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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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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01



이 더운 날 8월에 과제를 하시겠다고 오후 12시부터 나와 카페에 들어섰다.
여름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과제를 하는 것 그것이 나 김여주의
힐링 되시겠다. 이번에 새로 생긴 카페에 가보려 대충 가지 않고 조금은
신경 썼다. 그 카페에 사장님과 아르바이트생이 그렇게 잘생겼대.



21년 연애를 2번 밖에 해보지 않은 나에게는 참 솔깃했다.
내가 연애를 못한 이유는 내 이상형이 90%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고백은 많이 받아봤다. 내 이상형이 아주 조금 까탈스러워서
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내 이상형은 잘생기고 수트핏이 잘 어울리면서
연상미가 팍팍 나고 키가 커야 했다. 



예쁜 원피스를 입고 구두를 신을까, 청바지를 입을까 고민했다.
키가 큰 나에게는 오늘은 청바지라며 청바지를 입고 블라우스와
귀걸이와 반지 등 액세서리를 착용하고는 향수를 뿌리고 나섰다.



아니 이게 웬걸? 너무 잘생겼잖아. 아니 내 이상형 그 자체인 사람이
주문을 받고 있는 게 아니겠나. 앞치마를 매도 보이는 넓은 어깨와 
도저히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주얼이 아닌 얼굴을 가지고 
주문하시겠습니까? 이러는데 정말 멋있어서 번호부터 딸까 생각도 했다.
청바지 핏이 나쁘지 않은 나에게는 오늘 코디를 정말 잘했다며 
자화자찬을 퍼부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왔다. 다시 한번 멋진 목소리로


주문하시겠습니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나는 다행히도 당황하지 않고 주문을 잘 마쳤다. 진동벨을 받고는
창가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노트북을 피고는 커리어 우먼이 된 것 마냥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렸다. 잠시 후 내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내가 주문하지 않은 치즈 케이크 한 조각이 내 앞으로 왔다.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케이크는 주문하지 않았는데요?



순간 주문이 잘못된 줄 알고 케이크는 시키지 않았다며 답변했다.
그랬더니 하는 말.



케이크는 제가 계산했습니다.
첫 만남에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그쪽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번호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매너도 완벽하고 말을 또박또박 차분히 잘 하는 것도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아니 그나저나 내가 마음에 든다니 이게 무슨 횡재인가.
유심히 보니 카페 사장인 것 같은데 내가 거절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
알겠다며 덥석 폰 번호를 드렸다.



감사합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전 카페 사장 김석진이라고 합니다.



김여주라고 합니다. 케이크는 감사히 먹을게요.
바쁘신 것 같은데 나중에 천천히 얘기해도 좋으니
얼른 가보세요 ㅎㅎ



감사합니다 여주 씨 업무가 끝난 뒤 연락 꼭 드리겠습니다.






정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정신을 잃는 줄 알았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는 내 완벽한
이상형이자 내가 첫눈에 반한 사람이었으니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내 첫인상이 별로가 될까 말을 아꼈다.
그의 나이는 몇인지 좋아하는 것, 이상형 등 그에 대해 모든 것이 궁금해졌다.
내가 첫눈에 반한 건 이 사람이 처음이었으니. 



그 사람은 번호를 교환하곤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과 사가 분명한 사람인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 내가
환각에 걸린 듯이 멋있어 보이는 걸까? 아마 그런 것 같다.



그 사람만 빤히 쳐다보고 있자니 너무 쉬운 사람인 것 같아
나도 내 과제에 집중하여 2시간에 거쳐 다 끝마쳤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노트북과 과제물을 챙기고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카운터로 서서히
걸어갔다.




김석진 씨 수고하세요. 연락 기다리고 있을게요.



여주 씨 죄송해요. 제가 너무 바빠서 통설명도 못 드렸네요.
나중에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조심히 가시고
다음에 또 오세요.




나는 싱긋 웃으며 긍정의 대답을 하고는 카페 밖으로 나왔다.
정말 이 시간은 우리 둘만 멈춰있는 것 같았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나섰다. 



기숙사에 들어와서는 내 룸메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전부 말해주었다.
내 룸메는 나와 동갑은 아니고 1살 차이가 나는 언니였다. 
친구처럼 지내고 비슷한 부분이 많아 꽤 빨리 친해지게 되었다.



그러자 룸메 언니는 호들갑을 떨며 그래서 어떻게 됐냐며 연락은 언제 오냐고
호들갑이란 호들갑을 다 떨었다. 언니가 너무 잘 됐다며 꼭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고 혼자 김칫국을 들이키고 있었다. 그 순간
띠링- 하고 내 폰에 알림이 왔다.



김석진 씨였다. 



잘 들어가셨냐며 내가 좋아하는 말투와 애교 없는 딱 단정한 문장 한 마디였다.
그러고선 나이와 통성명 그리곤 이상형을 알게 되었다. 사실 소개팅의 꽃은 만남이라 생각하는 나에게는 소개팅은 아니지만, 그 사람과 내일 만나기로 했다.
사실상 내일 할 일이 없는 나에게는 아주 좋은 타이밍이었다.



