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말랑이래요
"연준 씨- 촬영 들어갈게요!"
쉬는시간이 끝났는지 나 빼고 모든 분들이 분주해 보였다.
슬슬 눈치가 보여 큰 덩치로 내 품에서 바르작 거리는 연준이를 밀어내니 그새 또 입술이 삐죽 나왔다.
"최연준 입술. 왜 또 삐죽거려?"
"안 삐죽거렸어"
"촬영 다녀와 난 여기서 기다릴테니까"
"..그럼 가기 전에 뽀뽀 해ㅈ.."
"어어! 메이크업 지워져서.. 안돼요 연준씨"
... 네엡 죄송합니다.
충격 먹은 듯 얼어붙은 연준이 대신 내가 대답했다.
안 그런척 해도 아까부터 다 보고 있었던 건지 뽀뽀 하자는 연준이를 메이크업 담당자가 뜯어 말렸다. 허허 일터에서 염장을 질러 버렸ㄴ.. 잠시만 연준이 왜 저렇게 풀죽었어

"..."
"..준아-"
"..."
"연준아 촬영 하러 가야지"
"..응"
귀여워 디져버리겠네.. 연준이는 표정에서 다 티가 난다.
촬영은 해야겠는데 뽀뽀도 하고 싶고, 못 하게 하니 서러운거야? 삐져 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겨우 추스리고 연준이를 달랬다. 여기서 기다릴테니까 다녀와-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며 촬영장으로 향하는 연준이였다.
***

"누나 오늘만 택시 타고 집 가면 안 돼? 빨리 가고싶어"
"택시? 그러지 뭐. 저녁은 뭐 먹고 싶어?"
"저녁 말고 그냥 집에 가고싶어"
"웬일이야 밥을 마다하고"
어지간히도 힘들었나보다. 하긴, 지켜보는 내내 작가님이 극찬을 해주며 다양한 포즈를 요구 하시는 바람에 딜레이가 됐었다. 뭐 나는.. 울 애기 힘들지는 않을까 걱정은 되면서도 괜한 뿌듯함과 기특함에 엄마 미소 장착하면서 구경했지만..
택시를 잡아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해는 이미 저물어 있었다. 조용해진 연준이를 돌아보니 꾸벅 꾸벅 졸고 있었다. 편히 어깨에 기대게 한 뒤 머리를 쓰다듬었다. 갑자기 사람돼서 공부에 적응 하기도 힘들텐데 무슨 돈까지 벌고.. 괜히 미안해졌다.
"연준아 도착했어 일어나"
"응..."
돈을 지불 하고 졸려서 죽겠는 연준이를 겨우겨우 데리고 집에 갔다. 신발을 벗고 짐을 내려 놓는데 갑자기 뒤에서 확- 나를 끌어 안았다.
"?.. 너 뭐해, 읍- 야 잠시만"
나를 돌려 마주보게 하더니 누가 쫓아와서 말리기라도 할까봐 급하게 입을 맞추는 연준이였다. 뭐하냐고 어깨를 주먹으로 쳐봐도 그런 내 팔을 잡아 목에 두르게 했다.
연준아 잠깐,만 - 옷 좀 갈아입고!..

"하아.. 아까부터 참았단 말이야"
"..."
피곤한게 아니라 이러고 싶어서 택시 타자고 한거구나..
옷 갈아입는걸 포기 하고 목에 팔을 두르니 다시 한 번 입을 맞춰오는 연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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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슴..니다..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