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남자

무뚝뚝한 남자-호칭이 필요해 2













윤기:뭐가 또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래.










여주: ...










윤기:야.











영화관 근처 음식점에 들러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대충








보고 주문을 할 때까지,








난 민윤기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민윤기는 나를 영문 모르겠단 듯








쳐다봤지만 난 아까 내 번호를








딱딱하게 저장한 걸 보고 이미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해 있었다.








나는 자기 저장해 놓을 때 빈칸이








모자랄 때까지 하트로 도배를 했는데








그래도 우리 사귀는 사이인데,








연인인데..












윤기:나 좀 봐.










여주: ...










윤기:아까 너 이름으로 저장해놔서 이러는 거야?










여주:민윤기 너, 좀 너무해.










여주:아니, 적어도 여주 이렇게 성 떼고










여주:써줄 수도 있는 거잖아.












아, 쪼잔해보일까봐 그냥 입 꾹 다물고








있으려고 하는데 이 눈치 없고








둔한 민윤기가 말을 안 해주면 정말 끝까지








모를 거 같아 내가 서운하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그러자 민윤기가 숨을 한번 내쉬며 날 쳐다본다.











윤기:그런거 의미 없이 저장해 놓은 거야.










여주:알아, 아는데..그래도 나도 가끔은










여주:너가 날 다정하게 불러 줬으면 좋겠어.










여주:하다못해 핸드폰에서라도.










윤기:호칭 그런 거 갖고 싶어?










여주: ...어 솔직히 나,










여주:아까 영화볼 때 주인공들 좀 부러웠어.










여주:여자친구한테 애기야 막 이렇게 불러주고.












윤기가 내 말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나도 예전엔 서로










애기, 여보, 자기 등등










이렇게 호칭을 부르는 커플들을 볼 때면










오글거리고 나는 나중에 저런 말이 절대










듣고 싶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요즘은 내 이름도 한번 다정히










안 불러주는 민윤기 때문에,










내 생각이 바뀌게 됐다.










나도 한 번쯤은 애기야,










그렇게 오글거리는 말로 한 번쯤










불려보고 싶었다. 안 될 걸 알면서도.












여주:나도 알아,민윤기 너가 그런거






여주:표현 잘 못하는거. 그게 싫은 게 아니라...






윤기:그렇게 듣고 싶어?







내가 순간 흥분해서 몰아붙이자 조금은






의기 소침 해진 것 같은 윤기의 표정에






아, 내가 지금 실수했구나. 라는






생각이 번득 들며 애써 해명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윤기가 고개를 들어 나의 눈을 맞추며 물었다.






축 처진 눈을 보니 왠지






윤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애써






고개를 돌리고 손을 만지작대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여주:아니, 나는 호칭이 꼭 듣고 싶다는 게 아니라







여주:그냥 적ㅇ...












윤기: 애기야.













순간 듣고도 믿을 수 없는 말에






고개를 돌려 옆에 앉아있는 민윤기를 쳐다봤다.






내가 귀를 의심하며 벙찐 표정으로 있으니,






민윤기가 특유의 나른한 눈을 하고 살짝 웃은 채로






여전히 나와 눈을 맞추었다.






어느새 입끝에 짙은 입동굴이 진 채로.






...어, ㅁ..뭐? 내가 말을






더듬으며 되묻자 또 한번, 말했다.










윤기:예쁜아.






여주: ...






윤기:여보ㅇ...






여주:그만! 그만 말해 윤기야!








얼마 후, 잠잠해진 윤기의 눈치를






살피려 실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윤기를 보는데






여전히 나를 쳐다보는 민윤기의






얼굴에 아까와는 다르게 웃음이 가득 폈다.






특유의 입동굴을 보여주며






내가 웃기단 듯 소리를 내며 웃다가






귀를 막고 있던 내 손을 자신의 양손으로






잡아 내려 깍지를 낀다.






여전히 벙찐 내가 윤기를 멍하니






쳐다보니 윤기가 다시 웃음을 그치고 말했다.












윤기:그러게 감당도 못할 거면서.






여주: ...






윤기:자꾸 도발해.









윤기가 여전히 벙쪄있는 내 얼굴을





보고 웃으며 내 입술에 살짝 뽀뽀를 했다.






설마 지금 나, 역관광이란 거 당했나?








윤기:바보야







차라리 바보라고 불리는 게 내 건강상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윤기는 아마 내 심장을 배려해





호칭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나는 그날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손팅 안하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