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 짝남 소개팅에서 다시 만난 썰.txt
내가 스물여섯인데 마지막 연애가 스물이라 친구가 연애 좀 하라면서 괜찮은 사람 있다고 음악 쪽 일하는 사람인데 잘생겼는데 성격도 다정하다면서... 다들 잘생겼고 다정하면 개꿀이잖아? 심지어 음악 하는데 돈도 잘 번대 이게 무슨 횡재람? 죽은 줄 알았던 연애세포 살아나는 소리가 들려서 별로 안 내키지만 나가는 척 그래 나갈게.. 하고 나감
근데 이게 있잖아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는데 진짜 맞나 봐 들어와서 인사하고 이름 듣는데 입 쩍 벌어짐 10년 전에 반에서 조용한 듯 은근 친구 많았던 피부 하얀 친구가 있었는데 내 마지막 사랑이거든 스물 때 연애는 내가 거절 못 해서 받아준거얌... 그분도 괜찮다 하고 지금 결혼 준비중
아니 아무튼 중3 때 초여름에 걔가 창가 자리였는데 바람에 머리카락 약간 흔들리면서 친한 친구가 이름 부르니까 입동굴 열리면서 웃는데 심장 멎는 줄 알았음 나한테 웃어준 것도 아닌데 얼굴 빨개져서 엎드려서 자는 척 함
얘도 나 알아보고 웃더니 예뻐졌다고 함 tlqkf 프로듀서 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부르셔서 힘주고 입은 거래... 근데 시발 얘는 진짜로 미친놈이야 우리 식당에서 만낫거든? 밥 먹고 심야영화 보고 산책 하면서 하는 말이
내가 10년 전에는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 했어. 이렇게라도 만났으니까 얘기할게. 내 열여섯은 모든 순간이 너였어 여주야. 어쩌면 지금도.
라면서 명함 쥐여주고 연락 기다린다고 했는데 어떻게 얼굴을 다시 봐... 본인의 열여섯 모든 순간이 나였다는데... 어쩌면 지금도? 미쳤나 진짜.... ㅠㅜㅜㅜ 다시 보면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아... 근데 보고 싶어... 아 망해ㅛ다 진짜 엉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