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녹차 수플레 케이크

"민 쌤!!!!"
"네~ 갑니다!"

정말 바쁘다. 퇴직하려면 20년 정도 남았는데.... 퇴직하고 싶다. 모든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희열을 느끼지는 않는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갑질을 밥먹듯이 당한다. 중학교 교사들한테는 꼼짝도 못 할거면서. 
나와 반대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정말 뿌듯한 선생님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학교에 김남준 쌤. 그 사람은 보면볼수록 이해가 안간다. 진상 학부모들도 웃으면서 맞이하고 뒷담도 안하고...... 내가 보기에는 참 신기한 사람이다.


"쌤~ 이 문제 어떻게 풀까요?"
"아~ 이건~..."

너무 행복하다. 이만큼 좋은 일도 없다. 매일 학생들이 질문을 하고 발표를 할 때면 너무 귀엽고 기특하다. 그리고 나에게 배우고 성적이 오르면 그게 그렇게 기쁠수가 없다. 선생님을 하면서 매일매일 행복하다. 아니, 행복했었다. 요즘 고민이 하나 있다. 나는 민여주 쌤을 정말정말 좋아한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지 않았던 나이지만 대학교에서 스쳐 지나가듯 본 여주쌤의 모습으로 나는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수긍했다. 난생 처음으로 짝사랑을 해보는데 이만큼 힘든게 없다. 우리 반 학생들이 아무리 최고 학년인 6학년이여도 13살, 십대 초반에 애기들이다. 이런 애들한테 무슨 조언을 얻겠니.......


요즘 남준쌤이 이상하다. 학생들한테도 억지로 웃는듯 인사하고 나와 가까이 있지 않는다....... 내가 싫으신가.....?


어휴..... 짝사랑을 해본적이 없으니 상대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진짜 난 왜 학교 다닐 때 공부만 했었을까..? 연애도 좀 하고 다니지. 역시 범생이는 될게 못 된다. 어쨋든 조언을 구하기 위해 오늘 호석이와 만나기로 했다. 근데 걔도 짝사랑은 안해봤을텐데.............연신 지도자용 교과서를 두드리며 '민여주♡김남준'을 쓴다. 나 초등학생 때 이렇게 애들이 했었던 것 같은데 🤔 

"야. 그래서 어떻하지? "

"내 생각엔 여주씨는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애.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고. 니가 좀 어필을 해봐. 너 매너 좋잖아. 맨날 여자애들 죽어나가는 것도 모르고 "

요즘 남준쌤이 더 이상하다. 매일 간식을 주고 집에 태워다주겠다고 하고, 내가 안먹는 급식은 대신 먹고. 솔직히 좀 설렌다. 아니, 좀 많이 설렌다. 



"남준쌤!! 저 이 국어 지도자용 교과서 빌릴게요!!"

지도자용 교과서를 집에 두고왔다. 학생들은 몰랐겠지만 선생님들도 교과서를 놓고 올 때가 있다.                          어.........? 교과서에 내 이름이 가득하다. 뭔가 이상해 계속 넘겨본다.                                                                     헉!? 민여주♡김남준?  내가 제대로 본게 맞나? 어!? 진짜 맞는데!!!!? 남준쌤이 나 좋아하나? 그래서 요즘 잘해주셨나? 난 남준쌤 좋은데? 

난 궁금한걸 잘 못 참은 성격이여서 바로 물어봤다.

"남준쌤~! 쌤 저 좋아해요? "

''에!?!?!?!? 아........... 어떻게 아셨어요?''

'' 교과서요.''

''아... 그거 보셨구나...''

"그럼 우리 사겨요?''

'' 그럴까요?''

순식간에 우리는 연인 사이가 되었다. 남준쌤이 당황하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고백 당시에 남준쌤이 날 애기 대하듯이 한다고 느꼈다. 몽글몽글 폭신폭신한 느낌이 들었다. 



부드럽고, 달고, 폭신한 녹차 수플레 케이크 같은 사람이다.

















손팅 부탁드려요 ~

완결까지 3화 남았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