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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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하다. 블라인드 사이로 희붐한 빛이 새어 나와 방을 비추고 있었고 손끝에는 푹신하고 부드러운 이불이 잡혔다. 돌아온 것이었다. 괴로운 망상, 아니 악몽 같은 남의 현실에서 내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방금 전까지 귀에 울리던 시끄러운 소리가 무색하게 과하리만치 고요한 방의 침묵이 짓누르는 듯한 느낌에 잠이 덜 깬 채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자 인공적인 빛이 눈을 찌르며 거실이 눈에 펼쳐졌다. 티비, 쇼파 등 익숙한 내 집의 거실이 보였지만 왠지 인공적인 것들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런 거실 가운데, 형광등과 마룻바닥 사이에서 뒹굴거리며 과자를 먹고 있는 생물체가 있었다.


 “오, 민시아. 드디어 일어났네. 하도 오래 자서 죽은 줄.”

 “배주현?”


  방문을 열고 가만히 서 있는 나를 본 것인지 주현이 먼저 말을 걸었고 익숙한 목소리가 고막을 두드렸다. 정말로 돌아온 것이다. 자원봉사단이 아닌 내 친구 배주현이 있고, 인공적인 것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편하고 익숙한 내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광활한 자연 속 인공적인 것이라곤 무기 밖에 없는 내전국과는 모든 게 달랐다.

 너무 오랫동안 연결한 것인지 왠지 모를 울컥함에 눈물이 올라왔지만 참으며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원하고 맑은 물을 마시며 익숙한 것을 오랜만에 보는 묘한 느낌을 잠과 함께 조금씩 걷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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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아는 흐릿하던 시야의 초점의 거의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자는 동안 보았던 것을 떠올려 보았다. 항상 그랬듯 공유자는 혼자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좁은 대피소에 많은 사람과 함께 있었으니 물리적으로 혼자는 아닌 셈이지만 공유자에게 관심을 주거나 말을 걸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시아가 여전히 대피소 같지도 않은 천막 대피소에 한숨을 작게 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코끝을 맴도는 탄약 냄새부터 맨발로 느끼는 흙바닥까지.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것들이지만 그 나라의 날씨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되었는지 연신 땀이 났다. 선인장도 타오를 것 같은 무더운 햇살에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자 정체 모를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그 사이로 보이는 전투기가 보였다.



 ‘아니 잠깐만, 전투기? 전투기라고??’


 의아한 시아가 그 장면을 다시 떠올려봤지만 전투기가 존재를 과시하듯 엔진소리를 내며 광활한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다니는 취재 헬리콥터도 아니고 작은 비행기 전용기 같이 생겨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것이 누가 봐도 확실한 전투기였다.


 ‘아니야... 이럴 리가 없잖아.‘


 속으로 연신 부정했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꿈에서 본 건 전투기가 맞다고.









팬플 시작 전에 적은 거라 지금이랑 글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분량 짧은만큼 자주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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