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화[BL/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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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에서 사용하던 종이로 누각 앞 연못을 그렸다.

"자, 황후 이제 다 되었습니다."

옆에서 우와우와 하며 먹을 갈던 백현이 점점 조용해지더니 바닥에 누워 잠에 들어있었다.

"황후, 일어나셔야지요."
....."

대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누각에 흰 달빛이 새어들었다.

"현아. 일어나야지. 들어가자."

꿈쩍않는 백현의 곁에 조심스레 누웠다.

다홍빛 입술에 연백색 당의. 녹음 속에서 잘 어울리는 소년이다.

"으응.."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자 찬열의 품에 꿈질꿈질 파고들었다.
바짝 굳은 찬열이 백현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잔뜩 웅크러든 백현의 어깨선에 얼굴을 뭍었다.

폐부 깊숙히 향을 집어삼켰다.

곱게 땋아올린 머리를 풀어 살살 빗어내렸다.
손 끝에서 흘러내리는 흑단같은 머리칼을 사악사악 쓸어내리자 색색 내뱉는 숨이 더욱 편해졌다.

오지않는 제 황후 걱정되어 나온 궁인들이 이 깊고깊은 누각까지 찾아왔다.

"폐하!"
"쉿!"

머리를 쓸어주며 백현의 허리께를 쓰다듬던 찬열이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댔다.

아랫것들만 안절부절 못하니 찬열이 백현을 안아들었다.

"폐하 저희가 하겠습니다. 침소에 드시지요."
"짐이 하겠다."

흰나비가 찬열의 어깨에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