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고 로맨스

6화) 넌 그냥, 괜찮다고만 말해줬으면 좋겠어

[오전 8시 – 여주의 집 앞]

여주가 문을 여니,

놀랍게도 정국이 거기 서 있었다.

 

 

후드 뒤집어쓰고, 이어폰을 낀 채.

놀란 표정을 짓지도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너 어제 그 글 봤지?”

 

 

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국은 가방을 받아들며 말했다.

“같이 가. 학교까지. 오늘은 그냥… 말 안 해도 돼.”

 

 

“정국 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

 

 

“…몰라. 나도.

그냥 오늘 아침에 눈 떴는데, 네 집 주소 치고 있더라.”

 

 

[교실 – 등교 후]

태형이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톡 하나가 와 있었다.

 

 

 

 

 

 

📩 FROM: 아버지

“김여주 관련 루머 퍼지는 중이다.”

“그 애, 너랑 엮여 있는 거냐?”

“정리해라.”

 

 

태형은 조용히 핸드폰을 껐다.

표정은 무표정했지만, 손등 혈관이 불거져 있었다.

 

 

그 순간, 복도 쪽에서

혜진이 또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건네는 장면이 보였다.

 

 

“야.”

태형이 다가가 막았다.

“너, 또 뭐 퍼뜨릴 거야?”

 

 

“왜요~? 걔랑 친해지셨어요?”

 

 

“혜진아. 경고야.”

 

 

[도서관]

 

 

 

 

석진은 다시 학생 기록을 훑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문장을 발견했다.

 

 

[보호시설 퇴소일: 2년 전. 후견인: 김태수]

 

 

“…김태수.”

그 이름이 걸렸다.

 

 

석진은 곧바로 방과 후, 태형을 불렀다.

 

 

“너, 김태수 알지?”

 

 

“…”

 

 

“네 삼촌. 화양그룹 이사.

김여주, 네 삼촌이 데려온 거더라.”

 

 

태형은 말없이 서 있었다.

 

 

그 말은 곧—

자신과 여주 사이에, 이미 연결고리가 있었다는 뜻이었다.

어린 시절? 과거 사건? 태형은 기억을 더듬었다.

 

 

한편, 급식실 복도.

여주가 쟁반을 들고 가는데, 누군가 일부러 부딪혔다.

국이 쏟아지고, 소란이 생기고, 조용한 웃음들이 번졌다.

 

 

 

 

“어머, 미안~ 손 미끄러졌어.”

 

 

“혜진아 너무하당~”

 

 

“가난한 애는 국도 못 피하네ㅋㅋ”

 

 

여주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바닥에 흘러내린 음식.

자기 교복에 튄 국물.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들.

 

 

그 순간,

정국이 뛰어 들어왔다.

 

 

“야.”

“지금 뭐하는 거야.”

정국은 그 무리 중 하나를 거칠게 밀쳐냈다.

 

 

그리고 여주의 손을 붙잡았다.

“…괜찮아?”

 

 

 

 

여주는 작게 말했다.

“…괜찮은 척, 해야겠죠.”

 

 

정국은 여주를 보며 말했다.

 

 

“그냥…

괜찮다고만 말해줘.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안 해도 되니까.”

 

 

소란스러운 점심시간이 지나고,

여주 혼자 옥상에 앉아 있었다.

입술은 굳었고, 손등엔 국물이 말라붙어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가 옆에 조용히 앉았다.

 

 

 

 

“괜찮아?”

태형이었다.

 

 

“…이제 와서 왜요?”

“이제 와서라도, 누가 물어봐야 될 것 같아서.”

 

 

둘 사이엔 조용한 바람만 흘렀다.

여주는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김여주.”

 

 

 

 

“…네.”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지 않아?”

 

 

여주의 눈이 커졌다.

 

 

그 말은—

태형이, 뭔가 기억을 떠올렸다는 뜻이었다.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