그 사람의 이상형은 연락을 잘 보고 내게 믿음을 주며 나만 바라봐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사람의 과거 얘기도 차차 듣겠지만 여러가지 정보들을
듣다 보니 궁금해지는 게 많았다. 우리는 짧은 시간에 말을 놓고 급속도로 
편해졌다. 벌써 새벽 2시가 되어버려 아쉽지만 대화를 끝마치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다음날




내 이상형과 아니 첫눈에 반한 사람과 데이트라니 무엇을 입어야할지
정말 심각한 고민에 휩싸였다. 평소 편한 룩과는 거리가 먼 나에게는
러블리와 청순한 옷들이 가득했다. 룸메 언니가 일어나 내 룩을 골라주었다.
아름다운 프릴 원피스와 하얀 구두와 화이트 백을 매고 오늘은 반지를 
착용하지 않고 목걸이와 귀걸이를 착용하고 언니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뒤
내 미래 서방님을 만나러 갔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김석진 씨가 내게 손을 흔들며 예쁜 웃음을                  띄고 있었다. 깔끔한 남친룩을 입고 내 앞에 서있으니 공기가 산뜻해졌다.


그 사람과는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 우리 집안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코스요리를 먹곤 했다. 그렇기에 어색하지 않은 레스토랑에서 조용히 식사를 하다 그가 먼저 말을 꺼냈다.



여주 씨 어제 케이크는 맛이 괜찮으셨나요?


네 정말 맛있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가

치즈 케이크거든요. 석진 씨는 어떤 케이크를 선호하세요?


저는 케이크는 다 좋아합니다. 여주 씨는 좋아하는 음식이 뭔가요?


전 파스타랑 샐러드를 즐겨 먹어요. 석진 씨는요?


저도 파스타와 고기를 좋아합니다. 느끼한 음식도 좋아하고요.


아 정말요? 저랑 음식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느끼한 거 좋아하거든요.

석진 씨 그러면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전 게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지라

커피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서 남이 제 음식을 먹는 걸 보면 행복하답니다.


아 정말요? 전 요리를 못하는 편이라 

다음에 석진 씨가 요리해 주신 거 먹어보고 싶네요.


제가 다음에 꼭 해드리겠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대화들을 나누고는 어색함이 점차 풀리고 음식을 다 먹고 슬슬 일어났다. 석진 씨의 취향과 좋아하는 것 등을 알아냈다. 단점은 내가 요리를 못 하는 것? 내가 못해도 석진 씨는 좋아하셔서 다행이다. 레스토랑에서 나오고 SNS에서 유명한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 두 잔과 치즈 케이크를 시키고는 얘기를 이어나갔다.


오늘은 기억이 남을 만큼 설레는 하루였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고 사소한 것들도 공유하고 서로 알아가다 보니 호감이 생기는 건 사실이었고, 취향이 비슷한 것을 찾을 때면 공통점을 찾은 것 같아 기뻤다. 


김석진 씨는 첫 만남이라 그런지 조금은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고 말을 바로   놓지 않았다. 다음 만남에는 말을 놓아야겠다며 생각하던 찰나 나도 모르게 벌써 다음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다. 내가 정말 좋았긴 했나보다.



여주 씨,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제가 데려다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 저도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몸에 매너가 베여있는 것인지 차 문을 열어주시고는 차에 타라며 싱긋 웃어 보였다. 여자들은 사소한 거에 설렌다던데 나는 그냥 단순한 것인지 석진 씨의 모든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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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씨, 어디로 가면 될까요?


아 저 0000 여기로 가주세요. 


여주 씨 오늘 참 아름다우셨습니다.

처음 뵙을 때도 아름다우셨지만요.


석진 씨도 오늘 너무 멋있으셨어요. 

정말 가만히 서 계시는데 화보인 줄 알았어요.

저희 시간 보내는 내내 여자분들이 석진 씨 힐끔 쳐다보신 거 알아요 ㅋㅋ?


아닙니다. 여주 씨가 아름다우셔서 쳐다본 게 아닐까요?



아 정말 별말 아니다 아니 어쩌면 입에 발린 빈말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게 왜 이렇게 좋은 건지. 이 사람 정말 선수다 선수. 


집에 벌써 도착하여 내리고는 석진 씨가 창문을 내리고 한 마디를 무심한 듯 툭 던졌다.



여주 씨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정말 아름다우셨습니다.


운전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피곤하실 텐데 얼른 들어가세요. 

저도 오늘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연락 드리겠습니다.



오늘의 하루를 회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들어갔다. 언니는 나에게 끊임없는 질문 세례를 날렸고, 난 너무 피곤하다며 일단 씻고 오겠다고 했다. 


깨끗이 씻고 나와 폰 화면이 켜져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타이밍이 알맞게 5분 전에 연락이 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