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애로, 멋대로, 망상하기!
:: 아 라임 찢었네요. 역시 나 쩔어

1 간접키스
그러니깐 썸남 집에 놀러갔어. 멀진 않지만 그리 가깝지도 않은 거리인데 그래도 찾아갔는데 ``왠일이야?`` 한마디 하곤 투덜거리면서 보고싶어서 왔다니깐 그럴줄 알았다는듯 당연히 수긍하는데 별로 안 반겨주는 것 같아서 서운한거 있지. 근데 더 서운한건 손에 쥔 인절미 빙수가 담긴 봉지를 보고선 표정이 밝아져서, 오올~ 여주 센스! 그러더니 덩그러니 놔두고 부엌으로 가서 숟가락 한 개 가져다가 막 퍼먹기 시작한거야.
안그래도 심술이 나있는데 더 뾰토롱 해져서는 괜히 식탁 마주보는 구도 앞자리 의자에 괜히 더 소리나게 탁하고 앉았어. 그랬더니 들려오는 소리가 너도 빙수먹을거냐네? 숟가락도 하나밖에 안가져왔으면서 어떻게 둘이 먹냐고 괜히 심술을 부렸어. 어짜피 빙수 좋아하지도 않긴한데 뭐 어때 .
그러더니 정호석이 하는 말이, 하나 가지고 같이먹으려고 일부러 하나갖고 온건데 싫으면 바꿀까.
그 얘길 듣고 일부러 하나가지고 왔다니 변명도 뭣같이 한다면서 정호석 손에 들린 숟가락 뺏어서 빙수 두입을 퍼먹었어.
정호석은 그걸 또 한참 빤히 보더니 갑자기 훅 다가와서는 방금 간접키스한건데 알고있지? 이러는거지.
나는 당연히 그대로 얼굴 빨개져선 고개 푹 숙였어. 겨우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면서 팥빙수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면서 왜 나한테 넘겨줬냐고 말을 돌리니깐 "그냥 오늘따라 맛이 없길래", 하고 대답하는거야.
근데 그걸또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서 수긍하는 날 보더니 웃음 터진거지. 왜 웃냐고 당황해서 물어보니깐 내가 귀여워서 그런다는데 누가 안넘어가겠어!

2 멍 때리는 습관
그러니까 나는 카페 알바야. 실상 알바보다는 직원이 맞긴하겠지만 뭐 어때. 아무튼 그날은 주문이 특히나 많이 밀려오는거지 그래서 정신 없이 일하고 있는데. 안경에 마스크 쓴 남자가 들어오더니 모과차를 달라는거야. 모과차라는 말에 여주는 잠시 멍 때려버렸어. 그 이상한 취향은 꼭 누굴 닮았었거든. 저기 주문 안받으세요? 하고 정적을 깨는 말에 죄송합니다 연신 사과하고 벨이랑 주문표 뽑아서 건넸어. 별 의미없이 바로 밀려드는 손님들에, 무난하게 하나 둘 상대하다보니 금방 잊었던거지. 장사가 막바지 끝나갈 때즈음 남은 컵들도 전부 설거지하고 이제 가려고 준비하는데 저 끝 테이블에 미쳐 못본 손님 한분이 남아계시는거야. 그래서 다가가서 영업 종료한다고 나가달라고 하는데 마스크 쓱 내리더니 하는 말이,
여주야 나 마스크 썼다고 못알아 보는거야? 서운한데.
여름방학이라 학교도 두고 멀리서 알바하는데 어떻게 찾은건지 당황함에 멍하니 서있는 날 보면서는
" 우리 여주 멍때리는 습관 고쳐야겠네. 내가 잡아가도 모르겠다- "

3 에어컨
안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굳이굳이 오지말라는 말을 반대로 휴일이라고 놀러와서 난 보지도 않고 강아지만 귀여워하는 정호석. 놀아준답시고 이리저리 담요니 장난감이니 던지면서 집 어지르는 정호석한테 니가 치울거 아니면 어지르지 말라고 한마디 했더니 지 집아니라고 좋댄다. 붕방붕방 뛰어다니는 누가 사람인지 개인지도 모를 저 둘때문에 에어컨이니 선풍기니 죄다 틀어놓고 늘어져서 땀 식히고 있다가 저번 여름에 에어컨을 물 틀듯 틀었다가 등만 내어줬던 기억이 퍼뜩 떠올라 서둘러 전원을 껐던것 같아. 그랬더니 저 둘도 더운건지 곧 축 늘어지더니 부둥켜 안고 있던 탄이는 지집으로 쏙 들어가버렸고 정호석은 얼음물만 벌컥벌컥 세 잔째 마시다가 더워 죽겠다고 에어컨 좀 틀자면서 내 옆에 눕는거지. 하여간 망할 놈. 그러니 팔이 맞닿아 스쳐갔는데 갑자기 휙 뒤돌더니 끌어안는거야. 당황하면서 놓으라고 그러니깐 에어컨 안틀어주면 계속 안고 있을거랜다. 내가 시원하다나 뭐래나, 서둘러 눈에 들어온 리모컨을 들어 전원버튼을 들었고 곧 금방 냉기가 들기 시작했어. 멀어지면서 하는말이, 아쉽다.
그 말 듣고 순간적으로 굳었어.
근데 생각해보면 아까 내가 시원하다고 했을때 지 몸이 더 차가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