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세드 엔딩

01. 너와의 첫 만남


그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어. 

그 때는 좋다고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생각하기도 싫은 날. 
나는 집을 나와 걷고 있었어. 








공원에 도착한지 10분쯤 되었을까? 비가 오는거야. 
나는 우산이 없었는데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어. 









비 맞고 감기 걸리는게 집에 가는것보다는 
나을거라고 생각했거든. 
왜 감기 걸리는게 집에 가는것보다 났냐고?







그야 난 집에서 도망쳐나온거였으니까. 
참 뻔한 이유지?





난 아동학대를 당했어. 
평소에는 부모라는 사람들이 때려도 참았는데
그 날은 진짜 죽을것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집을 나왔지. 
근데 비가 온거야. 
말하다보니 나 운 진짜 드럽게 없네. 






아무튼 그래도 비를 맞다보니까 조금씩 추워지는거야. 
그래서 일단 비를 피할 곳을 찾아다녔지. 



나는 어떤 호수 옆에 커다란 나무 밑으로 피했어. 
왜 완전히 비를 피할 수 있는 건물 안에 안 들어갔냐고? 



그럼 넌 온몸은 멍투성이에 입술은 터져서 피가 말라붙어있고
 언제 빨았는지도 모를 꼬질꼬질한 옷을 입고 
사람들이 있는 건물 안으로 피할 수 있겠니?
넌 그럴 수 있는지는 몰라도 나는 안되겠더라. 
그래서 그냥 나무 밑으로 피했지. 








근데 나는 나무 밑으로 피하면 안됐어.
 적어도 그 나무 밑은. 







나무 밑에 쪼그려앉아서 호수에 비가 떨어지는걸 구경하는데
인기척이 느껴졌어.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이 바보처럼 나무 밑으로 비를 피했을까?’
하고 주변을 둘러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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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또래로 보이는 어느 남자애가 서있더라고. 
우산도 있는데 그냥 나무 밑에 서있더라. 




얼굴을 보니 사연이 있는것 같아서 다가가서 물어봤지. 
“넌 우산도 있는데 왜 나무밑에 서있는거야?”



내가 있는걸 몰랐는지 놀라더라고.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해주더라. 
“집에 들어가기도 싫고 
나한테는 이 호수가 가장 소중한 곳이거든..”




이유가 궁금했지만 물어보진 못했어. 
너무 슬퍼보였거든. 



그렇게 둘이서 가만히 빗소리를 들으면서 
호수를 바라보는데
걔가 먼저 말을 걸었어. 





“넌 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별하야..김별하..”




들어보니 알겠지만 조금 특이하지?
걔도 놀라더라고. 
물어보더라. 무슨뜻인지. 




“별하...이름 예쁘다.. 뜻이 뭐야..?”


“뜻..? 별같이 높이 빛나는 사람이 되라..야..”



“얼굴처럼 뜻도 예쁘네...”




“고..마워..”



그러다 나도 걔 이름이 궁금해져서 물어봤지. 



“그럼 넌 이름이 뭔데?”


“내 이름은 박지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