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별 단편 모음집 ○□

망상글 진/홉 | 하여간 맞 첫사랑인지 짝사랑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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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맞 첫사랑인지 짝사랑인지

 호감상 동아리 선배 김석진   존잘 과탑 선배 정호석
한날 한시에 고백이 온다면 어느쪽을 택하시겠나요?




있잖아 왜 그런거, 학교 개학하고 신입생 못깝치게 기죽인답시고 술자리 만들어 놓고서는 선배들끼리 모여서 놀려먹는거. 하여간 망할 대학교 선배 놀이지.
술도 막 먹이고, 노래부르라는 둥 이것저것 시키면서 지들끼리 키득거리는데 선배라서 한대 치기도 뭐하고 참. 
근데 옆에서 후드티 뒤집어 쓰고 휴대폰만하고 있던 정호석이 갑자기 흑기사. 이러면서 여주도와준거야. 금사빠 여주가 이런 행동에 설레겠어 안설레겠어? 당연히 빠꾸없이 바로 첫사랑 등극인거지. 
금사빠한테 대학교 첫사랑이 왠말이냐고? 들어봐. 우리 여주 나름 눈 높거든! 눈은 적당히 크며 콧대 높고 턱선은 말할것도 없어. 아주 그냥 완벽한 조화지 그래. 심지어 호의를 잘 베푸는 사람도 아닌데 여주한테 잘해줬다? 한번이라도 그게 어디야. 여주는 착각이며 온갖 망상은 다하고, 아무튼 그게 첫사랑의 시작이었어.

하여간 정호석은 그래.


이번엔 동아리 선배다? 그거 알지 모르겠는데 동아리하면 그중에 잘생긴 선배들 꼭 한명씩 끼어있잖아. 
그게 김석진이었어. 동아리는 신문방송학과, 심지어 김석진은 신방과 부장이라는거지. 한번은 그래 학교 행사 홍보영상을 찍었는데 당일날 이전에 영상을 편집하다가 뒷부분을 통째로 날려먹은거야. 당연히 여주는 왕창 깨지겠거니 생각하면서 고개만 푹 숙이고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만하는데 조용하기만 하길래 올려다봤더니 김석진 눈에 웃음이 서려 있는거야. 괜찮다고 다음부턴 조심하라고 웃으면서 넘기는데 진짜 천사강림하신줄. 심지어 휴일날 카페가려고 나왔다가 마주쳤는데 옆집인거있지? 다음날부터 1교시 수업 겹지는 날엔 꼭 기다려주는데 거기에 안설레는게 이상한거지. 솔직히 말해서 안좋아할자신 없잖아.

하여간 김석진은 그래.



마냥 지긋지긋하지만은 않았던 1학년이 끝나갈 무렵. 그러니깐 겨울과 봄 사이 걸친 방학이었지 아마. 조금 시린 바람은 불어오고 꽃은 봉오리져 익어가고있는데 그런 날. 같은 날에, 둘이 문자가 왔거든.

- 여주야. 선배랑 만나볼래? 많이 아껴줄수있는데.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있지.

내가 첫사랑이래.
나를 짝사랑했데.

하여간 첫사랑인지 짝사랑인지 맞댄거였다잖아.
내첫사랑은 내가 첫사랑이고 내짝사랑은 날 짝사랑했대.
그래서 누굴 고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