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사랑해도 될까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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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끈질기게 연락을 해왔다. 아마도 내 첫사랑이 자신인 것이라 알고 있었을 것인데 그런 나에게 역겹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그녀는 점점 선을 넘기 시작했다. 갑자기 사무실에 쳐들어 온다거나 30분마다 전화를 건다거나 이런 것들을 일상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지금 와서 왜 그러는 지 모르겠다.

집착이 도를 넘었기에 그녀에게 오는 전화 한 통을 받아 한 번만 더 찾아 오거나 하면 신고를 하겠다고 얘기했다.

"내가 왜 이러는 거 같아?"

"모르지 내가 어떻게 알아"
"난 할 말 끝났으니까 끊는다."

"야! 잠ㅅㅣ...."

뚝-

그녀의 끝말이 궁금하긴했지만 이렇게까지 했으니 정말 끝이라 생각했다.

그녀와 통화한지 일주일이 넘었다. 그동안 그녀는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도 없었다.

내 원래 일상이 돌아온 거 같아 굉장히 기분이 좋아졌다. 현수의 그 전화를 받기 전까진 말이다.

"여보세요"

"야 김석진. 니가 나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
"이건 좀 선 넘었다고 생각 안해?"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뭘 했는 데 "

"이렇게 발 뺌하겠다는 거야?"

"아니 내가 뭘 했는 데!!"

"너 여주랑 술먹고 여주가 취하니까 너희집 데려갔다며. 여주한테 다 들었어"

"뭐? 그게 무슨 헛소리야. 나 결혼식 이후에 걔랑 만난적도 없어"

"그럼 여주가 거짓말 한다는 거야?"

"너.. 지금 나 못 믿냐?"
"그깟 여자 때문에 10년 넘게 이어온 우정 깨겠다는 거야?"

"내가 지금 괜히 의심하고 있겠어? 너.. 여주가 첫사랑이잖아. 아니야?"

"....."

"그리고 여주랑 헤어지고 난 뒤에 아무랑도 안 안났잖아. 아직 여주 못 잊은 거 아니야?"
"여주랑 나랑 싸웠을 때 여주가 너한테 연락해서 위로 해달라 한거 기회 잡고 여주한테 이상한짓한거 아니냐고!!!"

"아.. 씨발 그놈에 여주 여주 존나 들기 싫네."
"야 내가 그랬든 말든 너는 니 멋대로 생각할거 잖아"
"내가 아니라고 하면 니가 믿어주긴 할거야?"
"아니잖아. 우리 우정이 고작 여자 하나로 깨질 줄 몰랐다. 이제 진짜 연락하지 말자."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건 타격감이 컸다. 현수가 하여주와 결혼을 하는 것도 잘 견뎌 냈는 데.. 현수와 10년 넘게 쌓아 온 우정이 고작 하여주 하나로 무너졌다.

너무나 허무했다. 고작 여자 하나가 내 인생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