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와 여자의 입술은 꽤나 오랫동안 맞춰져 있었고
한참이 지나고서야 둘의 입술은 떼어졌다
“..”
“..”
남자는 일어나더니 여자에게 말했다
“너 먼저 들어가
난 산 다시 둘러보고 올게”
“ㅇ..어!”
남자는 태연하게 숲 속으로 향했고
남자가 자신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여자는 붉어진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뭐야..”
여자가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당황해하는 사이
여자에게 산신이 다가왔다
“뭐야 둘이 어떻게 된거야_?”
“..누구시죠?”
“아아 늑대가 내 얘기 안했구나
난 이 산의 신이야”
“...예?”
“설마 못 믿는거야?
생각해봐
네 신랑도 늑대인간이라고
늑대인간도 있는데 산신도 있을 수 있는거 아니야?”
여자는 이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근데 아까 하신 말은 무슨 말인지..”
“아
둘이 형식적인 관계 아니었어?
갑자기 입맞춤하길래 깜짝 놀랐네”
여자는 산신의 말에 놀라더니
얼굴이 더 빨개지며 당황했다
“그걸 보셨어요..?”
“그게 문제가 아니고
넌 걔를 어떻게 생각해?”
“네?”
“걔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냥 뭐...산에 혼자 있게 되서 외로웠는데
꽤 괜찮은 말동무랄까..”
“넌 친구들끼리 입맞춤해?”
“네?”
“너도 어느정도 마음이 있는거 아니야?”
“걔가 갑자기 한거죠..서로 마음이 있다기 보다는..”
“그럼 왜 안 피했어?”
“…”
“너 가만히 있었잖아
걔가 무식하게 힘 센건 나도 알아
그래도 네가 싫었으면 어느정도 저항은 했지 않을까?”

“잘 생각해봐
네 마음이 어떤지”
산신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났고
여자는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다음날 아침_
여자는 바람이나 쐴까 정원으로 나갔다
여자는 정원을 거닐었고
그러다가 풀밭에 누어 낮잠을 자는 남자를 발견하였다
여자는 남자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남자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되게 잘생겼네...”
처음으로 가까이서 본 남자의 얼굴은
어제의 일 때문에 더 신경 쓰여서인지
훨씬 잘생겨보였다
그렇게 여자는 한참을 남자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는 여자의 마음은 꽤나 심란했다
남자와 여자는 사랑놀음따윈 안하는 조건으로
여자가 남자의 각시가 된 것인데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에 빠지면
아주 상황이 곤란해지는 것이었다
“왜 이렇게 쳐다봐”
여자가 남자를 한참을 바라보자
남자는 눈도 뜨지 않은 채 말했다
“ㅇ..어?”
당황한 여자에 남자는 피식 웃으며 눈을 떴다
“뭘 그렇게 쳐다보냐고”
“그냥”
여자는 저번 상황을 떠올리며 남자의 말을 따라했고
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배 안 고파?”
“조금 고파_ㅎㅎ”
“기다려봐 곰 잡아올ㄱ..”
“아니”
여자는 곰을 잡아오겠다는 남자에 단호히 거절했고
둘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날이 어두워지자
남자는 어김없이 산신과 산을 거닐고 있었다
“야 늑대”
“왜”
“너 할 말 없어?”
“..없어”
“있을텐데?”
“다 알고 물어보는거지”
“다 아니까 물어보는거지”
남자는 한 마디도 안 지는 산신에 머리를 짚었고
산신은 쿡쿡 웃어댔다
“..했어”
“뭘_?”
“입맞춤”
남자의 대답에 산신은 넘어갈 듯 웃었고
남자는 이해가 안 가는 듯 산신을 보았다
“근데 왜 인간이 되지 않는거야”
“당연하지
내가 장난 친거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