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민윤기랑 같이 여행은
무슨.. 민윤기는 어디 놀러 가는 것보다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빈둥대는게 최고의 휴가라며 나를 꼬드겼다.
물론 나는 그 꼬임에 넘어갔고.
그래서 나는 지금 민윤기네 작업실 겸 집에서
몇일째 뒹굴뒹굴 하는 중이었다.
"윤기야."
"왜."
"아무리 그래도 휴가인데.. 작업은 좀 그만하지."
근데 여자친구가 이렇게 여행을 마다하고 자기 집에서
같이 휴가를 보내주는데, 민윤기는 곡 작업하는데만
장신이 팔려서 나한테 눈길을 한 번 안 줬다.
내가 서운한 티를 팍팍 내며 칭얼대자
민윤기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심심해?"
"응. 놀아줘."
"뭐하고 놀아줘."
"음..."
민윤기가 쇼파에 앉아 있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뭐하고 놀아달라고 하지..
하면서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민윤기가 쇼파에 누워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댄다.
어어? 순간 당황하며 몸이 굳어서 손을 어디다가 둘지
몰라 방황하는데 그가 내 손을 잡고 자기 눈 위에
올리며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좀 이러고 있자."
어..응 그래.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답했다.
윤기 눈가 위에 올려진 손과 더불어
얼굴이 뜨거워지는것 같았다.
그러나마나 민윤기는 편하게 내 무릎 위에 누워
잠을 청했다. 나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자세가 좀
익숙해져서 다시 티비를 틀고 시선을 옮겼다.
윤기는 그새 잠이 든 것 같았다.
대략 이십 분쯤 흘렀을까, 나는 다리가 저려서 슬쩍
내 무릎 위에 기대 누워 있는 민윤기의 눈에서 손을 뗐다.
갑자기 들어오는 빛 때문에 인상을 조금 찌푸리더니
이내 다시 평온한 얼굴로 잠을 잔다.
기분이 좀 묘했다.
늘 되게 한참 어른 같으면서,
이렇게 세상모르고 잠들때는 애기 같기도 하고.
갑자기 그 하얀얼굴이 너무 귀여워 보여서
고개를 내려 민윤기의 잠든 얼굴에 조심스럽게 뽀뽀를 했다.
"
".....어"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려는데,
민윤기가 갑자기 눈을 떴다.

헐. 눈이 마주치자 내가 어쩔줄 몰라하며 어....하고
말을 더듬자 민윤기가 아무말 없이 아래에서 내 얼굴을
올려다보며 입을 연다. 야.
"어?"
"너 방금 뭐했어."
"..아무것도 안했는데"
"뭐 했잖아."
"윤기 꿈꾼 거 아니야? 내가 뭐했는데?"
"이거."
날 추궁하는 민윤기의 말에 나는 에라 모르겠다
시치미를 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민윤기가 벌떡 하고 누워있던 상체를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내 뒷목을 붙잡고 입을 맞춰왔다.
아..내가 깜짝 놀라 몸을 뒤로 빼니 그가 팔로 내 허리를
감싸안아 끌어당겼다.
아... 나 또 역관광 당하는구나.
두 눈을 감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