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BL] Rose

로즈_05

그로부터 며칠이나 지났을까_

경수와 종인은 남들은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미묘한 거리감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애써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행동했지만 경수는 알 수 있었다.
그가 무리하고 있다는 걸...
원래도 쉬는 날에도 연습실에서 

살정도로 연습 벌레긴 했지만 

그날 이후 단체 연습이 끝나도 항상 

혼자 늦게까지 남았다가 경수가 

잠든 뒤 숙소로 들어오곤 했다.

다들 빡빡한 스케줄과 팬미팅 연습탓으로 지쳐 잠든 어느 날_
어김없이 새벽 4시가 다 되어 숙소에 들어온 종인은 거실 소파에 등을 

기댄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곤 이내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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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피곤함으로 온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차라리 이렇게 몸이라도 혹사시키면 잡생각이 나지 않아 좋았다.

하지만, 숙소로 들어오면 같은 공간에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미친듯이 두근거리고 보고싶고 

계속계속 같이 있고 싶고...


하~~~김종인... 병이다 병


애초부터 마음을 접는다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그렇게 보여야했다. 

노력하는 척이라도 해야했다.

그래야 형이 부담갖지도...나한테

미안해하지도 않을테니...

아닌 척...괜찮은 척...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전처럼 형을 대할 수 있을까

그전에는 잘만하던 것들이

제가 고백한 이후로는 잘 되지 않는다.

자꾸만 감정이 흘러 넘쳐서...

감당이 안돼_


휴_오늘도 푹 자긴 글렀네.

하필 방도 같은 방이여서 경수의 

뒤척임, 숨소리 하나 하나에도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버린다.

방을 바꿔달라 할 수도 없고.....


하...정말 지독한 짝사랑이네.

지독한 짝사랑이자 첫사랑_

학창시절에도 안하던 짝사랑을 

지금에서야 하고있다니...

피식_

종인은 자조적인 웃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다 얕은 신음소리와 함께 그자리에 다시 주저 앉아버렸다.

윽!

요즘 무리하게 연습 한 탓에 허리에 

무리가 갔는지 연습할땐 그럭저럭 

버틸만 했던 통증이 새벽마다 극심한 고통으로 변했다.

윽!! 크윽!

진통제를 찾아 다시 일어서던 종인의 입에서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신음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주저 앉아버리려던 그를 누군가가 

붙잡아 일으켰다.


[ 종인아! 왜그래? 괜찮아?]


걱정 가득한 목소리.

옆에 있지만 매일 그리워했던 그가 

종인의 눈 앞에 서서 그를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너 요즘 무리하게 연습한다 

싶더니......괜찮아?]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사람이건만 

너무 심한 허리 통증에 눈 앞까지 

흐릿해지는 것 같다.

계속해서 새어나오는 신음소리를 

참으며 종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괜..찮아...혀..엉.. 미안하지만 나 

진통제 좀..]


[알았어... 여기 잠시 앉아 있어.]


경수는 종인을 소파에 앉히고는 

서랍에서 진통제를 찾아 물과 함께 

종인에게 건냈다.

진통제를 받아든 종인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힘겹게 약을 삼켰다. 

그러고는 쓰러지듯 소파 위로 몸을 

던졌다.

하아~하아~~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종인을 내려다보며 경수 또한 

가슴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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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춤을 쳐온 종인이었기에 허리며 발목이며 성한 곳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무리를 할 때면 어김없이 몸에 탈이 

나는 것이다.

하지만 팀에 지장을 줄까봐 내색하지 않고 지금처럼 혼자 조용히 참아내는 종인이다.

식은땀까지 흘리며 아픔을 참아내는 종인을 보며 경수가 말했다.


[안되겠다. 종인아! 내가 매니저 형한테 전화할테니까 응급실 가자!]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 서는 경수의 

손을 종인이 조심스럽게 잡으며 

힘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형...나 진짜 괜찮아. 진통제 먹었으니까 곧 괜찮아질거야...병원 안가도 

되니까...대신...그냥 형이 내 옆에 있어주면 안될까? 나 아플때마다 그래줬던 것처럼...오늘도 그냥...

아무대도 가지말고 내 옆에 있어줘.]


종인의 말을 들은 경수는 말없이 

종인이 누워있는 소파 옆 거실 바닥에 앉아 종인을 바라보았다.


[알았어...어디 안가고 옆에 

있을테니까...눈 감고 좀 자. 

요즘 새벽까지 연습한다고 잠도

제대로 못자는거 같던데...]


아무말없이 경수를 쳐다보던 종인이 혼잣말 하듯 조용히 말했다.photo

[...좋다......형이 내 옆에 있어서....]


그러고는 긴장이 풀린 듯 이내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다.

여전히 종인에게 잡힌 손을 빼지 

못한채 앉아 있던 경수는 

그런 종인을 바라보았다.


그래 옛날부터 그랬었지.

어린 시절부터 아파도 내색을 잘 

안하는 종인이가 안쓰럽고 뭔가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종인이가 아플 때면 

웬만해선 경수가 항상 옆에서 돌봐줬었다.

형만 있는 저와는 달리 누나만 있어서 그런지 표현도 잘하고 살가운 모습이 귀여운 동생 같아서 마음이 많이 

갔었기에...하지만, 종인이가 

자기보다 형인 저를 많이 귀여워해서 반대로 동생 취급을 많이 당하기도 

했었다.


' 지가 나보다 맨날 키 크다고 날 

동생처럼 대하더니 이럴 때 보면 정말 영락없는 애라니까...

훗~ 그나저나 난 이제 잠 다 잤네 ......'


자면서도 자신의 손을 꼬옥 붙들고 

놓지 않는 종인을 보며 경수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