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합니다!

1. 카리스토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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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각이었다. 내 것이 될 수 있을 거란 착각. 없는 것을 믿게 만드는 허무맹랑한 해사신루. 그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처절한 욕망 덩어리마저. 어쩌면 이전의 관계조차도 모든 게 다 착각이었다. 나는 우정 대신 사랑을 택했고, 사랑 대신 우정을 택했다.


   이용당해주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누군가의 개입이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사랑에 알고도 놀아나 주었으니 말이다. 두 사람 사이 사랑의 원동력이 되길 자처했다. 돌아오는 끝엔 아픔만 가득할 거란 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자진해서 이용당해준 것은 그놈의 사랑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공허, 나태, 무기력. 잠깐 이었으나 과분한 것을 얻고 난 후의 대가는 강력했다. 마음과 몸은 만신창이가 됐으며, 사랑과 우정 그 무엇 하나 쟁취하지 못했다. 폐인이나 다름없었다. 고작 그 감정 하나가 뭐라고 사람을 이렇게 좌우하는지.


   나는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 사이에 낀 애물단지 서브 남자 주인공일 뿐이다. 그 둘을 위한 사랑 스토리 중 하나의 에피소드 한 면에 채워지기만 하면 된다. 이제 방해되는 요인 하나 없이 꽃길만 가득하길. 그게 정해진 순리대로 일 테니까. 너희 둘은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


   끝마무리는 나의 몫이다. 복잡한 이 관계에 정의를 내리려 한다.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내 것이 아닌 사랑에 연연하지 않는. 씁쓸한 이용 관계의 종결이다. 내 불행과 맞바꾼 사랑이다. 부디 행복해라. 그리고.






   이제 나도 좀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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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여주의 사랑을 위해 이용당하고 버려진 비련의 서브남주 그쯤. 카리스토폴리스는 행복을 부르는 마법으로 부디 행복하길, 행복해지길 바라는 서브남주의 소망.
사사썰에 에피 중 하나일 뻔.


칼리오페 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