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어제 일으로 부쩍 가까워진 둘은 전화를 하고 밖에서도 만나는 사이가 됐다. 여주에게는 성적도 오르고, 짝남 최수빈을 보는 일석이조 엄청난 행운이다. 오늘도 수빈과 나눠 먹을 과자와 음료수를 몰래 가방에 넣고 학교로 왔다.

아침부터 저렇게 잘생긴 얼굴에 여주는 순간 넋을 놓고 쳐다보았다. 그러다 수빈과 눈이 마주쳐버리고, 수빈은 여주에게 눈웃음을 지은 뒤 다시 칠판을 보았다.
방과 후, 여주는 책을 들고 슬쩍 수빈의 자리로 갔다.
“ 수빈아 나 너랑 먹으려고 과자 가져왔다? 빵도 있어. ”
“ 진짜? 이거 내가 좋아하는 건데.. ”
“ 촉코송이 좋아해? 나돈데~! 빨리 먹자. “
수빈은 은근 슬쩍 공부를 빼고 자신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여주를 보며 기분이 좋아졌고,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 근데, 너는 왜 이렇게 남아서 공부를 하고 가는거야? “
” 어.. 지금은 너 공부 가르쳐주려고 있지. “
” 아니, 그 전에. “
수빈은 갑자기 멍해졌고, 여주는 수빈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임을 알아차렸다.
” 음 .. 실례면 미안해. “
” 아.. 아니야 괜찮아. 사실 공부에 대한 압박감이 좀 있거든. “
“ 아 그래..? 나한테 이야기 해 봐. “
수빈은 입술을 다물고 망설이다 이야기를 꺼냈다.
” 나 사실 엄마가 되게 공부에 신경 많이 쓰셔. 나 초등학생 때 진짜 공부 못 했거든? ”
“ 진짜? ”

“ 응. 근데 중학생 되자마자 좋다는 학원은 다 다니고, 새벽까지 공부했거든. 그래서 자주 쓰러지고 코피도 나. “
“ 아.. 그런 거였어? 힘들었겠네. “
” 괜찮아. 초반엔 너무 힘들어서 미칠 것 같았는데, 이것도 점점 무뎌지더라. “
항상 전교권에서 놀았다는 모범생. 그 뒤에 숨겨졌던 검은 그림자, 그래. 여주도 알고 있었다. 물론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이토록 여린 아이가 이런 고생을 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여주는 감정이 북받친 나머지 감정이 울컥해졌고, 잠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 나 사실 너가 잘생기고 공부도 잘한다고 해서 진짜 만나보고 싶었거든? 처음엔 그냥 그것 때문에 끌린 건데, 너가 이런 고생을 했다고 하니까 너무 속상해.. ”
곧, 여주는 수빈의 얼굴을 보고 정말 놀랬다. 수빈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는 것.
” 너 울어? “
” 아.. 아니야. “
수빈은 눈을 소매로 닦고 금방 여주를 보며 웃어주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난 괜찮다는 듯. 그 눈빛에 여주도 울음이 터졌고, 둘은 서로를 마주보며 펑펑 울었다.. 30분동안.
“ 나 있잖아.. 앞에서 이렇게 울어 본 적 처음이야. “
” 나도야 ㅋㅋㅋ 뭔가 내 깊은 면을 보여준 느낌. “
둘은 그 뒤로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의 말에 격한 공감을 했다. 둘은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