




착잡해. 너랑 헤어지게 될 줄 진심으로 예상치 못했고, 난 널

놓아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으니까.




한강만 보면 네 생각이 나. 같이 입도 맞췄고, 같이 걸었고,

같이 둘만의 노래도 불렀잖아. 아, 근데 이젠 너한텐 추억에

불과하겠지. 난 아직 사랑인가봐, 널 지금도 놓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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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가예?"




나를 봤음에도 그냥 지나가는 너와, 내가 부른 너의 이름에도

돌아오지 않는 나의 이름과, 그리고 나를 모르는 척 발끝만 쳐다보고

지나치는 너에 너무 여살히 느꼈어. 우리의 이별을.




점점 멀어져가는 너의 뒷모습과 더는 가깝지 않은 우리 사이의 거리.

우리는 정말, 헤어졌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