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너 작곡과 뱀파이어 들어봤어?”
“뭐?”
매번 돌아오는 개같은 화학수업 시간, 옆에서 뜬금없이 이상한 말을 속삭여 오는 친구에 미간을 찌푸렸다. 안 그래도 과제는 개같이 많은 교수님인데 내용 하나라도 놓치면 재수강해야 할 수도 있어 관심없다는 듯 다시 교수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작곡과에 뱀파이어 있다는 소문!”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몰라”
관심없는척 했지만 그래도 꽤나 흥미로운 소문이였다. 뱀파이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닐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슬쩍 친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작곡과에 최근에 복각한 선배가 있는데 얼굴도 겁나 새하얗고 여름에도 온몸을 다 가리고 다닌데 ”
“.....겨우 그것 때문에 뱀파이어라는 소문이 난거야?”
“아니아니 끝까지 들어봐”
“.......”
“저번주에는 지석 선배가 뱀파이어가 빨간 액체를 마시는걸 봤다는 거야!!!”
“토마토 주스아니야?우연히 겹친거겠지.”
정말 별거 아닌 소문이였다. 그런걸로 뱀파이어라니..
소문 참 무섭네..
“거기 학생”
“...ㄴ...네..?”
“나와서 한번 풀어볼까요?”
아씨 좆됬다.
딴짓 하는게 걸렸는지 자신을 부르며 풀어보라는 교수의 말에 괜히 손에 땀이 차는 듯 했다. 앞 내용 하나도 못 들었는데 에초에 친구 말을 듣는게 아니였어!!!!
터벅터벅- 소 도살장에 끌려가듯한 발걸음으로 내려가 커다란 칠판 앞에 서 분필을 잡았다. 바로 옆에는 여주처럼 딴짓을 하다 걸린건지 칠판 앞에서 분필을 잡고 식을 적어 내려가는 남자가 보였다.
‘저 사람도 나랑 같은 처지구나’
괜히 연민에 마음이 들어 속으로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훔쳤다. 나도 금방 식을 적기 시작했을까. 곧이어 들려오는 싸늘한 음성에 흠칫 몸을 떨었다.
“민윤기 학생...”
“.........”
“뭐하는 거지? 지금.”
“.........”
“민윤기...”

“죄송합니다 교수님..하아..흐..저..못,하겠..”
“뭐?”
바로 옆에있는 여주만 들릴정도의 목소리였다. 갑자기 점점 옆 사람의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 같아 분필을 내려놓고 옆사람의 상태를 살폈다.
“저기요..괜찮..”
움찔-
눈을 가릴정도의 길게 자란 앞머리 한여름인데도 온몸을 감싸고 있는 검은색 마스크, 스카프와 긴옷 그와 대비되는 하얀 피부…
“뱀..파이어....”
금방 친구에게 들었던 작곡과 뱀파이어였다.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던 걸까 뱀파이어와 눈이 마주쳤다. 햇빛에 피쳐 지는 그림자에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여주와 눈이 마주쳤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여주는 급하게 강의실 창문 커튼을 내렸다. 뱀파이어..그딴게 있을리는 없지만 왠지 그래야만 할것 같았다.
커튼을 닫고 뒤를 돌았을때는 이미 강의실을 뛰쳐 나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